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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사진은 지난 9월 4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외교·안보 장관회의를 마친 뒤 방북 일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사진은 지난 9월 4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외교·안보 장관회의를 마친 뒤 방북 일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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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새로운 원년이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21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문재인 정부의 통일·외교·안보분야 성과를 이렇게 한 줄로 요약했다. 이는 지난 1월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선언한 것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당시 올해를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원년"으로 선언했다.
 
"65년의 적대적 분단관계, 종식되는 단계에 접어들어"

정의용 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통일·외교·안보분야 성과를 한반도 전쟁 위험 제거와 남북관계 복원, 한반도 비핵화 협상 본격 시작, 전방위적 균형외교, 강한 안보와 책임국방 실현 등 네 가지로 정리했다.

먼저 한반도 전쟁 위협 제거와 새로운 남북관계 정립이다. 정 실장은 "그 어떤 것보다 금년에 우리 정부의 외교분야에서 가장 큰 업적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위험을 없앤 것이다"라며 "또한 합의를 바탕으로 새로운 남북관계가 정립되기 시작했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뒤 잡은 손을 들고 있다.
▲ "판문점 선언" 서명한 남-북 정상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4월 27일 오후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에 서명한 뒤 잡은 손을 들고 있다.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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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실장은 "판문점 선언에서 보듯이 남북은 앞으로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이 없도록 하겠다고 남북 정상이 선언했다"라며 "과거의 안보는 우리가 소극적이었다면 금년에 우리의 안보정책은 적극적이고 주도적이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에는 평화를 지키는 수세적 차원에서의 안보였다면 금년부터는 평화를 만들어 가는 적극적인 자세의 안보정책을 추구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전쟁 위험 제거 성과를 보여주는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했다. 지난해 북한이 핵실험 등 16회의 전략적 도발을 감행했지만 올해에는 없었다는 점, 작년에는 남북 접촉이 전혀 없었지만 올해에는 정상회담을 포함해 총 36회의 다양한 남북회담이 열린 점 등이다.

이를 근거로 정 실장은 "65년간 이어진 적대적 분단관계가 이제는 사실상 거의 종식되는 단계에 들어서 있다"라고 말했다.

"9.19 평양회담, 한반도 비핵화를 다시 확인한 역사적인 날"

특히 정 실장은 '4월 27일, 5월 4일, 9월 14일, 9월 19일, 11월 1일, 11월 7일, 12월 12일' 등을 "올해 가장 중요한 날"로 꼽았다.

4월 27일은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5월 4일에는 남북간 군사분계선에 설치한 상호비방 확성기를 완전히 철저한 날이다. 확성기 철거는 5월 2일부터 시작돼 5월 4일 마무리됐다.

9월 14일에는 북한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설치됐다. 정 실장은 "이것도 획기적인 사건이다"라며 "남북간에 처음으로 상설 대화기구를 설치한 것이다"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9월 19일은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날이다. 판문점에서 두 차례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평양선언으로 이어졌다. 정 실장은 "한반도 비핵화에 관해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어준 것을 다시 확인한 매우 역사적인 날이었다"라고 평가했다.
 
남북 군사당국이 '9·19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 차원에서 시범철수한 비무장지대 내 GP(감시초소)에 대해 12월 12일 오전 상호검증에 나선 가운데 강원도 철원 중부전선에서 우리측 현장검증반이 북측검증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리측 대표 육군 대령 윤명식, 북측 안내 책임자 육군 상좌 이종수(리종수).
▲ 남북 GP철수 현장 검증 남북 군사당국이 "9·19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 차원에서 시범철수한 비무장지대 내 GP(감시초소)에 대해 12월 12일 오전 상호검증에 나선 가운데 강원도 철원 중부전선에서 우리측 현장검증반이 북측검증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리측 대표 육군 대령 윤명식, 북측 안내 책임자 육군 상좌 이종수(리종수).
ⓒ 국방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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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부터는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 남북간 모든 적대행위가 중단됐다. 군사분계선 5km 이내 포사격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중지했고, 서해 덕적도 이북과 북한의 초도 이남 수역에서 포사격과 해상기동훈련도 중단했고, 비행금지구역도 설정했다.

11월 7일에는 비무장지대(DMZ) 화살머리 고지에서 유해발굴을 위한 지뢰제거작업을 완료하고 비무장지대 중앙에 폭 12미터의 통로를 개설했다. 정 실장은 "이것도 엄청난 역사적 사건이다"라고 평했다.

12월 12일은 남북이 비무장지대 GP(감시초소)를 시범철수하고 그것을 상호검증하기 위해 각각 11개팀 77명으로 구성된 상호검증단이 군사분계선을 서로 넘나든 날이다. 이는 '9·19 군사분야 합의서' 이행 차원에서 실행한 조치다.

정 실장은 "65년 분단사에 처음으로 남북 현역 군인들이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동시에 넘나들었다"라며 "12.12 하면 12.12 사태만 기억하는데 금년부터는 12.12 하면 비무장지대에 11개의 오솔길이 생기고 남북이 상호방문해서 상대방 GP를 검증했던 날로 기억해 달라"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 하나하나의 날이 역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날이다"라며 "따로따로 있었으면 그 해 가장 중요한 날로 됐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평화적 방향으로 진화시켜 나가기 시작"
 
2018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이 열렸던 2월 25일 오후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 문재인 대통령이 입장하며 손을 흔드는 가운데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보좌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선전부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과 박수치는 이방카, 김영철 2018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이 열렸던 2월 25일 오후 강원도 평창올림픽스타디움. 문재인 대통령이 입장하며 손을 흔드는 가운데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보좌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선전부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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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의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각각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과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남한 2월 9일과 2월 25일, 사상 처음으로 싱가포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났던 6월 12일도 '역사적인 날'로 꼽았다.

정 실장은 "5월 26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2차)은 공동선언이 없어서 카운트도 안했다"라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과거에 우리가 갖고 있던 가설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 느낀다"라며 "과거에는 쉬운 일부터 하고 그 이후에 어려운 일을 하는 선이후난(先易後難)이었는데 이제는 반대로 선난후이(先難後易)가 됐다"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과거에는 비핵화 협상을 바텀업(bottom-up)으로 했다면 이제는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한 것이 이러한 가설의 변화를 가능하게 한 것 아닌가 싶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 실장은 "우리도 쉬운 것부터가 아니라 어려운 것부터 정면돌파했다"라며 "군사분야 합의를 통해 남북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정상이 만나서 남북의 적대행위를 중단하기로 하자, 더 이상 이 땅에 전쟁이 없도록 하자고 했던 역사적인 한해였다"라고 평가했다.

정 실장은 "다시 말하면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평화적 방향으로 진화시켜 나가는 과정이 시작됐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남북관계가 전면적으로 복원됐다"는 근거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날이었던 8월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에서 남측 동생 강후남(79) 가족과 북측 언니 강호례(89)의 가족들이 대화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날이었던 8월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에서 남측 동생 강후남(79) 가족과 북측 언니 강호례(89)의 가족들이 대화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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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남북관계의 복원. 정 실장은 남북정상회담의 정례화와 함께 남쪽에서 북한을 방문한 인원이 50명에서 6300명으로 120배 늘어난 점, 북쪽에서 남한을 방문한 인원이 60명에서 800명으로 약 13배 늘어난 점 등을 들어 "남북관계가 전면적으로 복원됐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정 실장은 "9월 14일을 기해 남북간 상시협의체가 구성됐고 이산가족도 작년에 0명에서 올해 800여 명으로 늘었다"라며 "이산가족 면회소를 상설화하는 것과 화상통화, 화상편지 등도 거의 실현 단계에 와 있다"라고 전했다.

정 실장은 "작년 7월에 대통령이 독일에 갔을 때 베를린 구상을 발표했는데 그때만 해도 이게 현실화될 거라고 기대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라며 "그런데 돌이켜보면 베를린 구상에서 밝힌 대로 하나하나 금년도에 이뤄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 실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이 이런 모든 프로세스를 가능하게 한 기폭제가 된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라며 "작년 12월 19일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을 시찰하러 가는 기차 안에서 인터뷰했는데 이때 전격적으로 한미연합군사훈련 유예를 제안했고, 그 답이 올해 1월 1일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로 돌아왔다"라고 설명했다.

정 실장은 "이에 우리가 즉각 대응해서 1월 4일 한미정상회담 때 (한미연한군사훈련 유예를) 합의했고, 1월 9일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렸다"라며 "그 이후 남북관계가 굉장히 빠르게 복원됐을 뿐만 아니라 한반도에서의 평화가 정책됐다"라고 평가했다.

"한반도 비핵화 프로섹스, 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진입"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월 18일 오전 평양 시내를 카퍼레이드 하며 환영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카퍼레이드 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9월 18일 오전 평양 시내를 카퍼레이드 하며 환영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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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성과는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점이다.

정 실장은 "톱다운 방식이라 가능했고, 한미정상간 역대 가장 빈번한 접촉이 있었다"라며 "세 번은 직접 만나서 회담했고, 11번 통화했다, 이는 매달 한 번 꼴로 한미 정상간 통화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역대 전례가 없었던 빈번한 접촉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정 실장은 "또한 남북정상회담이 세 차례 열렸고, 특히 9월 평양정상회담은 매우 역사적인 의미가 많았다고 본다"라며 "9.19 평양공동선언 발표장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지도자로서는 처음 육성으로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업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것이 북한지역에서는 생방송되지 않았지만 나중에 다 보도됐다"라며 "그날 저녁에는 문 대통령이 15만 평양 시민 앞에서 '여러분 지도자와 함께 우리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그때 평양 시민들의 반응은 가히 감독적이었다"라고 전했다.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본격 제기되는 과정에서 6.12 북미정상회담도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 실장은 "한반도 비핵화 프로섹스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라며 "이제 북한도 되돌릴 수 없다고 보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정 실장은 "일본에서 발간되고 있지만 북한의 공식정책을 사전에 발표하는 매체로 종종 이용되는 <조선신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강조하면서 '4월 27일을 기점으로 시작된 새로운 역사 흐름이 역전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정 실장은 "특히 9.19 평양공동선의 한 부분으로 합의된 군사분야 합의서를 협의하고 합의내용을 이행하는 과정이 앞으로 비핵화 합의 결과를 이행하고 검증하는 하나의 모델리티(Modelity, 세부원칙)로서 참고할 만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미 공조와 동맹은 확고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 24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월 24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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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정 실장은 전방위적인 균형외교를 펼쳤고, 재외국민 권익보호 신장에도 굉장히 많이 노력했으며, 강한 안보와 책임국방을 실현한 점도 주요 성과로 꼽았다. 특별히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과의 공조를 강조했다.

정 실장은 "나름대로 균형있고 당당한 외교를 펼쳤다"라며 "한미동맹 기조를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더욱 강화시켰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한미간 여러 가지 오해도 있고, 걱정도 많지만 한미간 공조체제는 확고하고 동맹관계도 확고하다"라며 "그 누구도 그것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저도 (미국의) 제 카운트 파트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고, 우리 역사장 청와대 안보실장과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만나고 통화한 적은 없을 것이다"라며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은 통화하고 지내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두 정상간의 교류는 말할 것도 없다"라며 "한미간에는 남북간의 발전과 북미간 협상의 관계가 선순환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고, 이런 토대 위에서 공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미국 철장 232조 관세도 면제받았고, 9월에는 다들 어렵다고 생각한 FTA 개정 협상도 마무리지었고,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서도 우리만 예외를 인정받았다"라며 "이렇게 한미 간 어려운 현안들도 매우 슬기롭게 양측이 잘 헤쳐 나갔다"라고 평가했다.

정 실장은 "중국·일본·러시아와의 관계도 확실하다"라며 "최소한 북한에 대한 정책에서 세 국가가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태그:#정의용, #통일.외교.안보 분야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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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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