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시즌 한국영화 <마약왕>과 <스윙키즈>

크리스마스 시즌 한국영화 <마약왕>과 <스윙키즈> ⓒ 쇼박스, NEW


추석 시즌 악몽이 재현되는 것일까? 1년 중 관객이 가장 많이 찾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최대 성수기를 맞이하는 극장가가 줄어든 관객들로 침체 국면을 보이고 있다. 지난 추석 연휴 대작 한국영화들이 잇따라 맞붙어 하나같이 손익분기점을 못 넘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보인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뛰어든 영화들뿐만 아니라 영화계 전반이 극장가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직전에 둔 주말이었던 22일 토요일 하루 동안 극장을 찾은 관객은 지난해 157만 명 대비 75% 수준에 불과한 116만 명이었다. 23일 일요일에도 별 차이가 없어 1만 정도 늘어난 117만 명이었다. 이는 지난해 일요일 207만 관객에 비해 90만 정도가 줄어든 수치다. 올해 크리스마스 직전 주말 이틀 관객 수는 지난해의 64% 수준이다. 이는 지난 추석 시즌 관객이 전년 대비 76.2%에 불과한 것과 유사한 모습이다
 
한국영화는 <마약왕>과 <스윙키즈>에 이어 26일 <PMC: 더 벙커>가 개봉한다. 앞서 개봉한 두 영화는 초반 흥행에서 할리우드 영화들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초반 기세 좋게 1위를 차지했던 <마약왕>은 주말 1위 자리를 내주며 2위로 내려앉았다. 공급좌석도 줄어들어서 개봉 초기 최대 93만석이었던 좌석 수는 주말 81만석까지 감소했다.
 
문제는 좌석판매율과 예매율이 계속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23일까지 누적 121만 관객을 기록했으나 하락세가 쉽게 멈추지 않는 한 2위 유지도 힘든 상태다. 손익분기점 400만 도달도 어려운 분위기로 가고 있다.
 
<스윙키즈>도 초반 3위로 출발해 순위 상승을 노렸으나 <마약왕>과 <아쿠아맨>의 벽에 막히더니 주말 누적 66만 관객에 그쳤다. 크리스마스에 100만 돌파가 예상되지만 손익분기점 370만은 아직 갈 길이 멀다.
 
23일 예매율이 <마약왕>을 앞서면서 희망을 살리고 있으나 25일 개봉하는 <범블비>와 다음날 개봉하는 <PMC: 더 벙커>와 힘겨운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개봉초반 53만석이었던 공급좌석도 23일에는 44만석까지 줄었는데, 이는 극장들이 <스윙키즈>의 흥행에 큰 기대를 안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한국영화들은 공통적으로 23일 관객이 전날보다 줄어들며, 관객이 더 늘어난 외화들과 대비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이런 흐름에서 예매율이 아직은 저조한 <PMC: 더 벙커>가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동시에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영화 여러 편이 맞붙은 상황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영화가 없기 때문인데, 자칫 한국영화가 매우 추운 겨울을 맞이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한국영화 압도하는 할리우드영화
 
 <아쿠아맨>과 <보헤미안 랩소디>

<아쿠아맨>과 <보헤미안 랩소디> ⓒ 워너브라더스코리아, 20세기폭스코리아

 
한국영화의 부진을 흡수하고 있는 것은 <아쿠아맨>이다. 주말 개봉 후 첫 1위 자리를 차지한 <아쿠아맨>은 125만 관객에 다다르며 누적 관객 수에도 같은 날 개봉작 중 가장 앞서 나갔다. 토요일 보다 증가한 일일 관객 수는 개봉 첫날 65만 석 수준에 불과했던 공급좌석수도 23일에는 84만으로 19만석 정도 늘어났고, 좌석판매율이나 예매율에서 경쟁 영화들을 압도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의 흥행 독주를 예고한 상태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마법도 박스오피스를 흔들고 있는 요소 중 중요한 부분이다.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전체 관객 수가 감소한 상태에서도 <보헤미안 랩소디>만은 관객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개봉 55일이 지난 영화가 신작들마저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12만 8천 관객이 찾은 <보헤미안 랩소디>와 13만 5천이 찾은 <스윙키즈>의 차이는 7천명 정도였다. 지금까지 박스오피스 흐름에서 보기 힘든 경우여서 흥행 흐름에 정통한 영화계 인사들도 하나같이 혀를 내두르는 모습이다.

<신과 함께> 제작자인 리얼라이즈픽쳐스 원동연 대표는 23일 "극장의 극성수기인 토요일에 작년 같은 기간대비 25%이상 관객이 감소했다"며 "요즘 경제가 어려워서 관객이 감소하고 있다는 평가는 지난 11월 <보헤미안 랩소디>, <완벽한 타인> 등의 영향으로 작년보다 무려 30% 이상 관객이 증가했기에 의미를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900만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도 높아지고 있는데, 한국영화를 밀어내는 할리우드 영화의 첨병 역할을 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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