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김광두 부의장(오른쪽)과 입장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김광두 부의장(오른쪽)과 입장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최근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한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적폐청산이 기업에 부담될 수 있다"라면서 기업의 부담을 없애줄 것을 요청했다. 

김광두 부의장은 26일 국민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에 참석해 '대한민국 산업혁신 추진 방향'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여기에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전환기적 기술변화와 글로벌 가치사슬의 변화, 강력한 경쟁자로서 중국의 부상 등에 대응하기 위해 사람과 기술, 거버넌스 분야에서 추진해야 할 '6대 과제'가 포함돼 있다(관련 기사 : 국민경제자문회의가 제안한 '대한민국 산업혁신' 방안은?).

그런데 김 부의장이 이날 "적폐 청산이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없게끔 해서 기업들이 기업하려는 분위기를 조금 더 잘 만들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고 청와대의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김 부의장은 "기업이 느끼기에는 노조의 불법행위 등이 좀 과도하다고 느끼는 기업이 일부 있다"라고도 전했다.

김 부의장이 "기업하려는 분위기와 관련해서 기업인들이 느끼는 어려움이 있다"라면서 그 대표적인 사례로 '적폐청산'과 '노조의 불법행위'를 들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김 부의장이 기업의 편에 서서 기업들의 민원을 대통령 앞에서 풀어놨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와대 "사의 표명했지만 사의 수리 여부는 대통령이 판단"

김 부의장은 최근 국민경제자문회 부의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청와대에 전달한 바 있다. 그는 주변에 "더 이상 할 역할이 없어 그만둔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페북에 "저는 서강캠퍼스로 돌아가고 싶다" "국가미래원장직을 다시 맡게 됐다" 등의 글을 통해 사의 표명을 인정하기도 했다. 

김 부의장은 이날 국민경제자문회의 전체회의를 취재하러 간 청와대 출입기자가 "오늘이 마지막이냐?"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겠나?"라고 답변했다. 이어 "대통령이 만류하면 어떻게 할 거냐?"라고 묻자 "(대통령이) 그러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출입기자가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부의장님이 사퇴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라고 전하자 김 부의장은 "그건 김 보좌관 생각이다"라고 말해 사의를 거둘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고위관계자는 "김 부의장이 사의를 표명하긴 했지만 사의를 수리할지 아니면 재신임할지 여부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라며 "그건 대통령이 어떤 판단을 할지 두고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사퇴에 따른) 특별한 소회나 말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개혁적 보수진영의 대표적 경제학자'로 평가받는 김 부의장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도와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운다'의 박근혜 후보 공약의 약칭) 공약을 주도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취임하기 직전 "증세없이 복지는 불가능하다"라고 조언했다가 박 전 대통령과 멀어졌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에는 개혁적 보수의 가치를 내세우는 독립적 민간싱크탱크(국가미래원)를 출범시켰다. 또한 지난해 대선 막바지인 3월 15일 재벌개혁의 전도사인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 중도성향의 사회통합론자인 김호기 연세대 교수와 함께 문재인 후보 선거캠프에 영입됐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오늘 세 분을 영입한 것은 보수와 진보의 차이를 넘어 원칙 있는 국민통합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함이다"라면서 "진영에 갇힌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없다"라고 말했다.

김 부의장도 영입인사에서 "보수와 진보 통합 노력이 필요하다"라며 "경제정책에서 견해 차이가 많지만 보수와 진보의 경제정책의 공통분모를 찾아 모두에게 좋은 정책을 만들기 위해 지혜를 보태겠다"라고 밝혔다.

김 부의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부터 대통령이 의장인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맡아왔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인 'J(제이)노믹스의 설계자'로 불렸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 8월 30일 문 대통령과의 비공개 면담 자리에서 "소득주도성장이라는고 하는 것이 '사람중심 경제'의 한 부분인데, 소득주도성장 논쟁에만 매몰되지 말아야 한다"라며 "'사람중심 경제'라는 큰 틀에서 이야기하자, 기본으로 돌아가자"라고 말했다.

태그:#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문재인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