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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앞에 선 신재민 청와대가 KT&G 사장교체를 지시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취재진 앞에 선 신재민 청와대가 KT&G 사장교체를 지시하는 등 부당한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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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제보자인가, 양치기소년인가.

지난해 12월 29일 유튜브 방송 등에서 청와대의 KT&G 사장 선임 개입과 적자 국채 발행 강요 의혹을 제기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히 뜨겁다. 그는 무대에서 물러났지만, 야당과 보수언론은 그를 내부고발자로 추켜세우고 있다. 반면 여당에선 이 상황은 정쟁에 불과할 뿐, 신 전 사무관은 공익 제보자가 아니라고 반박해왔다.

이 가운데 일부 시민단체들은 기재부가 1월 2일 신 전 사무관을 공무상 비밀 누설 등으로 검찰 고발한 것을 비판했다(관련 기사 : 기재부 "공무상 비밀누설로 고발"-신재민 "행정조직 나아지길 바랄 뿐").

'내부제보실천운동'도 6일 성명을 내 "촛불정부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가 신 전 사무관의 문제제기에 검찰 고발로 대응하는 것은 세련되지 못한 문제해결 방식인 동시에 국민들의 지지를 구하기 어렵다"며 "즉각 취하하라"고 주장했다. 2017년 2월 출범한 이 단체는 1992년 군 부재자 부정투표를 제보한 이지문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 등 공익제보자 30여명과 그들을 도운 각계 활동가 등이 모여 있다.

김현진 내부제보실천운동 운영위원은 7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신 전 사무관의 공익제보자 여부는 판단을 유보했다"면서도 "다만 말하는 것 자체가 억압당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 전 사무관의 얘기 자체에 흥분하지 말고 차근차근 조금씩 이야기하면 됐는데, 기재부의 검찰 고발은 성급했다"고도 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잘못된 상식이라도 얘기할 수 있어야"

- '기재부의 검찰 고발을 취하하라'는 성명을 발표한 배경이 궁금하다.
"저희 단체 구성원이 대부분 내부제보자들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108명 정도 참여하는 단체채팅방에서 일단 신 전 사무관을 내부제보자로 봐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를 두고 격렬한 토론이 있었다. 이후 13명의 운영위원이 오프라인 회의에서 논의했다.

신 전 사무관을 내부제보자로 보느냐 아니냐는 결정하지 못했다. 이건 시간이 더 걸리는 문제다. 하지만 내부제보 경험자들이 '이 사람이 설령 잘못된 자기만의 상식으로 얘기하더라도 말하는 것 자체가 억압되는 건 옳지 않다'고, 어쨌든 어떤 이야기라도 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고 하더라. 자신들이 내부제보자로서 겪은 아픔도 있어서 사람 하나 망가지는 분위기가 되면 안 된다고도 했다. 신재민이 잘했다 못했다, 또는 옳다 나쁘다가 아니라 사회의 다양성을 얘기한 것이다."

- 기재부의 대응이 세련되지 못했다고도 평가했는데.
"검찰 고발은 성급했다. 신 전 사무관이 폭로하자마자 고발이 이뤄졌다. 또 이 사람이 '경력이 얼마 안 돼 아무것도 모른다'며 거의 애처럼 다뤘던데 그러면 안 된다. 그게 진실일 수도 있지만, 그런 식으로 사람을 몰아가면 안 된다. 다행히 미수에 그쳤지만 자살하려고 하지 않았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의 페이스북 글이 그나마 어른스러웠다(웃음). 그런 대응이 좀 빨랐으면 좋지 않았을까. 고발이야 언제 해도 되지 않나. '한마디 했어? 그럼 꼼짝도 못해!' 이런 일이 선례가 되면 (내부 문제점을) 얘기하고 싶은 사람도 '내가 고발 당하면 어떡하지' 할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하지 않도록, 최소한은 자유롭게... 민주주의가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한마디 하면 꼼짝도 못해' 선례 되면..."
 
자유한국당, 신재민 유튜브 시청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해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 자유한국당, 신재민 유튜브 시청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해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 동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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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비판 성명을 낸 것 자체가 신 전 사무관을 공익제보자로 봤기 때문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저희는 그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워낙 조심스러운 얘기고, 저희 단체에 내부제보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은데 (제보 당시)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들이 별로 없다. 그게 걸러지고, 제대로 된 얘기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 어마어마한 제보를 한 사람들도 처음 만났을 때 '뭐지?'하는 느낌 들 때가 많았다.

신 전 사무관도 좀더 이야기가 정리되고, 본인 판단도 성숙해지고, 또 우리가 실제 만나서 얘기를 해 봐야 (공익제보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으로선) 내부제보다 아니다 할 수가 없는데, 이걸 정쟁에 이용하는 사람들은 '내부제보자를 이렇게 몰아갈 거냐' 하고 다른 쪽에선 '말도 안 되는 정권 흠집내기다' 하는데, 둘 다 옳지 않다."

- 그렇다면 신재민 전 사무관의 폭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폭로 그 자체에 흥분하지 말자. 당사자들은 그런 일이 있었는지 따져보고 아니면 아니라고 차근차근 조금씩 얘기하면 된다. 시간이 지나면 또 분위기가 다르지 않냐. 하루만, 이틀만이라도 제대로 알아보고 얘기해야 하는데 언론이나 이걸 정쟁에 이용하려는 정치권이 사람들을 흥분시킨다.

이러면 '진짜 내부제보'를 하는 사람들은 너무 힘들다. 내부제보 한 번 해서 평생 고통 받고, 가족들은 흩어지고, 10년 20년 동안 싸우는 분들이 많다. 우리 회원들이 겪었던 일을 다른 사람들도 겪게 하진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말할 수 있는 분위기마저도 없어지면 과거랑 무엇이 다른가. 사건만 보지 말고 사람을 보자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태그:#신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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