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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종교가 역할 해야 할 명분일 수도 있습니다. 종교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가 많다는 것은 종교가 할 수 있는 역할도 그만큼 많을 수 있다는 이야기일 겁니다. 

세상에는 아프고 힘든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인생 팔고(八苦)라는 말까지 들먹이지 않아도 너무 많고 많습니다. 그 많고 많은 아픔 중에서 가장 아프고 힘든 것은 역시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맞닥뜨려야 하는 슬픔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부모형제를 잃어도 아프고 사랑하는 친구를 잃어도 슬픕니다. 그러함에도 가장 큰 아픔, 자식을 앞세워야 하는 비극은 피상적으로만 아픈 막연한 아픔이 아니라 누구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큰 아픔, 누구라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원초적 아픔이고, 슬픔이고, 고통입니다.

그런데 이런 슬픔, 자식 잃은 부모들이 가슴 시커멓도록 새겨내도 쉬 덜어지지 않는 불행은 부처님이 살아계실 때도 있었습니다.
 
경전을 보면, 아이를 잃고 고통스러운 나머지 정신을 놓은 엄마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이 엄마는 죽은 아이를 등에 업고 살릴 수 있는 사람을 찾아 헤매다가 부처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을 붙들고 하소연하며 아이를 살려 달라고 울부짖었습니다. - <기쁨의 세포를 춤추게 하라> 083쪽
 
<기쁨의 세포를 춤추게 하라>
 
<기쁨의 세포를 춤추게 하라> / 글·그림 정연 재마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8년 12월 7일 / 값 17,000원
 <기쁨의 세포를 춤추게 하라> / 글·그림 정연 재마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8년 12월 7일 / 값 17,000원
ⓒ 불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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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세포를 춤추게 하라>(글·그림 정연 재마, 펴낸곳 불광출판사)는 동국대학교에서 실천불교로 석·박사과정을 마친 저자가 템플스테이서 맞닥뜨린 사람들과 더불어 실천하며 영글어 낸 경험담, 병동에서 만난 아픈 사람들에게 건강한 행복을 열어가는 열쇠로 쥐어주며 체험하였던 소마 사무량심 명상법을 길라잡이 해주고 있는 내용입니다.

소마(soma)란 '총체적인 생명체'라는 뜻으로, 기능적으로 충만하게 살아 있는 몸을 말한다고 합니다. 사무량심은 네 가지 거룩한 거처라고도 부르는데, 행복의 씨앗인 이 사무량심이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해주는 영양분은 보시布施, 애어愛語, 이행利行, 동사同事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작고 약한 동물을 이루고 있는 최소 단위도 세포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크고 힘센 동물을 구성하고 있는 최소 단위 또한 세포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세포는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을 만큼 작습니다. 그렇게 작은 게 세포이지만 이 세포가 건강하지 않으면 커다란 덩치를 가진 동물이나 사람 또한 건강할 수가 없습니다. 병들어 골골 거리느라 불행하고, 허약해 비실대느라 고통스러워합니다.

1초에 30커트 정도를 찍을 수 있는 일반 카메라로 찍은 동영상에서는 벌총새의 날갯짓을 제대로 볼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1초에 수백 내지는 수천 커트를 찍을 수 있는 특수카메라로 찍은 동영상이라면 날갯짓을 하는 횟수는 물론 날갯짓을 하는 동안에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동작이나 행동까지도 낱낱이 볼 수 있습니다. 그 작은 벌총새가 그렇게 멀리까지 날 수 있는 현실적 비법까지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사람의 삶에서 행과 불행을 가르는 생각이나 마음도 세포나 벌총새의 날갯짓과 마찬가지입니다. 일반카메라로 찍은 동영상처럼 뭉뚱그려서 보는 마음에서는 힘들고, 아프고, 불행한 원인이 보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천분의 1초를 꿰뚫어 기록할 수 있는 초고속카메라처럼 살필 수 있다면 자신의 마음을 힘들고, 아프고, 불행하게 하는 찰나의 원인까지도 세세히 살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멈춰 바라보고, 현실 직시하며 느낄 수 있는 건강한 세포

진단이 정확해야 처방이나 치료 또한 정확하고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 책, <기쁨의 세포를 춤추게 하라>는 마음의 세포를 건강해 줄 수 있는 양분의 포대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뭉뚱그려만 봐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마음 세포까지를 낱낱이 관찰하며 캐어할 수 있는 능력을 훈련하며 점검하고, 배양하며 향상시킬 수 있는 지혜를 하얀 눈 위에 꾹꾹 찍어 놓은 발자국처럼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내용입니다.
 
내 생각이 옳다는 것을 끝없이 주장하고 싶을 때, 자신이 싫어지고 미워질 때, 주변과의 관계가 힘들 때, 내가 너무 못난 사람 같다는 생각으로 고통스러울 때, 우울할 때, 내가 너무 잘났다는 생각이 가득할 때, 외로울 때, 그리고 누군가가 자꾸 미워질 때, 이 경배와 공경의 움직임을 해보시기를 권합니다. 최소 21일에서 100일 동안 해보시면 분명히 좀 더 사랑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기쁨의 세포를 춤추게 하라> 255
 
아이를 잃은 고통에 정신까지 놓아버렸던 엄마에게 죽음과 질병, 그 어떤 고통에도 무너지지 않는 초월의 행복에 도달할 수 있도록 했던 부처님의 가르침은 현실을 자각하며 직시하는 것으로부터의 출발이었습니다.

병들어 아프고, 슬퍼서 힘든 사람은 춤추지 않습니다. 병들어 약해진 세포도 춤출 수 없고, 마음의 세포가 허약해진 사람도 결코 춤을 출 수가 없습니다. 누구나 갖고 있는 게 자신에 대한 치유 능력입니다. 멈춰 바라보고, 현실을 직시하며 느낄 수 있는 건강의 세포는 소마 사무량심 명상을 통해 발아시키고, 건강하게 양성시킬 수 있을 겁니다.

명상을 해본 사람, 명상을 해보지 않은 사람, 가만히 앉아 있는 게 힘든 사람, 집중력이 부족해 명상과는 거리와 멀다고 생각하는 사람 구분하지, 네 가지 고결한 마음 수행과 몸 치유 명상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몸·마음 치유 명상을 이 책에서 어렵지 않게 안내받게 될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기쁨의 세포를 춤추게 하라> / 글·그림 정연 재마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8년 12월 7일 / 값 17,000원


기쁨의 세포를 춤추게 하라 - 몸과 마음을 함께 돌보는 소마 사무량심 명상

정연 재마 스님 지음, 불광출판사(2018)


태그:#기쁨의 세포를 춤추게 하라, #정연 재마 , #불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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