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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3일 서울 예술가의 집에서 신안군과 한국큐레이트협회 공동주최로 열린 ‘지방자치시대 공공미술관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홍성담 화백.
 12월 13일 서울 예술가의 집에서 신안군과 한국큐레이트협회 공동주최로 열린 ‘지방자치시대 공공미술관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홍성담 화백.
ⓒ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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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1일 홍성담 화백은 신안군청 박우량 군수, 문화관광과 담당자와 함께한 자리에서 미술관 건립과 관련한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홍 화백이 미술관의 명칭과 내용, 방향의 윤곽들을 제안하고, 신안군청이 경청, 수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지난 10월 24일 신안군이 화백의 고향 신의면에 '홍성담 미술관' 건립을 발표한 이후 이행 과정의 한 모임이다. 

신안군이 추진했던 '홍성담 미술관'이 '동아시아 인권과 평화를 위한 미술관'으로 거듭난다. 21일 박우량 신안군수와 홍성담 화백 등이 회동한 결과다.

신안군은 지난 10월 24일 홍 화백의 고향 신의면에 '홍성담 미술관'을 세우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2월 13일 서울 예술가의 집에서 신안군과 한국큐레이트협회 공동주최로 열린 '지방자치시대 공공미술관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토론회에서는 신안군의 자연환경을 고려한 에코뮤지움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비평이나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작가의 이름을 딴 미술관 건립은 부적절하다는 이유였다.

토론회에 참가한 김윤환 예술과도시사회연구소장은 "기조, 발제, 토론이 좁게 설정되고 제한 된 시간이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없어 아쉬웠다"고 했다. 이어 "홍성담은 충분히 검증된 작가다. 신안군민의 민심도 헤아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토론이 '홍성담 미술관'을 반대하는 쪽으로 흐른 것은 작가를 아끼는 마음도 반영됐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당시 홍성담 화백은 "(저에 대한) 평가가 안 끝난 것은 비평가들이 게으른 탓"이라면서도 "의견을 겸허히 받아들여 홍성담 미술관을 뛰어 넘는 미술관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방정아 작가는 "당장 뭔가 보여주려는 과시행정이 아니라 섬 환경에 관심을 갖고 명상과 충전할 수 있는 미술관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이정 소설가도 "딱! 거기에 있을 수밖에 없는 멋진 미술관이 들어서면 좋겠다"고 말했다.

22일 홍성담 화백을 인터뷰해 토론회 이후 진행상황을 들어봤다.

- 미술관 명칭은?
"가칭 '동아시아 인권과 평화를 위한 미술관(아래 평화미술관)이다. 미술관이 많이 있어도 인권과 평화를 주제로 한 미술관은 세계 최초가 될 거다. '홍성담 미술관'이라는 이름은 안 쓰기로 했다."

- 평화미술관에 담을 구체적인 내용은?
"인권과 평화 관련 작품들로 구성된다. 홍성담과 그의 친구들 작품을 기반으로 한 미술관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태국, 오키나와, 파키스탄, 베트남, 인도네시아, 라오스, 미얀마, 타이완, 스리랑카, 일본, 캄보디아 등 아시아 여러 나라의 인권·평화 주제 작품을 기본 소장품으로 하고 매년 일정 예산을 편성하여 소장품을 늘여갈 것이다."

-홍성담 화백의 어떤 작품들이 소장되나?
"신안군의 역사와 관련한 <하의도 7.7항쟁>, <암태도 소작쟁의>, <소금의 역사> 주제의 대형걸개그림과 신의면 중심으로 신안군의 아름다운 풍광과 지역민의 삶을 그린 그림들이다."

- 신안군의 미술관 정책이 1면 1읍에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하나씩 건립하는 거라고 한다. 평화미술관의 기능은?
" 지역주민의 커뮤니티 센터 역할을 한다. 매년 미술활동가를 초청,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미술행동을 기획, 작품으로 남겨 미술관이 소장하는 역할을 할 거다. 그리고 중·고등학생, 대학생들의 평화캠프와 인권, 평화미술 체험학습의 장으로 활용 한다."

- '인권과 평화를 위한 비엔날레'전과 레지던시 공간도 마련한다고 들었다.
"격년제로 동아시아의 인권과 평화를 위한 미술가들의 대회 및 학술발표와 전시를 유치하려고 한다. 그래서 신의면 평화미술관이 베트남, 인도네시아, 타이페이, 오키나와, 제주도, 광주를 잇는 '동아시아 평화문화예술 네트워크'로서 중심 역할을 하려고 한다. 또한, 스튜디오 작업장을 만들어 국내외 화가들의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작가들의 창작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 미술관 입지와 건물의 형태, 지속가능한 재정 지원도 중요할 것 같다.
"섬의 특성을 감안하여 자연과 바다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소박하고 아담한 미술관이 되도록 하겠다. 건물의 중요성은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곳의 소장품도 매혹적이지만, 미술관의 건물 관광으로 1년에 수백만 명이 빌바오를 찾는다. 신안군의 아름다운 섬에 걸맞은 '대한민국 제1호 섬 미술관'으로서 지위를 확실하게 다질 수 있게 하겠다."

- 미술관에 들어설 시설, 인력은?
"로비에 그림동화책 도서관을 겸하고, 상설·기획전시관, 수장고, 세미나실, 레지던스 스튜디오, 캠프숙박시설 등 부속 시설이 들어선다. 신의면 신의초등학교 뒷산에 명상 산책길을 내고, 운동장은 인권 평화 테마 공원으로 가꾸려 한다. 미술관 규모에 맞는 명예직 관장, 사무행정, 학예사, 문화해설사, 자원 봉사자 등 필요 인력을 점검하여 효율성을 살려 적절하게 배치하게 된다."

- 또한 신안군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가 추진하는 '덴마크형 섬마을 인생학교'와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평화미술관과 연계 프로그램을 제안했다고 한다.
"오연호는 미래의 대안교육에 대해 십 수 년 고민하고 실천했으면 2018년에 덴마크 그룬트비 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인생학교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자 한다. 아이들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먼저 어른이 먼저 변하지 않고 아이들이 변할 수 없다. 인생학교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서 몸짓, 글, 말, 그림, 음악..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연계하여 인권, 평화 교육을 다채롭고 꾸준히 펼쳐 나가려고 한다."

태그:#홍성담, #동아시아 인권과 평화를 위한 미술관, #신안군, #평화미술관, #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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