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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고 김용균 님의 분향소 24살의 발전소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김용균 님. 그는 보통의 젊은이들처럼 성실하고 선한 삶을 살았다. 한 젊은이의 원통한 죽음 앞에 한국사회는 답을 해야 한다. 최소한 상식이 통하는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고 김용균 님의 분향소 24살의 발전소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김용균 님. 그는 보통의 젊은이들처럼 성실하고 선한 삶을 살았다. 한 젊은이의 원통한 죽음 앞에 한국사회는 답을 해야 한다. 최소한 상식이 통하는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하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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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전 김용균 님의 동영상을 보면 여느 젊은이와 똑같다. 부모님이 해준 양복을 입고 사회 첫 출발을 앞둔 청년의 설렘과 다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축복받아야 할 스물네 살 꽃 같은 청년은 입사 석 달 만에 참혹하게 죽었다. 굉음과 석탄가루가 미친 듯이 흩날리는 작업장 켄베이어 벨트에 끼어 죽어갔다. 어두컴컴한 작업 공간, 아무도 주변에 없는 지옥과 같은 발전소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컨베이어 벨트에 압착돼 끔찍한 고통 속에 머리와 몸통이 찢겨져 분리되었고 등은 까맣게 타버렸다. 초당 5m 속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벨트에 속수무책으로 빨려 들어간 탓이다. 2인 1조였다면 안전줄을 잡아당겨 살릴 수 있었을 텐데 기계를 멈출 수 없었다.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는 그렇게 처참한 죽음을 맞았다. 그리고 죽음은 5시간 넘게 방치돼 있었다. 심지어 동료들이 시신을 발견하여 보고했음에도 대책회의를 하는 등 시신을 방치했다. 더구나 사망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다시 벨트를 돌리기까지 하는 파렴치한 경영을 서슴지 않았다.

죽기 직전 CCTV에 찍힌 김용균 님의 모습은 쉴 틈 없이 벨트를 점검하고 떨어진 석탄을 치우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아무도 보지 않는 어두컴컴한 작업장에서 묵묵히 성실하게 일하는 모습은 보고 또 봐도 가슴을 아프게 한다. 더구나 벨트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서 머리를 안으로 깊숙이 집어넣어 작업하는 모습에선 한없이 성실한 그 모습이 미워진다. 우리가 사는 한국사회는 착하지 않은데 왜 그렇게 착실하게 일을 했을까!

밥 먹을 시간이 따로 없었다. 가방엔 허기를 채우려고 넣어둔 컵라면 3개와 과자가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그리고 업무 지시가 가득 담긴 탄가루 묻은 수첩이 있었다. 그런 고된 노동 속에서도 부모님 생신 일을 기억했고 어버이날엔 카네이션 상자에 편지를 써서 마음을 전했다. 첫 월급을 타서는 양 손에 홍삼이랑 영양제, 비타민과 수분 크림 화장품을 아빠, 엄마에게 드릴 정도로 효자였다. 아들의 카톡 아이디가 '가족행복'일 정도로 아빠, 엄마를 끔찍이 생각했다. 

아들은 아빠, 엄마에겐 삶의 유일한 희망이자 기쁨이었다. 그러니 아들의 죽음에 아빠, 엄마도 함께 죽은 것이다. 어머니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죽음 앞에 혼절했고 절규했다. 사고 이틀 뒤 작업 현장을 찾은 엄마는 사용자들을 향해'평생 용서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인간성을 지킬 수 없는' '이런 지옥' 같은 공간에서 작업을 시켰다는 것에 경악했다. 힘없는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의 목숨 값으로 돌아가는 발전소 현실에 절절히 탄식했다.

원청회사가 작업지시를 내렸을 경우 직접 고용해야 함에도 그들은 법을 위반해 가며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소모품으로 취급하며 지시를 내렸다. 2년 전 서울메트로 구의역 사고 때도 원청회사 사장은 벌금 1,000만 원으로 끝났다. 하청업체 사장은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19살! 채 피지도 못한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 김 군만 원통하게 죽었다. 19살 김 군 역시 24살 또 다른 김 군처럼 시간에 쫓겨 먹지 못한 컵라면이 덩그러니 작업 가방에 남았을 뿐이다.
  
1김 군이 스크린 도어 수리 도중 참변을 당한 구의역   2016년 5월 28일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 도어를 수리 중이던 19살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김 군은 지하철 역사로 진입하던 전동차에 치어 숨졌다. 김 군의 가방엔 아직 뜯지 못한 컵라면이 들어 있었다. 2인 1조 근무가 원칙이지만 항상 시간에 쫓겨 1인 근무가 일상이었다. 참변 이후 수많은 시민들이 슬픔을 같이 했고 정치권에서도 비정규직 해법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 1김 군이 스크린 도어 수리 도중 참변을 당한 구의역  2016년 5월 28일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스크린 도어를 수리 중이던 19살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김 군은 지하철 역사로 진입하던 전동차에 치어 숨졌다. 김 군의 가방엔 아직 뜯지 못한 컵라면이 들어 있었다. 2인 1조 근무가 원칙이지만 항상 시간에 쫓겨 1인 근무가 일상이었다. 참변 이후 수많은 시민들이 슬픔을 같이 했고 정치권에서도 비정규직 해법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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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에서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의 죽음은 기업에 의한 살인이다. 명백히 사회적 타살이다. 이윤만을 추구하는 회사 경영자들의 야만적이고 잔인한 사고방식이 바뀌지 않는 한 그 죽음은 매년 반복된다. 매일 평균 5명씩 산재사고로 노동자들이 작업현장에서 죽어나간다. 수십 미터 높이 조선소 배 위에서 떨어져 죽고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크레인에 치여 죽고 김용균 님처럼 기계에 빨려 들어가 참혹하게 죽는다.

매년 2000명이 산재사고로 죽는 나라! 대한민국 노동현실의 부끄러운 민낯이다. OECD 국가 가운데 산재사고 사망률 1위인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산재사고 사망자수가 EU보다 5배나 많고 영국보다 산재사망률이 무려 18배나 높다.

대한민국은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의 목숨이 1회용품으로 취급되는 나라임을 부정할 수 없다. 이름도 없이 스러져간 숱한 '또 다른 김용균들'은 도처에 깔려 있고 셀 수 없이 많다. 그동안 신문에 1단 기사로도 취급되지 못한 채 사회적 무관심 속에 죽어간 것이다. 경쟁에서 승리한 자들, 바로 '갑'들의 삶은 신문에 화려하게 펼쳐지지만 비인간적인 경쟁구조 속에서 비참하게 스러져간 '을'들의 삶엔 무뎌진 사회이다. 그게 불평등과 차별이 심화된 한국사회의 배반된 현실이다. 공장 가동의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자본가와 경영자의 이해관계가 그대로 관철되는 나라! 그게 오늘날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다.

연봉 2000만 원도 안 되는 비정규직 교수가 수두룩 존재하는가 하면 대학 정규직 교수들의 연봉은 1억에 가깝다. 마찬가지로 발전소 정규직 노동자들이 성과금 잔치를 벌일 때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은 저임금의 차별 속에 위험한 작업 공간으로 내몰리고 죽어간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산재 사고 사망자의 비율은 39.9%(2014) - 42.3%(2015) - 42.5%(2016)로 매년 증가했다. 이번 김용균 님처럼 발전소 산재사고 사망자의 92%가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였다. 사망자의 절대 다수가 압도적으로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임을 부인할 수 없다. 비정규직 하청노동자가 일회용품이자 소모품으로 취급되는 현실을 반증한다.

사회경제적 약자로서 1100만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들의 연이은 죽음이 바로 기업 살인이자 사회적 타살인 이유이다.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의 노동을 오직 값싼 상품으로 취급하는 저열하고도 천박한 모습 그 자체이다. 이는 한국사회가 약탈적 자본주의 사회로 지탱되는 불안전 사회이자 비정상적 사회임을 확인해주는 대목이다.

엄마는 아들의 작업공간이 너무 '지옥' 같아서 충격 속에 분노했다. 너무너무 화가 나서 짐승처럼 울부짖었다. 어떻게 인간의 얼굴을 하고서 이런 공간에다 사람을 집어넣고 일을 시킬 수 있는지 전율했다. '인간쓰레기!' '용서할 수 없다'고 절규했다. 그리고 '아들의 뜻을 따라 아들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기 위해 살겠다.'고 다짐했다.

목숨을 위협하는 위험한 일에 내몰리는 노동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해 엄마는 절망 가운데 일어섰다. "제 아들만의 일이 아닙니다. 국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또 다른 김용균들'이 죽지 않도록 엄마는 오늘도 온몸으로 절규하고 있다.

그리고 아들이 못다 이룬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자 또 다른 수백수천의 김용균들이 '나도 김용균이다'를 외치며 청와대로 행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원통하게 죽은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의 노동현실에 진심으로 마주할 것을 촉구했다.

억울하게 죽은 김용균 님의 죽음을 살아 있는 못난 어른들이 사회적으로 의미 있게 승화시켜야 한다.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이자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의 모습이다. 사람이 죽었는데 책임 질 줄 모르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게 그동안 한국사회의 민낯이었다.

이젠 벌금으로 끝내는 눈가림을 당장 멈추고 원청회사 대표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  징역 10년 이상으로 엄히 처벌해 보라. 그 순간 원통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은 즉시 멈출 것이다. 국회 상임위에서 잠자던 산업안전보건법이 김용균 님의 희생으로 이제야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국회의 역할이 막중하다. 징역 1년 이상으로 강화하는 정도가 아니라 징역 10년으로 원청 사업주에게 책임을 지우라! 사람 목숨 값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지 않는가!

 
책임자 처벌, 직접 고용, 12월 임시국회 내 관련법 처리를 촉구하는 피켓(분향소)  철저한 진상 규명과 원청, 하청 책임자 처벌, 비정규직 직접 고용, 산업안전보건법 개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1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촉구하는 피켓이 광화문 광장 고 김용균 님의 분향소 안에 놓여 있다.
▲ 책임자 처벌, 직접 고용, 12월 임시국회 내 관련법 처리를 촉구하는 피켓(분향소)  철저한 진상 규명과 원청, 하청 책임자 처벌, 비정규직 직접 고용, 산업안전보건법 개정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12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촉구하는 피켓이 광화문 광장 고 김용균 님의 분향소 안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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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경영자나 자본가의 이익만 대변하는 기존의 산업안전보건법은 필요 없다. 상시적으로 안전을 위협하는 업무에 대해선 원청회사가 직접 고용으로 전환하는 게 맞다. 나아가 노동자의 안전 보건의무를 원청 사업주에게 책임을 지우고 산재 사고가 발생하거나 책임을 다하지 못했을 경우 법으로 무겁게 처벌하는 게 옳다.

그렇게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을 혁신시키는 게 급선무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20대 국회의 소명은 절실함을 넘어서서 엄중하다. 따라서 반드시 약속한 대로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책임지는 방향으로 시급히 개정돼야 한다. 이번에도 차일피일 미룬다면 존재가치가 없는 국회로 전락하여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직원들이 안전한 노동환경에서 일할 때 장기적으로 노동생산성도 증가한다는 게 선진국 노동현실이 가르쳐주는 소중한 교훈이다. 당장 눈앞의 1년 당기순이익과 경영성과에 집착하여 회사를 운영할 일이 아니다. 더구나 국가기관의 관할 감독을 받는 공기업이 아닌가!

근본적으로 발전 시설 등 기간산업에 해당하는 공기업을 철두철미 국유화의 원칙에 입각하여 운영해야 한다. 그리고 획기적인 근로환경 개선으로 공기업이 모범을 보이도록 대통령은 마땅히 채근하고 독려하면서 주어진 권한을 100% 행사해야 한다. 왜냐하면 김용균의 죽음은 명백히 국가의 무책임에 따른 사회적 타살이기 때문이다.

마음이 여리고 밝은 성품의 24살 청년 노동자는 지금 우리 곁에 없다. 그러나 우리는 김용균을 떠나 보내지 않았다. 아니, 떠나 보낼 수 없다. 우리가 기억하고 우리가 행동하는 한 김용균은 우리들 삶 한가운데에서 되살아날 것이다.  우리는 지금 그의 부활을 보고 있다. 우리들 마음 속에 영원히 살아서 함께 할 것이다. 비정규직의 고통과 슬픔이 완전히 사라지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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