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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아버지 김해기씨가 아들의 일터였던 태안화력 정문앞에서 고인의 동료인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눈물의 호소문을 낭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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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전 10시 30분 충남 태안의 태안화력 정문 앞에서는 '우리가 김용균이다'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기자회견이 태안화력과 서부발전 비정규직 노동자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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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아버지 김해기씨는 유족 호소문을 통해 "유족들의 긴급 요구안인 '1-8호기 컨베이어 벨트 중단'을 통해 또다른 아들들의 생명을 지켜야한다"고 주장했다.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추가 사고의 우려가 높기 때문에 김용균씨 사망사고가 일어난 9, 10호기 뿐만 아니라 1-8호기의 발전도 안전대책이 세워질 때까지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이를 거부해 1~8호기는 정상 가동 중이다. 이날 기자회견 때도 1~8호기의 굴뚝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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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현재 태안화력에서 근무 중인 비정규직 노동자 대표도 "지금도 제2의 용균이는 언제든지 발생할 정도로 현장은 극한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며 "정부와 원청인 서부발전이 신속한 안전대책이 시급하다"고 거듭 안전 대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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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고인의 아버지 김해기씨가 낭독한 유가족 호소문 전문이다.

'더이상 용균이처럼 아들 ㆍ딸들이 죽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착한 아들, 하나 밖에 없는 아들 용균이를 잃은 지 보름이 지나고 있습니다. 자식을 잃은 심정을 얘기하는 것은 무척 힘들지만 이겨내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 처음 태안 장례식장에 와서 용균이가 일했던 직장 동료들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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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째 되던 날 용균이가 일하던 곳을 보고 가슴이 메어졌습니다. 그곳에 남아 있는 용균이의 동료를 보았습니다. 당장 손을 잡고 데리고 나오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다행히 용균이가 일하는 9-10호기에서 일하는 동료들은 트라우마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정말 나라가 운영하는 공기업에서 이럴 수 있나는 생각이 듭니다. 태안화력의 1~8호기의 컨베이어 벨트는 쌩쌩 돌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보기에는 1~8호기의 컨베이어 벨트가 더 위험합니다.

저희들은 법을 잘 모릅니다. 그러나 무엇이 더 위험한지는 눈으로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9-10호기는 벨트가 동그랗고 밀폐가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1-8호기는 벨트가 평면이라서 탄이 떨어지기 쉬워 조금이라도 무엇인가에 걸려 넘어진다면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입니다.

저희들에게 법률적인 지원을 해주는 많은 분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법적으로 1-8호기에서 일하는 우리 아들 같은 용균이의 동료들도 위험에서 당장 벗어날 방법이 있느냐 물었습니다. '사람이 먼저'라고 말하는 정부인데 고용노동부가 위험하므로 작업중지 명령을 내리면 된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아픕니다. 아들이 매일 보고 싶습니다. 아들이 살아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여기저기서 김용균법을 만든다고 합니다. 그 법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서로 다투는 사이에도 용균이의 동료들은 여전히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고쳐야할 외양간이 많은데 당장 그 외양간을 고치지 않고 이렇게 짓자, 저렇게 짓자만 하고 있다면 참으로 한심한 일입니다.

지금 당장 태안화력 1-8호기를 멈추고 노동자들이 위험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전국에 동일한 발전소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끔찍합니다.

용균이의 부모로서 살아오지 못할 아들이 원했던 것을 꼭 이루고 싶습니다. 그래야 우리 아들 김용균,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 아들 용균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매일 아침 장례식장에서 용균이의 손피켓을 든 사진 앞에서 서서 용균이에게 약속합니다.

'용균아 엄마, 아빠가 너무 보고 싶다. 너가 왜 손피켓을 들었는지 이제 이해가 된다. 엄마, 아빠가 노력할게'

2018. 12. 26.


태그:#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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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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