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아이아퀸타는 케빈 리 공략법을 알고 있는 모양이다. 

UFC 라이트급 8위 알 아이아퀸타는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피저브 포럼에서 열린 UFC on Fox 31 대회 메인 이벤트 경기에서 라이트급 4위 케빈 리를 만장일치 판정으로 꺾었다. 지난 4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의 타이틀전 패배 이후 8개월 만에 옥타곤에 오른 아이아퀸타는 4년 10개월 만에 다시 만난 리를 꺾고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이아퀸타는 최근 7경기에서 하빕전을 제외한 모든 경기에서 승리했을 정도로 상승세를 타며 향후 타이틀 전선에서 경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리는 아이아퀸타를 상대로 리벤지에 실패하며 연패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코메인 이벤트에 출전했던 랭킹 5위 파이터는 1년 9개월 만에 시원스런 KO승리를 거뒀다. UFC 라이트급을 대표하는 '킥의 장인' 에드손 바르보자가 그 주인공이다.
 
 16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피저브 포럼에서 열린 UFC on Fox 31 대회. 라이트급 에드손 바르보자(왼쪽)가 댄 후커(오른쪽)와 맞붙었다.

16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피저브 포럼에서 열린 UFC on Fox 31 대회. 라이트급 에드손 바르보자(왼쪽)가 댄 후커(오른쪽)와 맞붙었다. ⓒ 바르보자 SNS 갈무리

 
화끈한 KO 자주 보여주지만 타이틀 전선 가기엔 '2% 부족'

8살 때부터 무에타이를 배우며 격투기를 시작한 바르보자는 입식 무대에서 25승3패22KO의 화려한 전적을 기록한 후 2009년 종합격투기 선수로 데뷔했다. 차원이 다른 타격 실력을 가진 바로보자는 종합 격투기 데뷔 후 단 6경기 만에 중소단체 두 곳의 챔피언에 오른 후 2010년 11월 UFC에 입성했다. 본격적으로 종합격투기 선수가 된 지 1년 7개월 만에 세계 최고의 무대에 오른 것이다.

옥타곤 데뷔전에서 마이크 룰로를 3라운드 KO로 제압한 바르보자는 2012년 1월 UFC142에서 테리 에팀을 상대로 멋진 뒤돌려차기 KO승리를 거두며 단숨에 라이트급에서 주목 받는 스타로 떠올랐다. 격투팬들은 복싱을 기반으로 한 타격가가 많은 UFC에서 흔치 않은 킥을 앞세운 새로운 타격가 바르보자의 등장에 뜨거운 관심을 보냈다.

바르보자는 4개월 후 제이미 배너에게 KO로 무너지며 종합격투기에서 첫 패배를 당했지만 이후 루카스 마틴스와 하파엘로 올리베이라, 대니 카스티요를 차례로 꺾고 3연승 행진을 달렸다. UFC에서는 떠오르는 신예 타격가의 진짜 실력을 검증하기 위해 WEC에서 세 번이나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경험했던 '카우보이' 도널드 세로니와 바르보자의 대결을 성사시켰다.

바르보자는 경기 초반 세로니를 타격에서 압도했지만 1라운드 중반 세로니의 반격에 흔들리면서 서브미션으로 또 한 번 패배의 쓴 맛을 봤다. 화려한 킥공격을 가지고 있어 멋진 KO승을 자주 만들지만 내구성이 썩 좋지 않고 체격이 크고 강하게 압박하는 파이터에게 약하다는 단점도 분명했다. 그렇게 바로보자는 하위권에 머무르기엔 아깝지만 타이틀 전선으로 가기엔 2% 부족한 '문지기' 유형의 파이터로 자리잡았다. 

마이클 존슨과 토니 퍼거슨에게 패하며 번번이 상위권 도약의 기회를 놓쳤지만 바르보자는 큰 부상 없이 1년에 2~3차례 꾸준히 옥타곤에 올랐다. 2016년 앤서니 페티스와 길버트 멜렌데즈를 판정으로 꺾으며 건재를 과시한 바르보자는 지난해 3월 브라질에서 열린 베닐 다리우쉬와의 경기에서 스탠딩 플라이 니킥으로 그림 같은 KO 승리를 따냈다. 다시 3연승을 달린 바르보자는 지난해 연말 파이터 인생에서 가장 강한 상대를 만났다.

바르보자, 아직 랭킹 14위가 넘볼 만큼 시들진 않았다

바르보자가 4연승의 문턱에서 만난 상대는 종합 격투기 전적 24전 전승을 달리고 있던 현 UFC 라이트급 챔피언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였다. 바르보자는 경기 초반 하빕을 상대로 적극적인 타격전을 유도하며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가는 듯했지만 이내 하빕의 레슬링에 당해 3라운드 내내 바닥을 청소했다. 하빕에게 일방적으로 농락 당한 바르보자는 KO나 서브미션으로 패한 것보다 더 충격이 큰 판정패를 당했다.

바르보자는 4개월 후 케빈 리를 상대로 생애 첫 메인 이벤트 경기를 치렀다. 리가 체중을 맞추지 못해 계약체중으로 치른 경기에서 바르보자는 5라운드 닥터스톱 KO패를 당하며 종합 격투기 데뷔 후 첫 연패의 늪에 빠졌다. 2라운드까지 끌려 가던 바르보자가 3라운드 뒤차기를 적중시켜 역전 KO로 이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를 버텨낸 리는 다시 체력을 회복해 바르보자를 공격했고 5라운드 중반 너무 많은 피를 흘린 바르보자는 TKO로 리에게 승리를 내줬다.

연패에 빠진 바르보자는 3위까지 올라갔던 순위가 5위로 떨어졌고 16일에 열린 UFC on Fox 31대회에서 댄 후커를 상대했다. 바르보자와 마찬가지로 무에타이를 베이스로 하고 있는 뉴질랜드 파이터 후커는 최근 4경기 연속 피니시 승리를 거두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후커는 만 28세의 전도유망한 젊은 파이터지만 후커의 라이트급 공식 랭킹은 14위로 5위의 바르보자와는 제법 차이가 난다.

졸지에 라이트급의 문지기가 된 듯한 바르보자였지만 그는 후커에게 UFC 상위권의 수준을 알려주며 3라운드 KO승으로 연패에서 탈출했다. 경기 초반 로우킥을 통해 후커의 기동력을 떨어트린 바르보자는 3라운드 중반 자신의 필살기가 된 뒤차기를 통해 후커를 휘청이게 만든 후 강력한 몸통 펀치를 통해 경기를 끝냈다. 바르보자는 승리 후 인터뷰에서 "내가 돌아왔다"고 외치며 1년 9개월 만에 차지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편 메인카드 첫 경기로 열린 찰스 올리베이라와 짐 밀러의 경기에서는 올리베이라가 경기 시작 75초 만에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통해 가볍게 승리를 챙겼다. 올리베이라는 2018년 서브미션으로만 3승을 따내며 라이트급을 대표하는 서브미션 달인임을 재확인했다. 반면에 UFC 라이트급 역대 최다승 기록(17승)을 보유한 밀러는 최근 5경기에서 4패를 당하며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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