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검이 데뷔 7주년 기념으로 부른 '사랑, 어른이 되는 것' 이란 곡이 화제다.  

소리 소문 없이 좋은 음악을 부지런히 발표하는 '가요계 감성 싱어송라이터' 더필름이 지난 8일 싱글 <입김>으로 돌아왔다. 지난 10월 싱글 <뉴욕에서 온 편지> 이후 단 2개월 만에 컴백한 것이다.  

연예인이라기보다 스튜디오 뮤지션에 가까운 그는 큰 홍보 없이 좋은 음악을 꾸준히 만들어낸다. '믿고 듣는' 뮤지션이자 부지런하고 성실한 감성 뮤지션이다. 그래서 많은 연예인들이 그의 음악을 친분 없이 즐겨 듣고 올려 둔다. 앞서 말한 박보검은 '사랑, 어른이 되는 것'을, 수지는 '예뻐'를 추천곡으로, 이현우씨는 '우리 다시 연락해요'를 인스타그램에 게재하기도 했다. 배우 문근영씨도 더필름 음악을 팬들에게 소개한 적이 있다.  

그는 유명 가수 김형중, 테이, 김연우 영화배우 하지원 등에게도 곡을 주고 음반 작업을 한 바 있다. 더필름은 글에도 재주가 있어 '쏟아지는 밤(RHK 코리아)',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바다봄)' 등 두 권의 에세이를 내기도 하였다. 또한 유명 케이블 예능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프런코)'의 시즌 1 음악감독을 하면서 팔방미인의 표본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시애틀뮤직이라는 레이블을 세우고 좋은 가수들을 키우고 있기도 한 더필름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작업실에서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였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프로듀서 더 필름 더 필름은 싱어송라이터, 레이블대표, 작가까지 하고 있는 이 시대의 보기 드문 만능 엔터테이너다.

▲ 프로듀서 더 필름 더 필름은 싱어송라이터, 레이블대표, 작가까지 하고 있는 이 시대의 보기 드문 만능 엔터테이너다. ⓒ 시애틀뮤직

  
- 기존에 컴백하던 시기보다 2개월 만에 빠른 컴백을 하였습니다. 그간 근황이 어떻게 되나요? 
"그간 근황은 음원사이트가 말해줍니다(웃음). 사실 요즘 음악계는 오래 쉬면 잊혀지기 때문에 큰 홍보를 하지 않았지만 꽤 부지런히 음원들을 발매해 왔어요. 그밖에 페스티벌이나 공연 등을 해왔습니다. 작년엔 부족한 데도 불구하고 책을 내자는 제의를 받아 일 년 동안 책의 글을 다듬으며 시간을 보내기도 했네요."   

- 이번 발매한 <입김>은 어떤 곡인가요? 
"일종의 겨울 근황이랄까요. 저는 유명한 사람보다 '생활 밀착형 뮤지션'이 되고 싶은데요. 제가 잘 쓸 수 있는 소재가 사랑 말고는 많지가 않아요. 대신 계절에 맞는 사랑에 관한 색깔을 담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예상하셨겠지만 겨울은 '입김'이 나오기 시작하는 계절이죠. 최대한 악기를 줄이고 담백하게 부르려고 노력했어요. 원래 발표하려던 다른 곡이 있었는데, 발표 3주 전에 부쩍 추워진 날씨에 새벽 편의점을 나갔다가 하얀 입김을 보고 악상이 떠올라서 급하게 기타를 녹음하고 노래를 불렀습니다. 추운 날씨에 감사해야 할 것 같아요."   

- 저도 너무 잘 들었는데 가장 '더필름'다운 음악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번 앨범에는 음원에서 어떤 톤을 만들고 싶었는지 궁금하고, 믹싱하는데 있어서 어디다 중점을 두고 작업했는지 궁금합니다. 
"가끔 '더필름스러운 음악이다'라는 말을 듣곤 합니다. 저는 그저 제 색깔을 담아내기에 모든 음악이 더필름스럽다고 생각하는데, 가끔 청자들이 유독 '더필름답다'는 말씀을 해주실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어떤 곡을 저답다고 하셨나' 찾아보면 악기 구성을 심플하게 해서 '목소리'나 '가사'에 집중한 곡들에 '더필름스럽다' 생각해 주시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다양한 음악을 하고 있는데, 좋아해 주시는 곡들이 보면 다 조용하고... (웃음) 속삭이고... 사실 제 음악에는 록(Rock)도 있고 매우 펑키한 곡이나 재즈, 가스펠 같은 곡도 있습니다.  

믹싱은 의도된 톤을 가지고 작업하는 건 아니구요. 저의 음악을 가장 잘 이해하시는 몇몇 믹싱 엔지니어와 그 때 그 때 곡 분위기에 맞게 작업을 하는 편이에요. 제 작업의 8할 이상을 해주시는 노양수 엔지니어님은 국내 발라드 1인자이십니다. 김동률, 성시경, 이적, 토이, 공일오비 등의 곡을 믹스하셨는데, 제가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좋아해오던 음악의 사운드를 만져주셨던 분이라 그런지 저와 합이 많이 맞는 편이지요."         
  
- <입김>의 가사가 굉장히 서정적인데 더필름의 경험담을 담은 곡인가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편의점 다녀오다 쓴 곡입니다. (웃음) 노래에서 가사는 경험담이라 할 수도 없고 경험담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는 것 같아요. 소설을 보고 우리가 작가의 경험담인가 생각할 순 없잖아요. 하지만 겪지 않았던 일을 가사로 쓰기 힘든 걸 보면 그래도 소중하고 따뜻한 경험들이 있었기에 가사를 쓸 수 있는 것 같아요."    
  
- 싱글 '입김'을 제작하는 데 있어서 어떤 음악이 모티브가 되었나요? 
"어렸을 때 들었던 모든 음악이 모티브입니다. 곡을 쓸 때 딱히 '레퍼런스'를 정하고 곡을 만들진 않아요. 대부분 즉흥적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곡이 세상에 발표되기 전 까지 그 '첫 느낌'을 잘 유지하기 위한 싸움이 시작되는 것 같아요. 그 과정 속에서 좋은 느낌의 곡이 영감을 주기도 하지요. 요즘 거리를 뒤덮는 퀸의 음악이 그렇듯이, 위대한 예술은 영원한 것 같아요. 훌륭한 선배님들의 곡들 때문에 감사하게 음악을 업으로 하며 살고 있습니다."    

- 작년에 발표한 < My Book >으로 어느덧 정규 6집 가수가 되었습니다. 올해는 볼 수 없었지만 내년에는 정규 7집을 기대해봐도 되나요? 
"아, 이건 수정해야 할 것 같은데요. 갑자기 중견가수가 된 느낌이... (웃음) 사실 요즘은 정규 음반이란 게 의미가 없어졌지만, 어떤 분기점을 두고 정규 앨범을 낸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3집 앨범을 계절 별로 내려고 했어요. 그래서 첫 앨범이 3집 Season 1 (겨울), 두 번째 앨범이 3집 Season 2 '여름' (여름), 세 번째 앨범이 3집 Season 3 '그녀의 봄' (봄). 국내에 유례가 없는 '4장 더블케이스 정규 앨범'을 기획하려고 한건데..."  

- 가만, 가을이 안 나왔네요?  
"'3집 Season 4 가을'을 준비하다가... 엎어졌어요. (웃음) 언젠가부터 정규 앨범이란게 너무 의미가 없어요. 곡도 많아지고 듣는 주기도 짧아지다 보니 아쉽지만 사람들이 타이틀 곡 이외의 곡에 애정을 쏟는 게 음원시장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게 현실이더라고요. 대중음악이란 게 대중에게 들려지고, 대중들과 호흡해야 하는 일인데 어느 순간 그저 '나의 일'에 취해 있는 건 아닐까 퍼뜩 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그만뒀죠. 대신 한 곡씩 열심히 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가을'이라는 Season 4 가을 앨범 선공개 곡만 남겨둔 채. 언젠가 이 시리즈를 완성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왠지 미완인 채 놔두는 것도 나빠 보이지 않습니다."  

- 그럼 공식적으로는 3집이 정규앨범 마지막인가요? 
"그렇죠. 'My book' 앨범은 CD로 발매조차 하지 않았어요. 그건 작년에 낸 책 '쏟아지는 밤'을 읽으면서 독자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낸 'BGM' 앨범에 가까워요. 실제로 제 글을 읽으면서 들으시라고 여러 번 제 책의 해당 페이지의 글을 읽어보며 음악을 수정했어요. 연주곡으로만 구성하면 너무 심심할 것 같아 보컬곡을 3개 넣은 비정규 앨범이에요. 그런데 몇몇 음원 사이트에는 '정규'로 분류가 되어 있더라고요."  

- 싱글, ep앨범은 어느덧 42곡이나 됩니다. 전곡이 합쳐서 100곡이 훨씬 넘는데 곡들을 다 기억하고 계신가요? 
"네, 다 기억합니다. (웃음) 물론 공연 때는 가사를 혹 까먹을까 봐 프롬프트나 보면대 분리 강박증이 있긴 하지만요. 하나하나 다 소중한 기록들입니다. 대중들이 주로 사랑해주시는 곡들에 묻혀 가끔 기억 속에서 잊혀져 있던 곡을 들으면 정말이지 신기하게 그 시절 그 계절 내음이 아직도 나요."

더필름을 세상에 알려준 곡 '이를 테면', '예뻐' 
 
더 필름 싱글 입김 자켓사진 더필름은 싱글 <입김>으로 컴백했다

▲ 더 필름 싱글 입김 자켓사진 더필름은 싱글 <입김>으로 컴백했다 ⓒ 시애틀뮤직

  
- 오래된 이야기지만 제13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이십니다. '이를테면'이라는 곡은 너무나도 의미 있는 곡일텐데 아직도 그 당시가 기억 나시나요?
"그럼요. 생생하게 기억나요. 참가번호 1번이어서 대상은 아님을 예감했습니다. (웃음) 제가 한양대학교 출신인데요.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신문방송학) 유재하 선배님이 우리 학교 선배님이세요. 그런데 한양대에서 하지 않고 그땐 성균관대에서 대회를 많이 했어요. 참 아쉬웠죠. 몇 해 후 한양대에서 주최했다는 소식이 들리더라구요. 기억은 선택적이라 모든 게 정확한 기억은 아니겠지만, 청각은 시각보다 선명해서, 아직도 차미연 MBC 아나운서의 '참가번호 1번, 황경석. 이를테면'이란 음성은 잊혀지지 않아요. 그 호명을 들으며 무대 위로 올라 왔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게 제 음악인생의 막이 시작했던 순간인 것 같아요."        

- 입상에 대한 기대는 원래 갖고 계셨나요? 아니면 전혀 예상하지 못했나요? 
"이런 말씀해서 죄송한데, 유재하 가요제의 장점은 모든 결선 참가자에게 상금이 있습니다. (웃음) 입상탈락이 없고 장려상부터 대상까지 고르게 주최 측에서 수상해주고 격려해주세요. 지금은 제도가 조금 수정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제가 수상할 때까지만 해도 결선에 올라가면 탈락자 없이 모두가 '수상자'가 되는 것이었어요."    
  
- 이 대회로 인해 더 필름은 작사, 작곡, 편곡, 연주, 보컬까지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자유자재로 다루는 건반이 너무나도 인상적인데요. 건반 이외에 자신 있는 기악파트가 있으신가요? 
"어렸을 때 기타도 같이 치고 싶었는데 손에 물집이 잡히는 게 망설여지더라구요. 그 때 함께 하지 못한 게 두고두고 아쉬워요. 그래도 피아노를 쉬지 않아서 대부분 악기를 신디사이저나 음원으로 표현해내기도 해요. 초반에 데모작업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양한 악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분들 보면 신기하고 존경스러워요. 저는 악기 하나 잘 하기가 버거운데."    
  
- 히트곡 '예뻐'는 아직도 2~30대 여성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발매 전부터 대박 조짐이 보였나요? 
"아니오, 사실 내는 순간까지 '내가 미쳤나' 생각했습니다. (웃음) 그 곡은 대박을 내거나 주목을 받으려고 낸 곡이 아니라 정말 그냥 무언가에 홀린 듯 녹음을 했고, 내는 순간까지도 발표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많은 고민을 했어요."  

- 국내 음반에서 찾아내기 어려운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사가 따로 없이 "예뻐"만 무한 반복되는 곡입니다. 탄생 배경이 궁금합니다. 
"처음 썼을 때는 누군가를 기분 좋게 만들어 주려고 쓴 곡입니다. 장난처럼 만들었는데 그 때 이상하게 가이드 할 때 '예뻐'만으로 불렀는데 그 느낌이 너무 좋더라고요. '이거 내도 될까'와 '하나도 안 고치고 이렇게 내야 한다'는 생각이 동시에 공존 하더라구요. 당연히 기대와 걱정도 함께 시작됐어요. 그래서 내가 미친 게 아닐까 생각하며 사람들에게도 데모를 들려줬는데 다들 묘하게 빠져 들더라구요. 제가 곡을 쓸 때 가사 의미를 많이 두는 편이고 흔한 후렴구 반복도 조사 하나씩 다르게 바꿔 쓰는 편인데 이 곡은 어찌 그런 용기가 났는지 아예 '예뻐' 말고 다른 가사를 쓸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왠지 '예뻐' 말고 다른 말로는 대체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이었달까요. 그렇게 무언가에 홀린 듯 일사천리로 녹음하고 발표했습니다. 걱정하고 고민했다면 '예뻐'는 세상에 없었을거예요."     
  
- 이로 인해서 예능과 드라마에서 자주 쓰이는 BGM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TV에서 '예뻐'가 흘러나오면 주변부터 반응이 오나요? 
"예쁜 연예인들이나 귀여운 아기들 나오는 BGM에서 자주 쓰이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자존감이 부족한 학생에게 '너는 예쁘다'라는 말을 하며 '예뻐'를 틀어줄 때 곡을 만든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 곡은 듣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 좋게 들리기도 하고 싫게 들리기도 합니다. 마음속에 '사랑'이 있으면 한없이 행복한 노래로 들리기도 하고, 마음이 건조할 때 들으면 한없이 짜증나는 노래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이런 여러 감정들 때문에 제 노래 중에서 방송에 나올 때 가장 화제인 곡 같아요. 1, 2절 후렴구 반복도 잘 안 하는 가사쓰기를 즐기는 제게 어떻게 가사 하나로 노래를 끝까지 쓸 용기를 낼 수 있었는지... 다시 생각해도 신기할 따름입니다."  

만능 엔터테이너 '더필름' 
 
프로듀서 더 필름 더 필름은 현재 음반 이외에도 2개의 서적을 발표하고 시애틀뮤직 레이블 대표로서 신인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 프로듀서 더 필름 더 필름은 현재 음반 이외에도 2개의 서적을 발표하고 시애틀뮤직 레이블 대표로서 신인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 시애틀뮤직

  
 - 싱어송라이터, 프로듀서, 작가, 레이블 대표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힘써주고 계십니다. 가장 어려운 직책이 있다면 어느 부분인가요? 
"단연코 레이블 대표입니다. 큰 전문적인 연예기획사를 목표로 세운 게 아니라, 주위에 알려지면 좋을 것 같은 보컬들을 하나씩 발굴해가며 시작된 인디 레이블이라, 큰 회사 같은 규격은 없지만 그래도 계약기간 동안 누군가의 인생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죠.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더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아요. 부족한 건 쉬이 보이고, 잘 해도 상대는 알아주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마치 우리 어머니가 자식을 대했을 때 마음이 이런 게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 SNS상에서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제가 감사하게도 인생에서 책을 두 번 낼 기회가 있었어요. 그 첫 번째 책 제목 이름이 '사랑에 다친 사람들에 대한 충고'예요. 제 첫 에세이 책과 같은 제목의 페이지를 만든 것일 뿐이죠. 첫 번째 책을 내고 너무 창피해서 '다시는 내지 말아야지' 다짐했는데, 시간이 흐르니 또 글이 쓰고 싶어지더라구요. 두 번째 책을 낼 생각은 꿈도 못 꾸었고, 첫 번째 책으로 인해 제 글을 좋아하는 팬들이 생겼는데 그 분들을 위한 창구로, 또 저의 글쓰기에 대한 갈증해소를 위해 만든 페이지였어요. 그런데 그 페이지가 사랑을 받더니, 덜컥 두 번째 책이 나오게 되었어요. 시간이 흐르니 '이제 진짜로 다시는 내지 말아야지' 다짐하게 되는 건 변함이 없더군요. (웃음) 하지만 쓰는 본능이 있는 사람들은 아마 그 갈증 평생 못 버릴 거예요. 부족한 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책을 예쁘게 만들어 준 두 출판사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 글 쓰는 것과 음악과 어떤 분야가 더 자신 있으신가요? 
"둘 다 정말 못합니다. 자신 있다고 생각해서 이 일을 하게 되었고 회사까지 세우게 되었지만, 하면 할수록 부족하고 어렵게 느껴져요. 사실 배움이 기쁨입니다. 키우는 후배들을 통해 제가 배우는 것도 많기도 하고요."   

- 보통의 필력으로는 쓸 수 없는 글들 같습니다. 글을 쓰게 해주는 원천은 어디에 있나요? 
"사람의 마음을 '얻고' 싶음 아닐까요. 음악과 글은 일맥상통 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사람의 마음을 잘 얻는다' 말씀은 못 드리겠지만, 남자든 여자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면 항상 옆에서 그 사람의 좋은 점이나 특징을 발견해주려고 노력한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누군가의 '마음'을 배워 갔겠지요."     
  
-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책을 발간하실 계획인가요? 
"'다시는 내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고 벌써 두 권이나 냈는걸요. (웃음) 지금 마음은 아니지만 언젠가 또 갈증이 자랄 거예요."   
  
레이블 대표 '더필름'  

- 인터뷰 전에 저에게 지금도 새롭게 데뷔 할 연습생 분들이 몇 분 계시다고 했는데, 더 필름이 연습생을 키워내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이 무엇일까요? 
"애티튜드입니다. 애티튜드가 가장 큰 재능인 것 같아요. 지금 키우는 보컬 #안녕이나 정동원 같은 친구들을 보면 재능도 뛰어나지만 그 재능을 빛나게 하는 애티튜드를 갖고 있어서 더 좋은 것 같아요. 어느 분야나 그렇겠지만 이 곳엔 재능 넘치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런데 지켜보면 그 중에서 살아남는 친구들을 보면 하나 같이 자세들이 좋더라구요. 저도 부족한 게 많았던 사람이라 도리어 키우는 후배들을 통해 제가 배우고 그럴 때도 많습니다. 저를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져요."    

- 연습생분들은 주로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 보컬들인가요? 
"감성적인 발라드나 가사는 저도 할 수 있는 분야라, 주로 제가 가지지 못한 부분을 채워줄 친구들을 많이 발탁하고 교류하는 편입니다. 2019년에는 그 동안 시애틀뮤직에서 보지 못했던 성향의 아티스트나 프로듀서를 함께 선보일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 지금도 가수를 꿈꾸고 데뷔를 꿈꾸는 아티스트들이 많습니다. 하려는 사람은 많고 자리는 한정적인데 그들이 먹어야 할 마음가짐 중 가장 중요한 게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행복이요. 참 틀에 박힌 말이지만 우리는 행복을 위해 살지요. 음악이 행복해지기 위한 과정이나 수단이 되어서 안 되듯이, 음악 자체가 '행복'이어야 합니다. 되고 안 되고는 그 다음 문제예요. 그런데 우리는 너무 결과만 받아들이죠. 결과가 좋지 않아도 내가 음악을 좋아하는건 변치 않는 사실인데. 다들 음악 안에서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 연말에 공연계획이나 조만간 팬들과 소통 할 수 있는 자리가 있을까요? 
"연말에 홍대에서 3회에 걸쳐 공연이 있습니다. 인터뷰가 조금 빨랐다면 이 기사를 보실 분들에게도 좋은 소식이 되었을 텐데 지금은 거의 표가 다 팔렸어요. 올 한 해는 회사 식구들 프로듀싱하고 제 앨범을 내느라 정신없이 녹음실에만 파묻혀 살았는데, 내년에는 좀 더 재밌게 즐기며 살아보고 싶습니다. 소소한 공연을 많이 가져보고 싶어요."

- 올 한 해 더필름을 사랑해 주신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 부탁드립니다. 
"항상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조용한 응원 보내주시는 여러분 감사합니다. 드러나지 않지만, 답답하고 힘들 때 여러분의 마음 한 구석에서 위로하고 조용한 응원을 보내는, 그런 음악 만들고 싶습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더필름 더 필름 입김 이를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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