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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1일 조인된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 합의를 토대로 2018년 마지막날인 12월 31일, 71명의 해고자들이 공장 안으로 돌아간다. 연대자들과 복직자, 공장 안 사람들이 어우러져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공장 앞에서 복직 축하 인사를 나누는 사람들  지난 9월 21일 조인된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 합의를 토대로 2018년 마지막날인 12월 31일, 71명의 해고자들이 공장 안으로 돌아간다. 연대자들과 복직자, 공장 안 사람들이 어우러져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 고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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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7시가 조금 넘은 시각.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사무실 앞에는 모처럼 많은 사람이 모였다. 아직 이른 시각, 해도 뜨지 않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밝은 웃음과 목소리가 넘쳤다.

복직자 71명과 먼저 복직해 그들을 맞이하는 이전 복직자들을 비롯해 공장 안 동료들, 10년 동안 길거리에서 이들과 연대한 시민들이다.
 
10년 만에 복직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3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첫 출근을 앞두고 열린 기념 행사에서 카네이션을 들고 손을 흔들고 있다.
 10년 만에 복직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3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첫 출근을 앞두고 열린 기념 행사에서 카네이션을 들고 손을 흔들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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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 30분이 되자 해고자 71명이 공장 앞에 섰다. 쌍용자동차 노조 정일권 위원장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김득중 지부장은 복직자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붉은 카네이션과 장미꽃을 선물했다. 해고된 이후 10년의 모진 세월을 이겨내고 다시 공장으로 돌아온 이들에 대한 존경과 축하의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의미 있는 선물은 또 있었다. 바로 흰 운동화 두 켤레였다. 해고된 지 10년 만에 공장 안에 들어가는 이들의 첫 출근을 축하하는 뜻으로 마지막 복직 대기자인 김득중 지부장이 이번에 복직하는 김정우 전 지부장에게 운동화를 신겨주었다. 
 
3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열린 쌍용차 해고 노동자 복직 첫 출근 기념행사에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오른쪽)이 김정우 전 지부장에게 새 신발을 선물하고 있다.
 3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에서 열린 쌍용차 해고 노동자 복직 첫 출근 기념행사에서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오른쪽)이 김정우 전 지부장에게 새 신발을 선물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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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 전 지부장은 해고 4년 차였던 2012년 지부장일 때 해고자 중 22번째 죽음을 맞이했다. 그는 스물 두 명의 영정을 들고 상복을 입은 채 서울로 올랐다. 많은 시민에게 쌍용자동차 사태를 알린 사건이었다. 
 
2012년 4월 1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 마련된 쌍용자동차 희생자 분향소에서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과 해고노동자가 상복을 입고 2009년 정리해고 이후 숨진 동료와 가족들의 넋을 기리며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2012년 4월 1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 마련된 쌍용자동차 희생자 분향소에서 김정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과 해고노동자가 상복을 입고 2009년 정리해고 이후 숨진 동료와 가족들의 넋을 기리며 분향소를 지키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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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해고자들은 대한문 분향소가 두 차례 설치와 철수를 반복하는 사이에 철탑 고공농성, 굴뚝농성, 선거운동을 하며 쉼없이 정리해고의 부당함과 국가폭력의 진실을 알려왔다.

그러나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있다.

이날 복직한 노동자들은 전체 해고 노동자 119명 중 60%인 71명이다. 이번에 복직하지 않는 나머지 48명은 합의에 따라 2019년 상반기에 복직할 예정이다. 

미복직자 외에도 양승태 사법농단 의혹 진실 규명, 노조와해 시나리오를 토대로 이명박 정부가 직접 쌍용자동차 해고를 승인했다는 의혹, 국가손배소 철회 등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10년 만에 복직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3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으로 출근하고 있다.
 10년 만에 복직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31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으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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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득중 지부장에게도 다른 한 켤레의 신발이 돌아갔다. 합의 이행에 따라 2019년에는 꼭 모두 데리고 복직하라는 의미의 신발로 복직자들이 준비한 것이었다. 김득중 지부장은 복직한 이들에게 축하인사를 전하며 지금도 고공농성으로, 단식으로, 노숙농성으로 싸우고 있는 이들 곁에 함께해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의 복직을 위해 모아준 힘을 나누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복직자들의 가족들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특히 이번 복직에는 지난 6월 27일 생활고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김주중 조합원의 아들이 함께 들어간다. 복직 시기를 알려주었다면 죽지 않았을 고인에 대한 책임을 노사가 함께 지기로 한 결정이었다. 또 김인선 조합원의 딸은 이날 편지로 '아빠가 따뜻한 곳에서 일하게 되어 기쁘다'고 전했다.

태그:#쌍용자동차, #해고자복직, #민주노총, #금속노조, #합의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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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활동가.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운영위원. 싸우는 노동자를 기록하는 사람들, 싸람의 기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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