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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한 해가 지나간다. 다사다난했던 2018년. 해낸 것도 없진 않지만, 못한 것, 아쉬운 것들이 더욱 떠오른다. 올해의 아쉬움을 내년에는 꼭 만회하리란 다짐으로 일찍부터 새해 계획을 쓰기 시작한다.

그런데 문득 이런 의문이 든다. '올해 계획은 뭐였더라?' 분명 작년 이맘때도 새해 계획을 세웠는데, 잘 기억 나지 않는다. 그만큼 나는 실천은커녕 계획을 잊고 살았던 것. 그래, 계획만 세운다고 되는 게 아니지. 이번에는 꼭 달라야 한다.

신간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은 그런 목마름을 채우고 싶어 읽은 책이다. "인간의 모든 생각과 행동에는 심리학이 뿌리박고 있다"는 첫장의 말이 구미가 당겼다. 쭉 훑어보니, 심리학 초보도 읽기 쉽게 사례도 풍부하다.

의지보다는 긍정하는 상상력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이영직 저. 2018.12 출간.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이영직 저. 2018.12 출간.
ⓒ 스마트비즈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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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들은 긍정적인 상상이 의지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의지나 결심은 자율신경을 긴장시켜 오히려 방해될 수 있지만, 긍정적인 상상은 긴장을 풀어주기 때문에 훨씬 더 효율적이다. 세상은 결심한 대로가 아닌, 생각한 대로 된다." (p.152)

새해 의지를 다지기 위해 읽었건만, 심리학은 의지를 내려놓길 권한다. 과한 의지가 도리어 긴장 상태를 조성해 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다. 생각해보면, 나는 의지가 강할 때일수록 포기도 빨랐다. 계획이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계획에 금이 가고 말았다는 낙심에 스스로에게 화도 나고, 그러다 이내 포기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래서 책은 삶을 긍정하는 상상력을 키우라고 말한다. '난 기필코 성공해야 해'라며 의지만 내세우는 것보다는 '괜찮아, 잘 될거야'처럼 보다 널널한 낙관이 더 효율적이란 것이다. 처음 듣는 말은 아니지만, 심리학이란 옷을 입으니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  

책은 마라톤의 역사를 실례로 든다. 한때 학자들이 지정한, 인간의 신체능력으로 가능한 마라톤 완주 시간의 한계는 2시간 30분이었고 한다. 당시 마라톤 챔피언의 기록이 2시간 55분인 데에서 착안한 숫자다. 실제로 17년 동안 몇몇 선수들이 2시간 30분에 근접했을 뿐, 넘어선 이는 없었다. 그런데 한 선수가 2시간 29분을 기록해 마의 벽을 깨자, 그 해 2시간 30분을 깬 선수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에 마의 벽은 2시간 10분으로 변경됐고, 14년 동안 그 벽은 깨지지 않았다. 그런데 또 2시간 9분을 기록한 선수가 한번 나오자마자 곧장 기록을 넘는 선수들이 등장했다. 현재는 2시간 1분이 세계 신기록이다. 미리 한계를 긋는 부정적 생각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리고  할 수 있다는 낙관이 얼만큼 힘을 지니는지 보여준다.

'율리시스 계약'을 활용하라

또 책은 새해 계획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율리시스 계약'을 소개한다. 사이렌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스스로 몸을 묶은 그리스 신화 속 인물에서 이름을 딴 이 용어를 책은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현재의 나를 묶어 미래의 나를 살리는 법칙" (p.86)

책에 소개된 미국 듀크대학의 실험을 보자. A반 학생들에게는 과제 a, b, c 세 개를 학기가 끝나기 전까지만 제출하도록 한 반면, B반에게는 똑같은 과제 a, b, c이지만 각각의 마감 기한을 학생 본인들이 자율적으로 정하고, 이를 교수에게 미리 고지하도록 했다. 결과는 B반이 A반보다 과제의 질이 월등히 높았다.

A반 학생이라고 계획을 세우지 않은 건 아닐 것이다.  하지만 A반 학생은 본인만 자기 계획을 알고 있었던 반면, B반 학생은 자기 계획을 교수에게 공유한 탓에 기한 내에 각각의 과제를 낼 수밖에 없었다. 차이는, 계획을 본인만 아느냐, 아니면 타인에게 공개해 '개인의 다짐'을 '공개적인 약속'으로 발전시키느냐에 있다.

새해 다짐 역시 율리시스 계약을 적용할 수 있다. 새해 계획을 내 메모장에만 적어둘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다니자. 그러면 계획을 어길시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그것이 두려워서라도 계획을 지키게 된다. 스스로를 묶어 미래의 나를 살리는 것이다.

이밖에도 이 책은 마음의 작동 원리를 심리학으로 흥미롭게 풀어낸다. 나의 마음을 잘 다스리는 법은 물론, 타인의 내면을 내다보는 '마음의 시력'도 기를 수 있다. '심리학으로 보는 가게 명당'처럼 무척 현실적인 팁도 알려준다. 새해 준비로 세밑을 갈무리하고자 하는 분들께 추천한다.    

행동 뒤에 숨은 심리학 - 카오스부터 행동경제학까지, 고품격 심리학!

이영직 지음, 스마트비즈니스(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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