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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의뢰한 <혁신학교 성과 분석> 보고서 표지.
 교육부가 의뢰한 <혁신학교 성과 분석> 보고서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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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혁신학교의 경우 학업 성취도가 다른 곳보다 낮아 학부모들 선호도가 낮은데... 혁신학교 고교생 '기초 학력 미달' 비율은 11.9%로 전국 평균(4.5%)의 3배에 가까웠다. 최근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단지 입주 예정자들이 단지 내 새로 생기는 학교 세 곳을 모두 혁신학교로 지정하려고 하자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12월 14일자 <조선일보>, 혁신학교 강행하더니… 이번엔 '민주시민학교' 만든다)

이 같은 일부 언론의 '혁신학교에 대한 학력저하론' 주장과 상반된 내용을 담은 교육부 보고서가 나왔다. 교육부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의뢰해 만든 <혁신학교 성과 분석> 보고서(제출일 7월 31일, 연구책임자 서민희)가 그것.

17일 이 보고서를 살펴봤더니, 이 연구는 혁신학교와 일반학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를 7년에 걸쳐 추적한 종단연구 보고서이기에 눈길을 끈다. 기존 혁신학교 학력 저하론의 근거가 된 주장은 혁신학교-일반학교의 한 해치 점수를 견줘본 자료에 근거한 것이었기에 더 그렇다.

이 보고서는 2009년부터 2016년까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분석한 결과 "국어, 수학, 영어 세 과목 가운데 국어, 수학에서 혁신학교의 평균 성장률이 일반학교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2009년부터 혁신학교 정책을 도입한 6개 중학교와 교육환경을 매칭한 6개 일반중학교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평균을 견줘본 결과다. 혁신학교가 평균 점수도 높았고, 성취도 상승률도 높았다는 것이다.
 
2009년 시작 혁신학교와 일반학교 수학 학업성취도 평균 추이:(2009~2016)
 2009년 시작 혁신학교와 일반학교 수학 학업성취도 평균 추이:(2009~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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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2016년 평가 결과를 T점수(원점수 분포를 평균 50, 표준편차 10으로 하는 점수분포로 바꾼 점수)로 환산한 결과 혁신학교-일반학교의 점수는 국어 49.08-48.97, 수학 48.54-47.53, 영어 48.97-48.21이었다. 혁신학교 점수가 일반학교에 비해 국수영 세 과목에서 모두 높았다.(그래프 참조)

하지만 2009년 혁신학교 원년에는 혁신학교가 일반학교보다 국수영 모든 과목에서 점수가 낮았다. 물론 최근에도 주로 환경이 좋지 않은 곳에서 운영되는 혁신학교의 점수가 교육환경 변인을 통제하지 않은 일반학교의 점수보다는 낮았다. 하지만 그 점수 차는 해가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연구진이 혁신학교에 자녀를 보낸 전국 학부모 3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입학 전 학력저하'(성적 떨어짐)에 대한 우려를 가졌던 학부모의 비율은 초등학교 21.4%, 중학교 28%, 고등학교 12.5%였다. 하지만 입학 후 이런 우려의 정도는 모두 낮아져 '우려 현실화' 답변은 초 7.6%, 중 7.4%, 고 8.3%였다.

일부에서 주장하는 혁신학교의 이념교육 '우려-현실화' 비율도 초 7.9%-6%, 19.1%-7.4%, 0%-0%로 바뀌었다.

연구진 "혁신학교에 대한 학부모 만족도 매우 높지만, 시민적 지지 확보해야"
 
혁신학교 학부모의 '입학 전 우려'와 '입학 후 우려 현실화' 정도(중학교).
 혁신학교 학부모의 "입학 전 우려"와 "입학 후 우려 현실화" 정도(중학교).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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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학부모들의 86.7%는 '혁신학교에 자녀를 재입학시킬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재입학 의향이 없다'는 4.9%, '잘 모르겠다'는 8.4%였다. 혁신학교가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 만족도 제고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에 81.0%가 '그렇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혁신학교에 대한 혁신학교 학부모들의 기대와 만족도는 매우 높았으며 혁신학교 전국 확산정책에 대한 혁신학교 학부모들의 지지도 상당했다"면서도 "이와 같은 인식이 모든 학부모들에게서 공통적이지 않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혁신학교가 지향하는 학교혁신의 방향과 철학에 대한 시민적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강민정 징검다리교육공동체 상임이사는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성적을 추적한 해당 보고서 내용을 보면 '혁신학교가 기초학력 미달자가 많아 학력저하가 심하다'는 일부 언론의 주장이 얼마나 평면적이고 단순한 것이었는지 알 수 있다"면서 "이런 주장은 합리적인 연구 분석에 바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태그:#혁신학교 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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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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