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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람객들이 샘표 이천공장내'샘표 스페이스'에서 전시중인 한지민 작가, 김수현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관람객들이 샘표 이천공장내"샘표 스페이스"에서 전시중인 한지민 작가, 김수현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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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익숙한 주변의 사물들은 우연한 기회에 불현듯 나의 시야 안에 들어온다. 작업대 위에 놓은 커피컵과 공구들, 작업실 한쪽에 걸린 옷가지들… 하나의 대상에 깊게 몰두하게 될 때면 익숙했던 주변의 일상 사물이 툭하니 나에게 문제를 던져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당연히 그들을 기록해야 한다고 마음먹었고 이를 구체화시키는 과정에 이른다. -김수현의 <작가노트> 중에서-
 
이천시 호법면에 위치한 '샘표 스페이스'에서 젊은 작가 두 명의 전시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수현 작가, 한지민 작가의 전시회다. 지난 12월 4일부터 오는 2019년 1월 1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 주제는 '본질의 회복'이다. 
 
관람객들이  '샘표 스페이스'에서 판화와 와이어 드로잉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관람객들이 "샘표 스페이스"에서 판화와 와이어 드로잉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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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작가는 철사 드로잉(와이어 드로잉)으로 우리 일상에서 익숙한 사물을 조명한다. 자전거, 옷걸이, 침대, 가방 등 익숙한 사물의 한 단면을 그대로 그려냈다. 그 속에 숨은 의미나 감정은 찾기 어렵다. 그래서 작품앞에 멈추게 된다. 단단하고 차가우면서도 유연한 철사를 구부리고 펴고 엮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한 작품을 찬찬히 들여다본다. 친숙하여 귀 기울이지 못했던 사물이 보내는 느린 숨소리, 사물이 전하는 내밀한 이야기에 감응한다.

한지민 작가는 리놀륨 판에 인간과 새를 조합한 독특하고 새로운 이미지를 형상화했다. 두상은 새의 형상, 신체는 인간의 형상을 한 부조 판화 작품을 선보였다. 작품에서 드러나는 괴기스러움은 인간의 실존 의미, 인간의 불완전한 정체성에 대한 물음으로 연결된다. 작업의 근간은 새를 통한 고대 신앙, 즉 토템(totem)과 샤먼(shaman)이다.

한지민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나의 작업은 불현듯 떠오르는 불분명한 감정들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숨겨진 세계에 퍼즐 조각을 찾아다니는 방랑자처럼 때론 희뿌연 기억의 편린들과 그 순간의 감정에 매달려 있지만 언젠가 그 모든 것들에서 자유로워지길, 그 너머에 존재하는 근원적 세계와 만날 수 있기를 바라본다"라고 말한다.
 
'샘표 스페이스'에서는 미술작품 감상 및 72년 발효과학, 샘표 간장의 변천사를 알 수 있다.
 "샘표 스페이스"에서는 미술작품 감상 및 72년 발효과학, 샘표 간장의 변천사를 알 수 있다.
ⓒ 김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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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한지민, 두 작가의 작품 세계는 상이하지만 본질 회복으로 통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서명숙(48. 이천시 신둔면)씨는 "지역에 있는 기업이 제품 생산에서 그치지 않고 공장 내에 복합문화 갤러리를 운영하는 것은 직원과 지역주민을 위한 따뜻한 배려라고 생각한다"며" 직원들이 점심 시간에 편하게 문화생활을 누리고 있어 좋아보인다. 샘표 공장이 서울 창동에 있던 시절 그 근처에서 살았는데 그 당시 사진을 볼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한편 '샘표 스페이스'는 샘표식품(주)(대표 박진선)이 지난 2004년 샘표 이천공장내에 '예술과 공장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문을 열었다. 그 이후 주제를 달리한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미술작품 전시를 비롯해 퍼포먼스, 이벤트 등을 실시하며 예술을 통해 직원 및 지역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작가들에게는 작품 전시 공간을 제공한다. 72년 발효과학, 샘표 간장의 변천사도 알 수 있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운영. 주말 및 공휴일은 휴관. 관람료는 무료다.

태그:#샘표 스페이스, #철사 드로잉, #판화 , #기업의 사회공헌활동, #예술과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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