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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에 토사가 씻겨나간 작은 웅덩이 부근에서도 공사 당시 쌓았던 것으로 보이는 마대자루가 드러났다.
 장맛비에 토사가 씻겨나간 작은 웅덩이 부근에서도 공사 당시 쌓았던 것으로 보이는 마대자루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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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상류에서 4대강 사업 당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공사 자재가 대거 발견됐다. 하천 물막이 공사 때 사용했던 잔류물로 보인다.

18일 모니터링을 위해 찾아간 세종보에는 진눈깨비가 휘날리고 있었다. 수문이 개방되면서 상·하류에 크고 작은 모래톱이 생겨났다. 왜가리, 백로, 오리들이 모래톱 끝자락에 둥글게 모여 있었다. 하천가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조류인 할미새도 보였다.
 
수문이 전면 개방된 세종보 상·하류에는 크고 작은 모래톱이 형성되고 있다.
 수문이 전면 개방된 세종보 상·하류에는 크고 작은 모래톱이 형성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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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처음으로 수문을 개방한 후 지난봄부터는 수문이 눕혀진 상태로 개방되고 있다. 세종보 좌안부터 콘크리트 고정보가 있는 곳까지 상류는 모래와 자갈이 퇴적된 상태로 수력발전소 쪽으로만 물길이 흐르고 있어 좌안을 통해 보 안쪽까지 진입이 가능한 상태다.

세종보 가동보에는 수달과 물새들의 배설물도 보였다. 퇴적토가 쌓이고 있는 상류로 걸어서 들어갔다. 채 펄이 씻기지 않은 곳에서는 진흙이 쌓여 질퍽거렸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고운 모래밭이 널따랗게 펼쳐져 있고 야생동물의 발자국이 찍혀 있었다.

30~40개의 마대자루들... "공사 때 철거 안 하고 물 채운 듯"
 
장맛비에 토사가 씻겨나간 작은 웅덩이 부근에서도 공사 당시 쌓았던 것으로 보이는 마대자루가 발견됐다.
 장맛비에 토사가 씻겨나간 작은 웅덩이 부근에서도 공사 당시 쌓았던 것으로 보이는 마대자루가 발견됐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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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에 토사가 씻겨나간 곳에서 많은 양의 마대자루가 발견됐다.
 장맛비에 토사가 씻겨나간 곳에서 많은 양의 마대자루가 발견됐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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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갈이 쌓이고 물길이 생긴 곳에서는 공사 현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찢어진 마대자루(폴리프로필렌 polypropylene)가 간간이 보였다. 장맛비에 상류에서 떠내려온 것으로 생각했는데, 안쪽으로 갈수록 그 수가 더 많았다. 자갈이 가득 채워진 마대자루 끝이 로프로 묶인 것까지 있었다. 육안으로 확인된 것만 30~40개이고, 자루가 둔덕처럼 쌓인 형태를 감안하면 그 밑에는 더 많은 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길이 새로 난 곳에는 촘촘하게 쌓은 것처럼 많은 양의 마대자루가 묻혀 있었다. 좌안 끝부터 물길이 흐르는 우안까지 꼼꼼하게 조사했다. 세종보 상류 30m 상류부터 50m 사이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됐다. 일부 마대자루는 찢어지고 삭아서 너덜너덜해진 상태로 보아 세종보 공사 당시에 쌓아 놓았던 (임시물막이) 가물막이로 보였다. 준공 이후 상류에 가물막이를 설치한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2009년 공사 당시부터 취재를 해오고 있는 기자는 당시 찍었던 항공사진을 통해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2010년 5월 26일 기자가 비행기를 타고 찍은 사진을 보면 세종보 공사를 하면서 물길을 차단하기 위해 빙 둘러서 마대로 쌓아 놓은 것을 확인했다.
 
지난 2010년 5월 26일 비행기를 타고 찍은 사진. 세종보 공사 당시에 빙 둘러서 마대자루를 쌓은 것이 확인됐다.
 지난 2010년 5월 26일 비행기를 타고 찍은 사진. 세종보 공사 당시에 빙 둘러서 마대자루를 쌓은 것이 확인됐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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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내려다본 세종보 상류. 빨간 박스 30~50m 사이에서 마대자루가 발견됐다.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내려다본 세종보 상류. 빨간 박스 30~50m 사이에서 마대자루가 발견됐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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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 세종보 사업소에 기자가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현장 조사를 요구했다. 이 담당자는 "준공 후 상류에서는 가물막이 공사를 하지 않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철거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공사 당시 세종보 상·하류에 자갈과 모래를 채운 포대자루를 쌓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공사가 끝나고 철거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지금 상태로 본다면 그대로 물을 채운 것으로 보인다. 4대강 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속도전으로 밀어붙이면서 시공사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은 그대로 방치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빠른 현장 조사를 통해 철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009년 5월 착공한 세종보는 2177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건설했다. 총 길이 348m(고정보 125m, 가동보 223m), 높이 2.8~4m의 저수량 425㎥의 '전도식 가동보'로 대우건설이 시공하여 지난 2012년 6월 20일 준공했다.

하지만 완공 5개월 만에 수문과 강바닥 사이에 쌓인 토사가 유압장치에 끼는 결함이 드러났고, 한겨울에 잠수부가 동원되어 보수하기도 했다. 이후 해마다 2~3월과 9~10월이면 점검과 유지보수를 3~4차례씩 하고 있다.

당시 정부는 시공사인 대우건설에 훈·포장을 수여한 바 있다. 세종보는 하자보수 기간에서도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 왔다. 공주보 5년, 백제보 10년인 방면 세종보는 3년으로 이후부터는 세금으로 유지보수가 진행되고 있다.

'최첨단 가동보'라 자랑하는 정부와는 달리 툭하면 고장나는 세종보를 환경단체는 고철 덩어리로 부른다. 문재인 정부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조사에서 철거 1순위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태그:#4대강 사업, #세종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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