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세가 무섭다. '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이 엄청난 존재감으로 프리미어리그를 집어삼키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하다. 혹사 논란에서 벗어난지 불과 1개월.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지켜보는 것을 즐겁지만 다시금 혹사 우려가 나온다.

당장 2주 뒤 개막하는 2019 AFC 아시안컵에서 손흥민이 지금의 페이스를 이어가지 못한다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한국 대표팀이다. 향후 토트넘은 지독한 살인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재충전' 손흥민, 역대급 득점 페이스… 12월 선수상 유력
 
 팀의 5번째 골 터뜨리고 기뻐하는 손흥민

팀의 5번째 골 터뜨리고 기뻐하는 손흥민 ⓒ 로이터/연합뉴스

 
2경기 연속 멀티골. 역대급 페이스다. 지난 한 달 동안 손흥민의 득점포는 봇물 터지듯이 터졌다.

손흥민은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본머스와의 19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23분, 후반 25분 연속골로 토트넘의 5-0 대승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최전방 투톱과 2선의 왼쪽 윙 포워드로 번갈아 출전하며 쉴새없이 공격 포인트를 생산하고 있다. 본머스전에서는 다소 폭발력이 줄었다. 3일 전 에버턴을 상대로 선발 출전해 78분을 소화한 바 있던 탓일까. 그럼에도 효율성은 으뜸이었다. 단 2개의 슈팅으로 2골을 잡아냈다.

에버턴전에서는 2골 1도움을 포함, 총 5골에 관여하며 현지 언론으로부터 최다 평점을 부여받기도 했다. 앞서 아스널과의 북런던 더비 결승골까지 포함하면, 3경기 연속 득점 행진이다.

손흥민의 상승세는 11월 말부터다. 손흥민은 재충전 이후 180도 달라졌다. 11월 A매치 휴식기 이후 총 10경기에 모두 출전해 8골 2도움을 올린 것이다.

소극적이고 자신감 없던 모습은 사라졌다. 공간이 열리면 지체하지 않고, 드리블 돌파나 슈팅으로 연결했다. 정확도 역시 단연 돋보였다. 오른발과 왼발을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득점을 만들어냈다.

손흥민은 유독 12월에 강하다. 지난해 7경기에서 5골을 몰아친 손흥민은 올해에도 8경기 7골 2도움으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리그컵 1경기, 챔피언스리그 1경기를 제외한 프리미어리그 6경기에서는 6골 2도움을 올리며 12월 이달의 선수상 수상이 유력해졌다.

손흥민, 12월 경기 결과 및 기록
vs. 아스널 (79분)
vs. 사우스햄턴 (90분 1골)
vs. 레스터시티 (74분 1골 1도움)
vs. 바르셀로나 (71분)
vs. 번리 (15분)
vs. 아스널 (79분 1골)
vs. 에버턴 (79분 2골 1도움)
vs. 본머스 (88분 2골) 


무엇보다 팀과 개인 성적을 모두 잡았다는 게 고무적이다. 이 기간 동안 토트넘은 6경기서 모두 승리했다. 연승에 힘입은 토트넘은 전반기를 2위로 마치는 쾌거를 일궈냈다. 

만약 손흥민이 12월의 선수상을 받는다면 프리미어리그 통산 세 번째다. 지난 지난 2016년 9월(4골 1도움)과 2017년 4월(5골 1도움) 각각 두 차례 이달의 선수에 선정된 바 있다.

계속되는 살인 일정... 또 국제대회 참가 여파 있을까

손흥민은 올 시즌 초반 컨디션 난조로 인해 시동이 늦게 걸렸다. 리그 1호골이 1개월 전 첼시와의 13라운드에서 나왔을 만큼 페이스가 가장 늦었다. 하지만 어느덧 리그에서만 7골을 기록하고 있다. 3년 연속 리그 두 자릿수 골에 한층 다가섰다.

현재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1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더욱 대단한 점은 적은 출전 시간에도 많은 골을 터뜨렸다는 점이다. 손흥민은 상위 12명 선수 중 가장 적은 832분을 소화했다.

절정의 골 결정력을 선보이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매 경기 출전시키고 있다. 손흥민은 11월 A매치 휴식기 이후 열린 10경기 중 선발로 8회, 교체로 2회 나섰고, 90분 풀타임은 사우스햄턴전 한 경기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매 경기 출전은 체력적으로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본머스전에서는 멀티골을 터뜨렸지만 움직임이 다소 둔탁해진 모습이었다.

바쁜 리그 일정에 아시안컵까지 겹치다 보니, 또 다시 혹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토트넘은 울버햄턴(20라운드)-카디프 시티(21라운드)-트랜미어(FA컵)-첼시(리그컵)-맨체스터 유나이티드(22라운드) 등 2주 동안 5경기를 치러야 한다. 3일 간격의 타이트한 스케줄이다.

맨유전 이후에는 아시안컵이 기다리고 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 조별리그 1, 2차전 이후 한국 대표팀에 합류한다. 1월 14일 맨유와의 경기를 치른 뒤 곧바로 아랍에미리트행 비행기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2일 뒤 중국과의 아시안컵 3차전부터 뛸 수 있다. 중국전 이후에는 16강 토너먼트에서 사력을 다해야 한다.

사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차출이 달갑지 않을 것이다. 물론 FIFA 규정상 메이저대회 차출 의무를 지켜야 하지만 팀 성적을 위해서라면 전성기로 접어든 손흥민을 남은 기간까지 최대한 활용할 수밖에 없다. 빽빽한 프리미어리그를 치르는 토트넘으로선 손흥민의 이탈이 상당한 전력누수다.

지난 9월 손흥민은 국제대회 참가 이후 부진한 모습으로 '혹사' 논란에 시달린 바 있다. 손흥민의 아시안컵 참가에 대한 우려의 눈길이 존재하는 이유다.

한국 대표팀은 1960년 이후 아시안컵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번 아시안컵은 59년 만에 우승할 수 있는 적기로 여겨지고 있다. 무엇보다 손흥민은 한국 대표팀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결국 소속팀과 대표팀 모두 뛰어야 하는 축구선수의 숙명이다. 과연 손흥민이 지금의 컨디션을 아시안컵 이후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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