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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과 죽음의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는 범국민추모제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 부근 파이낸스빌딩앞에서 고 김용균씨의 부모와 지난해 제주에서 현장실습 도중 사망한 고교생 고 이민호 군의 부모,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마포구 아현동 철거민 고 박준경씨 유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태안화력발전소 고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과 죽음의 외주화 중단을 촉구하는 범국민추모제가 22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광장 부근 파이낸스빌딩앞에서 고 김용균씨의 부모와 지난해 제주에서 현장실습 도중 사망한 고교생 고 이민호 군의 부모,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마포구 아현동 철거민 고 박준경씨 유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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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현장에서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기 위한 일명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진보정치 맏형' 권영길 전 국회의원은 고(故) 김용균씨 어머니께 "고맙습니다"고 인사했다.

12월 27일 국회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에 대해 재석 185명에 찬성 165명과 반대 1명, 기권 19명으로 통과시켰다.

'김용균법'은 위험성과 유해성이 높은 작업의 사내 도급 금지와 안전조치 위반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노동계는 오래 전부터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서는 원청업체에 책임을 묻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해왔다.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였던 고 김용균씨는 석탄 제거 작업을 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다. 어머니 김미숙씨는 "제2, 제3의 김용균이가 나와서는 안된다"며 국회를 찾거나 언론사를 통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촉구했다.

권영길 전 의원은 12월 28일 낸 자료를 통해 "용균이 어머님, 어머님이 노동자 죽음 막는 법 만들었습니다"며 "용균이 어머님에게서 위대한 어머님의 힘을 보았습니다"고 했다.

다음은 권영길 전 의원이 쓴 글 전문이다.

김용균 어머님 고맙습니다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자신의 몸을 불태운 전태일열사의 어머니 이소선어머님은 이 땅 모든 노동자들의 어머니로 우뚝 서 당신의 온 삶을 노동자들에게 바쳤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의 어머님은 아들이 목숨을 잃은 그 현장을 보고는 그 곳은 일터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생 지옥임을 금방 알아채고는 다른 노동자들이 당신의 아들처럼 죽어가는 것을 막기위해 자신의 몸을 던져 모든 '노동자들의 어머니'로 우뚝 섰습니다.

1. 용균이 어머님, 어머님이 노동자 죽음 막는 법 만들었습니다.

용균이 어머님은 참혹하게 숨진 아들을 가슴에 묻고 "내 아들같은 모든 노동자를 내 아들처럼 죽일 수 없다"며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녔습니다. 그럼에도 국회는, 정치권은 꿈적도 않았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사람의 목숨이 날아가는 판에서도 "노동자 살리자는 법때문에 기업 망한다"며 오직 기업이윤만을 외쳤습니다.

그러나 아들의 죽음을, 살아있는 노동자들을 살릴 사랑으로 승화시킨 어머님의 결단, 용기, 헌신, 열정, 참 사랑이 마침내 대통령을, 국회를 움직였습니다. 어머님의 노동자 사랑, 인간사랑이 노동자 죽음 막는 법 만들었습니다.

2. 대통령과 국회, 각 정당은 어머님에게 사과해야합니다.

용균이는 나라가, 사회가 죽인 겁니다. 그래서 "누가 김용균을 죽였는가?"란 외침이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그러기에 국회는 산업안전보건법을 지금까지 잠재워둔 무책임에 대해 사과하고 얼른 그 법을 통과시켜야했습니다.

어머님의 강한 바램, 눈물어린 호소가 없더라도 '김용균법'을 만들어야했습니다. 그런데도 국회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이제라도 대통령과 국회, 정치권은 어머님에게 사과해야합니다.

3. 노동운동가들은 어머님에게 배워야합니다.

'김용균법'은 어머님의 결단, 용기, 희생, 헌신, 열정, 인간에 대한 참 사랑이 만든 결과물입니다. 어머님은 각 정당 대표들을 찾아가 "나는 두려울 것이 없다. 무엇이든 못하겠느냐"며 초 강경자세로 압박하다가 때로는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장수로 치면 용장, 덕장, 지장을 겸비한 뛰어난 전략가였습니다. 노동운동가들, 비정규직 철폐 투쟁을 하고 있는 활동가들은 어머님에게 배워야합니다.

4. 어머님, 위대한 어머님 정말 고맙습니다.

저는 30년여의 노동운동, 진보정치운동을 해오면서 '자식을 가슴에 묻은 많은 어머님들'의 위대한 힘을 보아왔습니다. 그 어머님들의 힘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식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의 아픔보다 더 크고 깊은 아픔은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그 어머님들은 뼛속까지 스며든 아픔을 전혀 내색하지 않고 오직 탄압받고 차별당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온 몸을 던졌습니다. 위대한 힘이었습니다.

용균이 어머님에게서 위대한 어머님의 힘을 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태그:#김용균, #권영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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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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