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최근 한일 관계를 달구고 있는 레이더 갈등 문제에 대해 그 특이성, 경과, 추가로 해명돼야 할 의문점, 향후 한국 외교당국이 취해야 할 방향 등을 장부승 간사이외국어대 교수가 3회에 걸쳐 다룹니다. [편집자말]
'한일 레이더갈등, 어떻게 해결할까'
① 한일 '레이더 갈등'이 충격적인 세 가지 이유 
② 한일 '레이더 갈등' 확전의 경과: 우리측 해명에 일본은 반박으로 맞불
③ 한일 '레이더 갈등' 해결의 실마리: 일본측 영상 자료 속에 있다, 정치 치도자가 위기를 직접 돌파하라

 
아베 총리의 TV아사히 신년 인터뷰 영상 교도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1월 1일 방영된 TV아사히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최근 한일간 '레이더 갈등' 관련 "사격관제용 레이더 조준은 위험한 행위"라고 하면서 (한국측이) "재발방지책을 확실해 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아베 총리가 공개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 아베 총리의 TV아사히 신년 인터뷰 영상 교도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1월 1일 방영된 TV아사히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최근 한일간 "레이더 갈등" 관련 "사격관제용 레이더 조준은 위험한 행위"라고 하면서 (한국측이) "재발방지책을 확실해 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아베 총리가 공개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 Abema Times

관련사진보기

 
2018년말 거의 열흘에 걸쳐 한일관계를 뜨겁게 달궜던 '레이더 갈등'이 해가 바뀌어도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베 일본 총리가 일본 방송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한국 측의 사격관제 레이더 사용을 두고 "위험한 행동"이며 "재발방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하자, 바로 이튿날 한국 국방부는 일본 측의 위협적인 저공 비행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1월 4일에는 우리 측이 제작한 동영상까지 공개했다.

한일 관계의 기존 패턴과 그간 동북아시아의 정세를 고려해 봤을 때, 한일간 '레이더 갈등'은 매우 충격적이며 또한 중대한 사건이다. 세 가지 이유가 있다. 

① 한일 국방협력, 무풍지대가 아니다 
 
전작권 언급하는 국방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전작권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18.12.5 jeong@yna.co.kr (끝)
 정경두 국방부 장관. 사진은 2018년 12월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 당시 모습.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첫째, 이 문제는 한일 국방당국간 갈등이다. 

한일 관계가 과거사 문제 등으로 인해 바닥을 칠 때도 한일 국방 당국간 협력과 교류는 비교적 원활했다. 현 국방부장관인 정경두 장군은 영관 장교 시절 일본 자위대 연수도 받았다. 

한일 국방분야 협력이 비교적 원활했던 이유는 한일이 북한이라는 공동의 위협에 직면해 있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일 양국은 서로 군사동맹은 아니지만, 한미-미일동맹을 매개로 긴밀히 연계돼 있다. 한반도 유사시에는 한국·미국·일본간에 한미연합사 및 주일미군사령부를 통해 긴밀한 방위협력이 이뤄지도록 돼 있다. 한국의 안전을 지키는 데 있어서 일본과의 국방 분야 협력이 현실적으로 긴요한 것이다. 

따라서 한일 군인들은 이러한 필요에 따라 원활히 교류하고 협력하는 게 당연한 것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2016년말 체결된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도 한국 내에서는 강한 반대가 있었으나 한국 국방부는 그 체결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랬던 한일 국방당국이 지금 연말부터 시작해 해를 넘겨 보름째 격렬한 공개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실무자간 협의까지 했는데도 소용이 없다. 

'레이더 갈등'은 그간 한일관계의 부침으로부터 비교적 한 발자국 떨어져 있었던 국방 분야 역시 격렬한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었다는 점을 생생히 보여줬다. 

② 한일간 위기관리능력의 수준 
 
 일본 방위성은 2018년 12월 20일 동해상에서 발생한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과 일본 P-1 초계기의 레이더 겨냥 논란과 관련해 P-1 초계기가 촬영한 동영상을 2018년 12월 28일 오후 공개했다.
 일본 방위성은 2018년 12월 20일 동해상에서 발생한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과 일본 P-1 초계기의 레이더 겨냥 논란과 관련해 P-1 초계기가 촬영한 동영상을 2018년 12월 28일 오후 공개했다.
ⓒ 일본 방위성 홈페이지

관련사진보기

 
둘째, '레이더 갈등'은 한일 관계의 위기관리능력이 바닥을 쳤다는 점을 생생히 보여줬다. 

국가간 갈등은 병가지상사이다. 특히나 인근 국가끼리는 워낙에 이견과 충돌이 많은 법이다. 문제는 갈등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 갈등에 어떻게 대응하느냐, 갈등을 어떻게 조기에 관리하고 진압해 국가 관계의 악화로 인한 더 큰 국가 이익의 손상을 예방하는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간에는 평소에 원활한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소 오해가 있더라도 당국자간에 즉시 소통해 의견을 교환하고, 오해를 풀고, 그래도 도저히 이견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에는 잠정적으로 의견을 달리하기로 합의함으로써 갈등이 더 크게 비화되는 것을 방지해야 하는 것이다. 

'레이더 갈등'이 발생한 이후 한일간에는 2018년 12월 24일에 외교부 국장급 협의도 있었고, 같은 날 한국 국방부에서는 한일 국방부 국장급 회의도 있었다. 사흘 뒤인 12월 27일에는 한국 측 합참과 일본 통합막료감부(한국의 합참에 해당)간 실무급 화상회의도 있었다. 

통상적인 소통 채널이 작동하고 양국의 위기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갔다면, 그 정도 선에서 갈등이 봉합됐어야 했다. 그러나 12월 28일 일본 측은 자국 초계기가 촬영한 약 13분 가량의 현장 동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한일 양국 외교안보 당국간 소통 채널과 위기관리 능력이 얼마나 허약한 상태에 빠져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

③ 미국이 보여주는 무관심 
 
 한국과 일본이 우리 해군의 북한 선박 구조 과정에서 발생한 레이더 가동 문제로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2018년 12월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일본의 일방적인 초계기 동영상 공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이 우리 해군의 북한 선박 구조 과정에서 발생한 레이더 가동 문제로 엇갈린 주장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2018년 12월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일본의 일방적인 초계기 동영상 공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셋째, 대부분의 한일 양국 언론에서 지적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이상하리만치 미국측 반응이 없다는 점이 놀랍다.

보통 한일 양국간 과거사 갈등 등에 대해서 미국은 뒷짐 지는 태도를 취한다. 휘말려 들고 싶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군사 부문은 예외다.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은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안보정책을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이다. 그 두 기둥이 열흘이 넘도록 공개적으로 치고받고 싸운다는 것은 보통 미국으로서는 용인하기 어려운 일이다.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대중·대러 공동 방위 태세가 무너지고 있다는 인상을 중국·러시아에게 주게 되기 때문이다. 

통상적인 미국의 입장이나 일하는 방식에 비춰 본다면 한일 국방당국간의 충돌이 이 지경까지 이를 정도가 되면 미국 측에서 일정한 우려의 입장 표명이 있거나, 최소한 실무급에서라도 한일 양측 의견을 들어보고 물밑에서 뭔가 중재를 해보려는 움직임이 나올 법하다. 전혀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미국이 침묵하고 있다. 미국 정부뿐 아니라 미국의 언론들마저도 한일간 '레이더 갈등'에 대해 별달리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고, 사실관계 중심의 단신 위주로 일부 언론만이 다루고 있다. 한 마디로 별 관심이 없는 것이다. 

이렇게 여러 면에서 충격적인 '레이더 갈등'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라도 갈등의 경과와 원인을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2부부터는 그러한 복기를 통해 도대체 레이더 갈등이 왜 이토록 장기화된 것인지, 또 앞으로 비슷한 갈등의 재발을 방지하려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 다음 기사로 이어집니다. 바로가기 클릭 http://omn.kr/1ghsz)

덧붙이는 글 | 장부승 교수는 15년간의 한국 외교관 생활 후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이후 미국 스탠포드대 아태연구소, 세계 최대 국방 연구소인 미국 랜드연구소 연구원 생활을 거쳐 현재 일본 오사카 소재 간사이외국어대에서 국제관계와 외교정책을 가르치는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댓글9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000 응원글보기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대학교수.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스탠포드대학교 쇼렌스틴 펠로우, 랜드연구소 스탠턴 펠로우를 거쳐 현재는 일본 간사이외국어대 교수 재직중. 일본 및 미국, 유럽, 북아프리카 등지에서 온 다양한 학생들을 상대로 정치학을 강의하고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booseung.chang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