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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러기 공유경제 vs. 진짜 공유경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와 택시업계, 택시노조의 18일 만남에도 불구하고 카카오 카풀과 택시업계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주주협동조합(소주협)은 "일부 기업의 배만 불리는 '부스러기 공유경제(Share-the-scraps Economy)'를 대체해 생산자나 서비스 제공자 그리고 소비자와 기업이 모두 상생하고 이익을 나눌 수 있는 '진짜 공유경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소주협은 2013년 소비자가 주주가 돼 '착한 기업'을 키우자는 뜻으로 결성된 협동조합이다. 

<한국일보> 기자 출신의 원인성 소주협 대표는 18일 서울 광화문 소주협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공유경제는 이제 먼 나라 얘기가 아니며, 최근 일어난 택시기사 분신 사망은 이른바 공유경제를 내세운 기업플랫폼의 등장과 기존 산업과의 충돌이라는 사회·정치적 문제로도 비화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원 대표는 "오는 20일 택시기사들이 예고한 대규모 집회는 공유경제를 앞세워 이익을 창출하려는 플랫폼 신사업과 기존 택시산업의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현장이 될 것"이라면서 "독점 플랫폼이 아닌 공유 플랫폼이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스러기 공유경제'란?

전 미국 노동부 장관이자 UC버클리대학 교수인 로버트 라이시가 쓴 말로 노동자에게 부스러기같은 이익만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한 표현
소주협은 "카카오 카풀이 시행돼 많은 택시기사들의 살림살이가 궁핍해지고 일자리를 잃는다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더구나 그들의 줄어든 수입이 카카오의 대주주들을 배불리는 것이라면 그런 어설픈 공유경제는 '부스러기 경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카풀 논란' 해결방안 5가지

이에 따라 소주협은 "최근 택시업계·카카오카풀의 갈등을 넘어서 택시업계가 신사업과 공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진짜 공유경제밖에 답이 없다"며 "소비자와 생산자 혹은 서비스 제공자를 이어주고, 거기에 따른 이익과 정보를 플랫폼 제공자가 독과점하는 것이 아닌, 참여자들이 골고루 나눌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공유경제가 펼쳐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소주협은 진짜 공유경제, 공유경제플랫폼 관점에서 카카오 카풀 논란 해결 방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1. 카카오 카풀 플랫폼에 택시기사들도 참여. 즉, 플랫폼의 공유.

2. 카풀 이용승객의 콜이 있을 경우 택시기사에 우선 연결권을 부여. 일정 시간 이내 연결되지 않거나 이용승객이 일반 운전자를 원하면 바로 일반 운전자와 연결 :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 출퇴근-귀가 전쟁을 완화하고, 택시기사들은 합법적 합승으로 수익 증대 가능. 

3. 요금과 수수료율 등을 정하는 과정에 카카오, 택시기사, 일반운전자,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기구를 의무화. 카카오 플랫폼이 독점체제가 되면 카카오 마음대로 올릴 것은 자본의 생리상 당연한 이치로 이를 막기 위한 대비책 필요.

4. 택시기사, 일반운전자, 시민 등도 소액주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 개방. 플랫폼은 이들 모두의 참여로 가치가 커지는 것인 만큼 이익도 공유하도록.

5. 카카오가 시장원리에 어긋난다며 거부할 경우 택시기사와 일반운전자, 시민, 기업 등이 자본을 모아 카풀 공유플랫폼을 만들고, 정부-지자체가 적극 지원하는 방안 모색. 카카오 독점플랫폼과 신규 카풀 공유플랫폼이 시장에서 경쟁. 시장원리에 따라 소비자에게 선택권 제공.


결국 서비스 제공자 혹은 생산자(기업+종사자)·소비자·일반 시민 등이 모두 참여해서 만든 공유플랫폼으로 생산과정과 소비과정을 그리고 효용, 가치와 이익까지 나누는 상생의 길을 모색하자는 뜻이다.

택시업계와 카카오카풀 간 갈등에 대해 소주협은 앞서 언급한 해결책 이외에도 ▲ 법인택시 사납금 제도 폐지 ▲ 불친절 택시기사 퇴출 및 자질 향상 ▲ 휘발유 등 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차량의 카풀 참여 제한 및 전기차 확산 촉진 등을 제시했다.

카풀업체 측의 규제 완화나 택시업계 측의 카풀 금지는 일부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다른 문제를 발생시킬 소지가 높은 반면 공유플랫폼의 구축은 제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이라는 게 소주협의 결론이다.

소주협은 "카카오카풀이 공유플랫폼으로 바뀌게 될 경우 ▲ 택시기사·일반운전자·시민 이익 공유 ▲ 합리적 요금 결정 ▲ 공차율 저하 ▲ 사납금 폐지로 택시기사 소득 증가 ▲ 전기차 증가 등으로 환경 개선 등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은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3 간담회실에서 '공유경제와 공정경제의 만남-공유플랫폼기업 육성법 검토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한다.

소비자주주협동조합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토론회를 앞두고 홍 의원은 "기존 공유경제에서는 플랫폼의 소유와 그에 따른 혜택은 소수의 사업자가 독점하는 구조를 보여 왔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는 그 도입조차도 지체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은 폐단을 줄이고 새로은 성장 동력 구축, 신규 일자리 창출, 진정한 공정경제를 이끌어 포용적 성장을 이루게 만드는 공유플랫폼기업 육성법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태그:#소비자주주협동조합, #공유경제, #공유플랫폼, #카카오카풀, #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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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Bella Vita! 인생은 아름답다며, 글쓰기로 먹고 살기 위해 애쓰는 여러분의 이웃입니다. 세계일보, 머니투데이, 한경비즈니스, 이코노미조선 등에서 기자로 일했습니다. 2019년 '아산문학' 공모전에서 '그는 제바닷타였을까'라는 단편소설로 대상을 받고, 전업작가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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