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 벤투 감독이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전진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감독. 벤투 감독이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전진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의 아시아 정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아시안컵 개막 일주일을 앞두고 최종 모의고사를 통해 마지막 전력 담금질에 돌입한다. 상대는 중동의 강호 사우디 아라비아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월 1일 오전 1시(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바니야스 스타디움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와 평가전을 갖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9위로 한국(53위)보다 다소 낮다. 하지만 이란(29위), 호주(41위), 일본(50위) 등과 더불어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는다.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4승 7무 5패로 열세다. 하지만 가장 최근 맞대결인 4년 전 평가전에서는 한국이 승리한 바 있다.

중동 넘어야 아시아 정상 보인다

한국 축구는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유독 아시안컵과 인연이 없었다. 2회 대회 1960년 우승 이후 무려 58년 동안 아시안컵 무관에 머물고 있다.

2011년과 2015년 대회에서는 각각 일본, 호주에 패하며 우승이 좌절됐지만 언제나 한국 축구의 발목을 잡은 것은 중동이었다. 유연성과 뛰어난 피지컬과 개인기는 중동 선수들이 갖고 있는 최대 장점이다. 또 중동 특유의 무더운 기후도 늘 부담이었다.

이번 아시안컵은 UAE에서 개최되기에, 아무래도 중동 팀들의 강세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개최국 UAE를 비롯해 이란, 사우디 아라비아, 요르단, 카타르, 이라크 등이 강력한 라이벌로 꼽힌다. 특히 한국은 1996년부터 2011년 대회까지 5회 연속 8강에서 이란과 만나는 등 질긴 악연을 이어온 바 있다.

대회 직전 사우디 아라이바는 최적의 스파링 상대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아시안컵 3회 우승, 1994 미국 월드컵서 16강에 오른 강호다. 칠레의 2016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이끈 후안 안토니오 피치 감독은 현재 사우디 아라이바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러시아(0-5패), 우루과이(0-1패)에 무너졌지만 이집트와의 최종전에서 2-1로 승리하며 아시아 축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한국은 역대 아시안컵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와 3차례 만나 2무 1패에 그쳤다. 1988년 대회 결승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패했고, 2000년 대회 4강에서는 1-2로 졌다. 또, 2007년 대회 조별리그에서도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2018년을 최고의 해로 만든 황의조가 아시안컵에서도 맹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2018년을 최고의 해로 만든 황의조가 아시안컵에서도 맹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손흥민 공백 누가 메울까

벤투호 최고 에이스는 단연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최근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서 물오른 골 감각을 선보이며 프리미어리그를 집어삼키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번 사우디 아라비아전에 불참한다. 대한축구협회와 토트넘 홋스퍼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손흥민이 조별리그 2차전 이후 합류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벤투호는 필리핀, 키르기즈스탄과의 두 경기에서 손흥민을 활용할 수 없다. 물론 두 팀 모두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보다 떨어지는 약체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확실한 득점원 한 명을 잃은 것은 치명적인 손실이다. 

그럼에도 대안은 있다. 일단 최전방은 황의조라는 든든한 스트라이커가 대기 중이다. 황의조는 지난 18일 열린 '2018 KFA 어워즈'에서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손흥민의 수상이 점쳐쳤지만 황의조가 받을 자격은 충분했다.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와일드 카드로 출전해 9골(득점왕)을 몰아치며 금메달에 기여했다. 앞서 김학범호에 합류할 때 '인맥 축구' 논란의 중심이 됐지만 황의조는 이러한 비판을 실력으로 잠재웠다.

자신감을 얻은 황의조는 벤투호 체제에서 3골을 터뜨리며 팀 내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소속팀 J리그 감바 오사카에서도 27경기에 출전해 16골을 기록, 절정의 골 결정력을 과시했다.

2선은 황희찬, 이재성, 황인범, 구자철, 이청용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중 측면 자원은 황희찬, 이재성, 이청용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재성은 29일 처음으로 필드 훈련에 합류한 터라 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는 벤치 스타트가 유력하다.

황희찬은 벤투 감독의 큰 신뢰를 받고 있는 자원 중 한 명이다. 저돌적이고 종적인 돌파와 힘 있는 플레이가 장점이다. 이청용도 손흥민을 대체할 대안으로 손색이 없다. 이청용은 과거 전성기 시절 폭발력과 스피드를 잃었지만 특유의 센스와 패싱 감각을 보유하고 있다.   

끝나지 않은 수비-골키퍼 경쟁

수비와 골키퍼는 사실 잦은 변화보다 안정감이 중요한 포지션이다. 그러나 벤투 감독의 총애를 받은 장현수가 영구제명됐고, 골키퍼는 아직까지 확실한 주전이 정해지지 않았다.

벤투 감독은 지난 9월과 10월 A매치에서 변화의 폭을 최대한 줄이고 이용-장현수-김영권-홍철로 구성된 포백 라인을 가동하면서 연속성을 유지했다. 그러나 장현수의 이탈로 새로운 대체자가 필요했고,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 특급 유망주 김민재가 1순위로 손꼽혔다. 마침내 김민재는 11월 A매치 호주전에서 단단한 수비와 빌드업 능력을 선보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는 정승현, 권경원이 시험대에 올랐다.

오른쪽 이용과 센터백 김영권의 주전이 확정된 가운데 또 하나의 격전지는 왼쪽 풀백이다. 지금까지는 홍철이 가장 앞서있었다. 그러나 김진수가 이번 아시안컵 명단에 포함됨에 따라 왼쪽 풀백은 무주공산이다. 김진수는 2014, 2018 월드컵에서 주전으로 나설 것이 유력했지만 두 대회 모두 부상으로 낙마한 바 있다. 정상 컨디션만 회복하면 자타공인 한국 최고의 왼쪽 풀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번 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는 경미한 부상으로 인해 홍철, 김진수의 출전 가능성이 높지 않다. 권경원과 김문환의 포지션 이동이 예상된다.

또, 수문장 경쟁 역시 치열하다. 지금까지 벤투호가 치른 6경기 중 김승규(3경기), 조현우(2경기), 김진현(1경기)가 최소 1경기 이상씩 출전 기회를 잡았다. 이 중 김승규는 코스타리카, 우루과이, 호주 등 강팀과의 경기에서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조현우는 파나마, 우즈베키스탄전에 낙점됐다. 김진현은 칠레와의 평가전에 출전했지만 빌드업에서 큰 약점을 드러낸 바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 출전해 좋은 활약을 보인 골키퍼가 이번 아시안컵 본선에서 주전으로 낙점될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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