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울대 대학원 오혜윤씨가 만든 2019년의 '남북 일력'.
 서울대 대학원 오혜윤씨가 만든 2019년의 "남북 일력".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를 축하합니다."


남한과 북한에서 주로 쓰는 새해 인사 덕담이다. 남-북은 70년 동안 나뉘어 살면서 새해 덕담을 비롯해 많은 것이 다르다. 남도, 북도 서로를 알아 가는 게 '통일대박'으로 가는 길이 될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서울 답방을 연내 한다 못한다고 해서 관심이 높은 요즘이다. 이런 가운데 2019년 한해 동안 남북이 쓰는 달력을 담은 '일력(日曆)'을 하나로 만든 디자인 작품이 나와 관심을 끈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오혜윤(시각디자인)씨가 만든 '남북 일력'이다. 달력은 한 장에 한달의 날짜와 요일, 기념일 등을 표시해 놓은 것이고, 일력은 날마다 한 장씩 떼거나 젖혀 가며 그날의 날짜나 요일 등을 알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이다.

오씨는 남쪽과 북쪽에서 주로 쓰는 글자체를 넣어 일력을 디자인하고, 그 속에 주요 기념일을 표시해 놓았다. 탁자에 '남북 일력'이 놓여 있으면 그날 북쪽에서는 무슨 기념일인지 알 수 있게 되고, 남북이 같이 살아간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에 충분하다.

그는 "두 일력이 책상 위에 함께 놓여 졌을 때 다양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단순히 일상의 문화를 담는 것을 넘어 두 국가가 가진 시간적 의미와 '우리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제작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북한의 '천리마체', 해마다 한글날에 배포되고 있는 '훈민정음체'를 사용해 두 국가를 시각적으로 표현했다"고 했다.

오혜윤씨는 북한의 언어와 인사말을 조사해서 우리의 일상 언어와 조합해 나타냈고, 특정일에 나눌 수 있는 안부 인사도 함께 소개해 놓았다.

또 일력 하단에는 '서울평양'과 '평양서울'을 풀어쓰기 디자인을 해서 배치해 놓았다. 그는 "우리가 동시에 한글을 사용하던 시점, 한글학자들이 개화의 핵심 도구로 여긴 한글을 연구하던 시점에 만들어진 주시경의 한글풀어쓰기를 바탕으로 재구성했다"고 밝혔다.

오혜윤씨는 "남북 일력을 통해 70여년간 분단국가로 살아온 남북한을 달력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고 했다.

"같은 시간대에 살아간다"

하나로 만들어진 '남북 일력'을 들여다보면 재밌는 내용이 많다. 북한의 문화와 기념일을 알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이다.

양력 1월 1일을 맞아 서울과 평양은 모두 '종소리'를 울린다. 서울은 자정에 보신각에서 33번의 종을 쳐서 새해를 맞이하지만, 평양은 12번 종을 친다.

오씨는 "우리는 불교의 뜻에 따라 33번 종을 치는 반면, 종교적 의미를 배격한 북한은 12달의 의미를 담아 12번 종을 친다"고 했다.

북한 달력에는 우리와 다른 기념일이 있다. 북한이 가장 중요시 하는 국가적 기념일은 4월 15일 '태양절'(김일성 전 주석 생일), 2월 16일 '광명성절'(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생일)이다.

북한이 지정한 9개 기념일에는 이밖에, 5월 1일 '국제노동자절', 9월 9일 '정권창립일', 10월 10일 '당창건일', 8월 15일 '해방기념일', 12월 27일 '헌법절'이다. 북에서 이 기념일은 설날이나 청명, 민족명절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진다.

오혜윤씨는 "일력이 가진 시간적 의미, 숫자의 의미에서 시간이 아닌 '같은 시간대에 살아간다'라는, 시간이 가지는 일상적 의미에 초점을 두었다"고 했다.

그가 만든 '남북 일력'에는 각각 특별한 날짜에 서로의 인사말과 특징을 알 수 있도록 표기를 해놓았다. 그는 새해 남북이 같이 적용할 수 있는 덕담 인사말로 다음과 같이 표현해 놓았다.

"새해를 축하합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서울대 대학원 오혜윤씨가 만든 2019년의 '남북 일력'.
 서울대 대학원 오혜윤씨가 만든 2019년의 "남북 일력".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태그:#일력, #서울대 대학원, #달력, #2019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