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언더독>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오성윤 이춘백 감독과 배우 도경수 박소담 박철민 이준혁.

21일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언더독>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오성윤 이춘백 감독과 배우 도경수 박소담 박철민 이준혁. ⓒ 정교진

 
영화의 총 프레임 수 145,440. 작화에 사용된 A3 용지 5050장. 영화에 참여한 스태프 수 178명. 제작기간 6년. <마당을 나온 암탉>으로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입증한 오성윤-이춘백 감독이 내놓은 6년 만에 신작, <언더독>이 일반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21일 서울 CGV압구정에서 제작보고회를 가졌다. 

<언더독>은 하루아침에 운명이 바뀐 뭉치와 개성 강한 친구들이 진정한 자유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그린 이야기다. 모험심 강한 신참 멍멍이 뭉치의 목소리 연기는 배우 도경수가 맡았고, 어릴 적 트라우마로 인해 인간에 대한 적개심이 강한 밤이의 목소리 연기는 배우 박소담이, 떠돌이 개 그룹의 리더 짱아에 배우 박철민, 개 농장을 운영하는 떠돌이 개 사냥꾼 역은 배우 이준혁이 맡았다. 

오성윤 감독은 SBS <동물농장>에서 본 유기견 보호소의 모습에서 <언더독>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말했다. 철창 안에 갇힌 시츄의 모습을 보면서 "저 개들도 유기견 보호소에 오기까지 누군가의 개였을 텐데,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궁금증이 들었고, 이후 조사 과정에서 10일 안에 입양되지 않으면 죽게 되는 유기견의 운명을 듣게 됐다고. 오 감독은 "10일이라는 시간 안에 저 개들을 탈출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탈출 시킨 다음에는 어디로 보낼까, 이 개들이 스스로 정체성을 찾아가며 자신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를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춘백 감독은 "개는 사람을 향해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는 존재들이다. 주인에게 버림 받고도 그 자리에서 무한정 기다리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면서 "그런 의존적인 모습보다는 주체적으로 자기 행복을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고 했다. 이어 "소시민들도 주체적인 삶을 살고 행복을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런 욕망을 개들에게 투사했다"면서 "<언더독>은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배우들 자유 연기 보고싶어서... 선 녹음 진행"
 
 21일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언더독>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오성윤 이춘백 감독과 배우 도경수 박소담 박철민 이준혁.

21일 서울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영화 <언더독>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오성윤 이춘백 감독과 배우 도경수 박소담 박철민 이준혁. ⓒ 정교진

 
<언더독>은 '선 녹음, 후 작화' 방식으로 완성됐다. 해외 애니메이션 작업에서는 흔한 일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애니메이션을 완성한 뒤 배우들의 목소리를 입히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전작 <마당을 나온 암탉>에서도 '선 녹음 후 작화' 방식이 사용됐지만, 이 때는 배우들이 콘티 비디오를 보고 녹음을 하는 방식이라 완벽한 선 녹음은 아니었다.

오성윤 감독은 "<마당을 나온 암탉> 때 그림을 미리 보여드리니 배우들이 그림을 따라 연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배우들의 자유 연기를 본 뒤 그려내고 싶어서 그림 없이 시나리오만 가지고 선 녹음을 진행했다"면서 "글만 보고 더빙해야해서 배우들이 당황스러웠을 텐데 결과적으로 더 좋은 결과가 만들어졌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언더독>으로 첫 더빙 연기에 도전한 도경수와 박소담은 이런 방식이 "어려웠지만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어 재미있었다. 나중에 내 더빙에 맞춰 그림이 표정을 짓고 대사하는 것을 보니 신기했다"고 입을 모았다. 
 

도경수는 <언더독> 참여 이유에 대해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너무 가슴 따뜻하고 행복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녹음은 익숙하지만 애니메이션 더빙은 달라 어려운 부분도 많았지만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신 덕에 잘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소담은 "목소리만으로 감정을 전달한다는 게 과연 잘될까 싶었다"면서 "해보니 더 과하게 표현해야할 때도 있었고, 너무 과하면 안 되는 지점도 있었다. 중간 지점을 찾으면서 감정을 전달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목소리를 녹음하고 들으면서 내게 이런 목소리가 있었나 싶더라. (언더독 녹음 과정은) 내 목소리를 찾아가는 시간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준혁은 "목소리 연기는 가면을 쓰는 것과 같더라. 내가 몰랐던 부분을 찾을 수 있었다"는 말로, 박철민은 "목소리만으로 표정과 눈빛을 표현해야한다는게 더빙의 어려운 점이자 매력"이라는 말로 목소리 연기의 매력을 설명했다. 

오성윤 감독은 <언더독>이 '어른도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되기보다는 '어린이도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로 표현되기를 바랐다. 오 감독은 "방학이면 디즈니, 픽사, 일본 애니메이션들이 개봉하는데, <언더독>도 이 시기에 개봉하게 됐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언더독>을 통해 새롭게 거듭날 있도록 좋은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언더독 도경수 박소담 박철민 이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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