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에 가요계에 자신들의 주 장르인 어쿠스틱으로 도전장을 낸 투안경을 최근 만났다. 김대희, 최보성으로 구성된 이들은 2인조 어쿠스틱 듀오 밴드다. 편안한 음악을 주로 다루고 어쿠스틱 계열 쪽에서도 단출한 악기 구성으로 우리의 귀를 자극해왔다.

어쿠스틱은 원래 장르를 뜻하는 표현이 아니라 가공되지 않은 날 것을 음악적으로 표현할 때 쓰이는 표현이다.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방식의 음악이며, 플러그를 사용하지 않아 '언플러그드 (unplugged)' 음악이라고도 한다.

최근 인디신에도 과거에 비해 4~5인조 록 밴드 형태가 아니라 버스킹도 가미할 수 있는 2인조 혹은 3인조의 언플러그드 밴드를 어렵지 않게 만나 볼 수 있다. 겨울에 특히 어울리는 장르이며, 발라드나 클래식 등 다양한 장르의 리스너들을 두루 섭렵할 수 있어 아주 보편적이고 편안한 장르다. 이런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 중 투안경의 음악을 듣고 꼭 취재를 통해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지난 12일 싱글 <눈을 맞다>를 발표하며 2개월 만에 초고속 컴백한 투안경을 홍대 놀이터 앞 A 카페에서 만날 수 있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이게 우리가 하고싶던 음악인가' 고민해"
 
듀오 투안경 투안경은 이번 곡을 작업하면서 현실보다는 동심을 잃지 않고 동화적인 가사와 음악을 만들어냈다

▲ 듀오 투안경 투안경은 이번 곡을 작업하면서 현실보다는 동심을 잃지 않고 동화적인 가사와 음악을 만들어냈다 ⓒ 투안경

   
- 2개월 만에 겨울 앨범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앨범 발매 이후에 바로 작업 후에 발매한 건가요? 아니면 미리 계획되어 있었던 건가요?
"미리 계획되어 있었던 건 아니고, 싱글 앨범을 계획하던 중에 마침 곧 크리스마스 시즌이기도 하다 보니 작년에 이어서 겨울 콘셉트의 앨범을 내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 나와서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 이번 싱글 <눈을 맞다>는 편안한 리듬이 특히나 인상적입니다. 팀 내 직접 작곡, 작사하신 건가요?
"네, 저희는 웬만하면 모든 걸 팀 내에서 해결하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곡 작업에 임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단조로운 악기 구성으로 간단하게 가자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또 하다 보니 여러 악기들이 추가되고 결국 어쿠스틱 버스킹 셋 느낌으로 완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편안한 느낌으로 들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 어떤 생각을 하면서 곡을 만들게 되었나요?
"어릴 시절의 눈이라고 하면 그냥 상상만 해도 즐겁고 설레는 매개체였는데 어느샌가부터 눈 소식이 들리면 '차 막히면 어떡하지, 바닥 미끄럽겠네' 등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이 자리를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음악을 듣는 동안만큼은 어릴 때로 돌아가 눈 밭에서 맘껏 뛰놀고 눈사람도 만들어보며 흐려져가는 동심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조금은 동화 같은 가사와 멜로디를 담고 싶었습니다."
 
- 데뷔곡인 '봄 타는 소년'과는 비슷하면서도 차별화된 사운드가 눈에 들어옵니다. 약 1년간 투안경 음악에서 가장 많은 변화된 부분은 어느 부분일까요?
"꾸준히 음원을 내면서도 항상 팀 내에서 논제가 되는 부분은 어떤 게 '우리의 색깔일까?'라는 생각입니다. 싱글을 준비하면서 또, EP를 준비하면서도 '이게 정말 우리가 하고 싶던 음악인가?'라는 고민을 많이 해왔습니다. 그때마다 만나서 서로 대화를 많이 했는데 결국 우리가 만드는 음악은 어느 방향으로 가든 우리의 색깔을 담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지금은 저희 하고 싶은 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많은 고민들의 결과가 음악적 색깔의 변화를 가져온 것 같습니다."
 
- 멤버 '최보성'은 직접 곡을 믹싱하였습니다. 믹싱하는 데 있어서 어떤 사운드를 극대화해서 대중들한테 전달하고 싶었나요?
"항상 고민이 되는 부분은 '투안경은 라이브가 훨씬 좋은데 녹음을 했을 때 어떻게 이것들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부분이었습니다. 보컬의 좋은 미성을 잘 살려 곡에 잘 묻게 하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고 믹싱을 합니다. 제가 전문 엔지니어는 아니라 아무래도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저희 색깔을 나타내는 데 있어서는 후반작업까지 하는 것이 아주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 자칫 악기가 단출해 보이지만 콘트라베이스가 들어갈 정도로 대 작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계기로 노래에 콘트라베이스를 삽입할 생각을 했나요?
"항상 좋은 소스를 받아 녹음하고 싶지만 여러 가지 여건상 그렇게 하지 못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요 근래 따뜻한 느낌의 곡들이 많이 나와 꼭 콘트라베이스를 쓰고 싶어 주위를 둘러보다가 사람도 너무 좋고 연주도 너무 잘하는 콘트라 베이시스트 정수민님에게 어렵게 부탁하여 같이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음악을 더욱더 풍성하게 만들어준 정수민님에게 정말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함께해요."
 
음악처럼 소소한 남자들 '투안경'
 
투안경 투안경은 인턴뷰를 통해 앞으로 더 성정하는 모습과 발전 된 음악을 발표하겠다고 하였다

▲ 투안경 투안경은 인턴뷰를 통해 앞으로 더 성정하는 모습과 발전 된 음악을 발표하겠다고 하였다 ⓒ 투안경

   
- 어떻게 둘이 팀을 결성하게 되어 음악을 하게 되었나요?
김대희 : "원래 학교 실용음악과 1년 선후배로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때 바로 팀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아니었지만 서로 친해지면서 음악적으로도 참 잘 하는 친구이고 음악적인 성향도 어느 정도 맞닿아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보성이가 군대를 가게 되고 저도 1년 정도 뒤에 군대를 갔는데 앞으로 제 음악 방향에 대해 고민하던 중에 보성이가 문득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제가 보성이에게 먼저 팀을 해보자고 제안했고, 휴가 나와서 처음 올리게 된 커버를 시작으로 투안경이 첫 발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저희 투안경 마크 'Two-g'는 제가 군대에서 근무를 나갔다가 동그랗게 말린 전신주를 보고 처음 만들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군대에서 탄생된 밴드인 거죠."
 
최보성 : "사실 저는 혼자 작업하는 것들이 어느샌가 편해져 팀 활동을 하지 않고 꼭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해 나갈 계획이었는데 형의 연락을 받고 저도 모르게 수락을 하게 되었네요. 좋은 보컬이 있는 밴드는 꼭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해왔던 터라 바로 '같이 하자!'라고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 멤버별로 롤모델은 어떤 선배 가수가 있을까요?
김대희 : "좋은 음악을 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지만 대표적으로는 '성시경'씨를 빼놓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중학교 때 테이프로 된 앨범을 사서 질리도록 들었었던 기억이 있는데, 아마 그때 제 음악적인 성향이 많이 형성되었던 것 같아요. 여타 보컬리스트처럼 테크닉이 화려한 보컬은 아니지만 듣는 이로 하여금 편안하게 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그 특유의 톤과 표현력을 너무 닮고 싶습니다." 

최보성 : "저는 베란다 프로젝트(김동률, 이상순)의 음악에 위로를 많이 받았습니다. 뻔하지 않은 곡 구성들과 진심이 담긴 목소리와 연주, 누군가에게는 위로를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웃음 짓게 만드는 그런 곡을 앞으로도 꼭 만들고 싶습니다. 또 항상 뮤직테라피 듀오 페퍼톤스의 드라이브 때 어울리는 음악들과 스토리가 있는 가사들 너무 좋아해요. 그 감성들을 본받아 꼭 좋은 곡들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 투안경과 성향이 비슷한 밴드는 국내에 어떤 선배 밴드가 있을까요?
"글쎄요, 저희가 영향을 받은 팀은 정말 많지만 어떤 선배분들이 저희와 비슷하다고 말하기 참 어려운 것 같아요. 말씀드렸듯이 좋은 아티스트 분들의 좋은 점들을 본받아 투안경만의 방식으로 누군가에게 위로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 다른 밴드들에 비해서 멤버수가 2명이다 보니까 오히려 의견으로 충돌이 잦을 것 같아요. 곡을 제작하는 데 있어서 한 번의 다툼도 없었나요?
"다툼이라기보다는 멤버가 2명이다 보니 의견 차이가 발생했을 때 3인 이상의 다른 밴드처럼 다수결로 정할 수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간혹 난감할 때가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의견 차이라는 것도 결국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음악을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고, 그렇게 부딪히는 만큼 더 좋은 시너지가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올 때마다 좀 더 마음을 열고 합의점을 찾아가는 편이에요. 이번 앨범 역시 그런 과정이 분명히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 하는 장르 이외에 얼터너티브, 이모 코어 등 새로운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나요?
"여러 가지 음악을 좋아하지만 저희는 어쿠스틱 기반의 곡들을 계속 만들어 나갈 것 같아요. 다른 장르의 음악들도 너무 좋고 즐겨듣기도 하지만 투안경이라는 이름으로는 조금 더 아날로그 감성에 서서 얘기하고 싶습니다." 
 
- 아직은 정규앨범이 없어요. 정규앨범은 언제 만나 볼 수 있죠?
"내년 4월쯤 발매를 목표로 정규 앨범을 구상 중이에요. 투안경이 처음 싱글 앨범을 발매했던 달이 4월이기도 하고, 그 시작이 저희 곡들 중 가장 많이 좋아해 주셨던 '봄 타는 소년'이다 보니 그 곡을 포함한 약 10곡 정도의 봄 앨범을 내면 좋을 거 같아서 계획 중입니다.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 같지만 저희가 한 걸음 더 발전하기 위해서 꼭 이뤄낼 생각입니다."
 
- 주로 곡이 잘 안 나올 때는 어떤 방법으로 머리를 식히나요?
"저희는 팀 회의를 가진 뒤에 항상 오늘은 어떤 맛있는 것을 먹을까 생각합니다. 팀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다 보니 음악 작업에 들어가는 비용은 많지 않지만 식비로 많은 지출이 있는데요. 맛있는 것을 먹고 힘을 내는 것도 음악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욱더 맛있는 것들을 찾아다닐 생각입니다."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도보다 내년에는 정규앨범 계획도 있고 좀 더 부지런히 작업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합니다. 곧 좋은 곡과 좋은 공연으로 찾아뵙겠습니다." 
 
- 올 한해 투안경을 사랑해주신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 부탁드립니다.
"저희 음악을 듣고 좋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 또 공연 계획에 관심 가져주시는 분들, 응원의 말씀을 아끼지 않고 해주시는 분들께 정말 무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계속 꾸준히 음원을 내면서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또 좋은 모습으로 위로가 되는 음악을 만들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투안경 어쿠스틱밴드 눈을맞다 성시경 김동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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