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축구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의 비효율적인 규정들을 수정하고, 선수와 클럽의 편의를 위한 변화를 도입하는 것이다.

지난 19일(한국 시각) FA(잉글랜드 축구협회)는 FA컵에서 16강부터 재경기를 폐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FA 측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각 리그 등으로 많은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혼잡을 막기 위해 도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까지 FA컵은 첫 경기에서 무승부가 발생할 경우 홈팀을 변경해 재경기를 치렀다. 이는 이미 다른 리그보다 일정 부담이 큰 잉글랜드 클럽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규정이었다. 이번 시즌부터는 재경기 없이 연장전으로 돌입한 이후, 연장전에서 승부가 나지 않을 경우 승부차기를 진행하기로 했다. 더불어 윈터 브레이크 도입의 영향으로 주말에 진행하던 FA컵을 다음 시즌부터는 평일에 진행하기로 했다.
 
손흥민의 50m 질주 '슈퍼골'…토트넘, 첼시에 3-1 승리 손흥민(토트넘·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11월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첼시와의 홈 경기에 선발 출전, 후반 9분 상대 팀 수비를 뚫고 약 50m를 질주해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이 골로 손흥민은 팀의 3-1 승리를 견인했다.

▲ 손흥민의 50m 질주 '슈퍼골'…토트넘, 첼시에 3-1 승리 손흥민(토트넘·오른쪽 두번째)이 지난 11월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2019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첼시와의 홈 경기에 선발 출전, 후반 9분 상대 팀 수비를 뚫고 약 50m를 질주해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이 골로 손흥민은 팀의 3-1 승리를 견인했다. ⓒ EPA/연합뉴스



사실 올 시즌 프리미어 리그 변화의 시작은 '윈터 브레이크'라고 불리는 겨울 휴식기 도입부터였다.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지난 5월 처음으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 윈터 브레이크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구단들은 다가오는 2019-2020 시즌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윈터 브레이크를 가진다.
  
프리미어리그는 유럽 리그 중 유일하게 겨울 휴식기 없이 리그를 진행해왔다. 프리미어리그는 FA컵 이외에도 EFL 카라바오컵(리그컵)이 존재하기 때문에 다른 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정이 더욱 빡빡했다.

다른 유럽 리그들은 윈터 브레이크를 통해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클럽들은 이를 이용해 따뜻한 지역으로 짧은 전지훈련을 다녀오는 등 일정을 조정했다. 이는 선수들의 부상 위험을 줄이고 전체적인 피로도를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부진한 것과 최근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챔피언스리그에서 고전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윈터 브레이크의 부재라는 분석도 나올 정도였다. 이번 변화는 선수들의 부상 방지와 구단들의 일정 조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리버풀 샤키리(오른쪽)가 17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8-2019 프리미어리그 맨유와 홈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리버풀 샤키리(오른쪽)가 17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8-2019 프리미어리그 맨유와 홈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VAR(비디오 판독 시스템)도 올해부터 도입된다. 유럽 4대 리그 중에서는 스페인 라리가가 가장 먼저 이번 시즌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아직 프리미어리그는 VAR을 도입하지 않았다. 현재 잉글랜드에서는 FA컵과 카라바오컵에서만 시범적으로 VAR을 운영하고 있다.

VAR은 오심을 줄이기 위한 제도지만 경기의 흐름을 끊는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 4월,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이 VAR에 반대 표를 던지면서 결국 이번 시즌에는 VAR이 도입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까지 오심 논란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지난 11월 15일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홈페이지를 통해 "20개 팀이 VAR 도입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챔피언스리그도 다음 시즌부터 VAR을 시범 도입한다.

잉글랜드 축구는 보수적이기로 유명하다.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 데다 축구종가라는 자존심도 강하다. 하지만 클럽들과 선수들은 잉글랜드의 구시대적인 제도와 선수 보호를 고려하지 않는 경기 일정 등을 지적해왔다.

결국 FA는 잉글랜드 클럽들의 일정과 잉글랜드 대표팀 등을 고려하여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기로 결정했다. 앞으로 변경되는 규정에 따라 프리미어리그의 양상이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해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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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5기 서서빈
축구 해외축구 E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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