로맨틱 코미디인데, 로맨스가 없다? 특별한 캐스팅, 특별한 의미를 담은 영화 <어쩌다 결혼> 제작보고회가 9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박호찬 박수진 감독을 비롯, 배우 김동욱 고성희 황보라 한성천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어쩌다 결혼>은 유산 상속을 위해 결혼을 계획하는 항공사 오너 2세 성석(김동욱 분)과 결혼 압박에서 벗어나 나만의 인생을 찾기 위해 결혼을 선택한 전직 육상요정 해주(고성희 분)가 서로의 목적 달성을 위해 3년만 결혼한 '척' 위장 결혼하기로 계약하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TV 드라마에서, 영화에서, 많이 본 스토리다. 계약으로 시작됐지만 결국 진짜 사랑에 빠지면서 해피엔딩을 끝맺음 되는 전개. 하지만 <어쩌다 결혼>은 '기존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흐름을 따르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결혼하는 '척'만 해야 하는 영화 속 인물들을 현대인의 시각으로 해석하며 웃음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겠다는 것이다. 

주인공 해주 또래인 고성희는 "결혼 적령기를 앞둔 나와 내 친구들의 이야기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 점이 재미있었다"며 '공감'을 작품 선택의 이유로 꼽았다. 
   
최근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와 드라마 <손 the guest>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배우 김동욱 역시 "대본을 받았다는 기쁨도 컸지만, 작품의 기획 취지에 크게 공감했다. 망설임 없이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고 했는데, 김동욱이 공감한 '기획 취지'는 신인 발굴이다. 

영화 <어쩌다 결혼>은 신인 감독, 배우 발굴을 위한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이런 기획 취지에 공감한 김의성, 임예진, 염정아, 조우진, 김선영, 유승목, 이준혁 등 충무로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역할의 경중에 상관없이 출연해 힘을 보탰다. 해주 친구 송미연 역의 배우 황보라 역시 "작품의 취지와 의도가 너무 좋았다"면서 "이렇게 훌륭한 배우 분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생각에 무조건 출연하겠다고 했다"고 했다. 
 
박호찬-박수진 감독은 이번 영화로 나란히 데뷔하게 됐다. 박호찬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 이 대사는 이 배우가 이렇게 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썼다. 꿈처럼 상상했던 건데, 그 배우 분들이 프로젝트 취지에 공감해 흔쾌히 출연해주셨다. 황송하고 꿈만 같았다"고 감격스러워했다.

박수진 감독 역시 "내 인생의 복을 이 영화에 다 쓴 것 같았다"면서 "꿈꿔왔던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어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함께 해주신 배우분들게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박호찬-박수진 감독은 각각 주인공 성석과 해주 캐릭터를 자신만의 시선으로 만들었다. 충무로에 공동 연출 사례가 적지 않았지만, 이렇게 두 감독이 각각의 캐릭터를 맡아 빌딩하는 방식의 사례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도였다고. 

박수진 감독은 "두 주인공이 대화하는 대사가 있으면, 우리 둘(두 감독)이 각자 역할로 분해 대사를 주고받으며 대사를 만들어나갔다"고 작업 방식을 설명했다. 박호찬 감독은 "작업하는 동안 박수진 감독에게 '여자 마음을 이렇게 모를 수 있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면서 "이런 피드백과 객관화 덕분에 공감가는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동욱은 "연기를 하는 동안 영화를 계속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공부가 많이 된 작품들이 다양성 영화였다"면서 "그래서 처음 제안 받았을 때부터 반가웠고, 감사했다. 시나리오도 재미있었지만, 가장 열정적으로 영화에 임했던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쩌다 결혼>을 촬영할 때는 <신과 함께>가 어떤 결과물이 될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었는데, 개봉 전에 큰 사랑을 받고 주목을 받게 돼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결혼 압박을 받는 현대인들과 결혼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담아냈다는 영화 <어쩌다 결혼>은 2월 1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