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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이송하는 컨베이어 벨트에 협착돼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이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13일 오후 태안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렸다. '추모문화제'에서 한 참가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지난 11일 오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이송하는 컨베이어 벨트에 협착돼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이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13일 오후 태안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렸다. "추모문화제"에서 한 참가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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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이송하는 컨베이어 벨트에 협착돼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이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13일 오후 태안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렸다.
 지난 11일 오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이송하는 컨베이어 벨트에 협착돼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이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13일 오후 태안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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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을 이송하는 컨베이어 벨트에 협착돼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13일 오후 태안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렸다. 

이날 열린 추모문화제에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운전과 정비를 맡고 있는 한국발전기술과 한전산업개발의 비정규직 노동자와 민주노총 그리고 지난 12일 구성된 시민대책위 등 300여 명이 참가했다. 

강한 바람과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추모문화제는 고인에 대한 묵념, 사고 경과보고, 동료직원 발언 순으로 열렸으며, 이들은 이번 사고에 대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외주화 중단을 촉구했다. 

"이것은 기업 살인"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망사고와 관련해  이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13일 오후 태안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렸다.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가 조끼를 입고 '추모문화제'에 참석하고 있다.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망사고와 관련해 이를 추모하는 "추모문화제"가 13일 오후 태안버스터미널 앞에서 열렸다.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가 조끼를 입고 "추모문화제"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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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문화제에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함께 근무했던 운전과 정비를 맡고 있는 한국 발전기술과 한전산업개발 등 비정규직 노동자와 민주노총 그리고 지난 12일 구성된 시민대책위 등 300여 명이 참가했다.
 추모문화제에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함께 근무했던 운전과 정비를 맡고 있는 한국 발전기술과 한전산업개발 등 비정규직 노동자와 민주노총 그리고 지난 12일 구성된 시민대책위 등 300여 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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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발언에 나선 이태의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정상적이면 아직도 안전교육을 받고 있어야 할 청춘이 저 어두운 구석에서 동료도 없이 죽어나갔다"라며 "진실을 밝혀내고 책임자 처벌해야 한다. 그리고 문 대통령에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기 위해 상여를 메고 청와대로 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발언에 나선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오늘 만난 고인은 안전모와 작업복을 입고 '문재인 대통령님 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나주십시오'라는 손팻말을 든 모습이 아니었다"면서 "'정규직화 이야기 안 할 테니 죽지 않고 일하게 해 달라'고 한 노동자가 국감장에서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생겨 가슴이 메어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기업살인, 기업이 사람을 죽인 것이다. 살인기업은 철저한 단죄를 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하면서 "노동자 모두 함께 분노하고, 행동하고, 투쟁하지 않으면 탄력근로제 확대 등을 이야기하는 국회를 바꿀 수 없다. 더욱 더 연대해서 제대로 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힘 모으고 같이 가겠다"라고 덧붙였다.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오늘 만난 고인은 안전모와 작업복을 입고 ‘문재인 대통령님 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나주십시오’라는 손팻말을 든 모습이 아니었다”면서 “‘정규직화 이야기 안 할 테니 죽지 않고 일하게 해 달라’고 한 노동자가 국감장에서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생겨 가슴이 메어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추모문화제에 참석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오늘 만난 고인은 안전모와 작업복을 입고 ‘문재인 대통령님 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나주십시오’라는 손팻말을 든 모습이 아니었다”면서 “‘정규직화 이야기 안 할 테니 죽지 않고 일하게 해 달라’고 한 노동자가 국감장에서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생겨 가슴이 메어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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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바람과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추모문화제는 고인에 대한 묵상, 사고 경과보고, 동료직원 발언 순으로 열렸으며, 이들은 이번 사고에 대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외주화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추모문화제에는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선영 정의당 충남도의원과 노동자,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해 촛불을 들었다.
 강한 바람과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추모문화제는 고인에 대한 묵상, 사고 경과보고, 동료직원 발언 순으로 열렸으며, 이들은 이번 사고에 대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외주화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추모문화제에는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선영 정의당 충남도의원과 노동자,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해 촛불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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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자리에는 고 김용균씨의 직장동료들이 참석해 그를 추모했다. 한 동료는 고인에게 전하는 편지를 낭독했다. 이 편지에서 직장동료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장례식장에서 너를 영정 사진으로 마주했을 때 너의 죽음이 (비로소) 실감이 났다"면서 "혼자서 몇 시간 동안 방치되어 있어서 얼마나 외롭고 추웠을까라는 생각을 하면 내 마음이 더 미어진다"며 울먹었다. 

그러면서 "너를 발견한 직후 조금이라도 빨리 따뜻한 곳으로 옮겼어야 했는데, 우리 팀원들 전부가 너에게 힘이 되어주지 못해 더 미안하고 많이 괴롭다"며 "지금 있는 곳은 따뜻하고, 너처럼 착하고 성실한 분들만 곁에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참석자 대부분이 동료가 편지를 읽는 내내 눈물을 흘렸다.
 
아끼는 동생 용균이에게

나 00형이야. 얼마 전에 밥을 먹으면서 가정환경 등 개인적인 이야기를 듣고 친해진 계기가 되어 서로 형 동생으로서 말을 터놨었는데, 그 이후로 더 많이 챙겨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고 장례식장에서 너를 영정사진으로 마주했을 때 너의 죽음이 (비로소) 실감이 났었어. 첫 월급 때 무엇을 하느냐는 질문에 부모님에게 선물을 하고 용돈을 준다는 너의 모습을 보면서, 한편으로 동생이지만 너무나 대견하고 존경스러웠다. 

어느 때와 다름없이 평소와 같이 야간근무 투입에 같이 시답지 않은 농담을 하면서, 밥을 먹고 현장점검을 하러 간 모습이 마지막이었지. 혼자서 몇 시간 동안 방치되어 있어서 얼마나 외롭고 추웠을까라는 생각을 하면 내 마음이 더 미어진다. 

용균이를 발견한 직후 조금이라도 빨리 너를 따뜻한 곳으로 옮겼어야 하는데, 우리 팀원들 전부가 너에게 힘이 되어주지 못해 줘서 더 많이 미안하고 많이 괴롭다. 지금 있는 곳에서는 따뜻하고 주변에 너처럼 착하고 성실한 분들만 곁에 있으면 좋겠다. 

우리도 나중에 네가 있는 곳에 가면 밝게 반겨주기 바래, 그때도 우리 그곳에서 같이 밥을 먹으면서 우리끼리 하는 농담을 하면서 재밌게 또 지내보자. 

2018.12.13. 너를 많이 사랑하는 00형이

"사고 방지하겠다던 정치인 다 어디 갔나"

서부발전이 모든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추모제에 참석한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이태성씨는 "그가 죽은 지 4시간이 되도록 (발전사는) 어느 언론사에도 죽음을 알리지 않았다"며 "동료들이 그를 발견하고 1시간 동안 회사는 신고를 하지 않고, 오히려 방제센터의 하청 노동자가 신고를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11일 새벽 5시 37분 고용노동부에서 작업중지 명령이 떨어졌지만, 6시 32분부터 7시 50분까지 반대편 라인을 기동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서 "고용노동부(보령지청)가 작업중지명령을 내렸음에도 발전사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옆에 있는 벨트를 돌렸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이태성 씨는 서부발전이 모든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하면서 “그가 죽은 지 4시간이 되도록 (발전사는) 어느 언론사에도 죽음을 알리지 않았다”며 “동료들이 그를 발견하고 1시간 동안 회사는 신고를 하지 않고, 오히려 방제선터의 하청 노동자가 신고를 했다”라고 말했다.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이태성 씨는 서부발전이 모든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고 주장하면서 “그가 죽은 지 4시간이 되도록 (발전사는) 어느 언론사에도 죽음을 알리지 않았다”며 “동료들이 그를 발견하고 1시간 동안 회사는 신고를 하지 않고, 오히려 방제선터의 하청 노동자가 신고를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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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이태의 부위원장은 “정상적이면 아직도 안전교육을 받고 있어야 할 젊은 청춘이 저 어두운 구석에서 동료도 없이 죽어나갔다”라며 “진실을 밝혀내고 책임자 처벌 그리고 문 대통령에게는 약속(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지키라며 상여를 메고 청와대로 가겠다”면서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이태의 부위원장은 “정상적이면 아직도 안전교육을 받고 있어야 할 젊은 청춘이 저 어두운 구석에서 동료도 없이 죽어나갔다”라며 “진실을 밝혀내고 책임자 처벌 그리고 문 대통령에게는 약속(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지키라며 상여를 메고 청와대로 가겠다”면서 다시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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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그런 기록들이 모니터에 고스란히 남는다는 것을 (발전사) 그들은 몰랐다"라면서 "원청(서부발전)은 우리를 개같이 이용하고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더 이상 죽지 않도록 우리가 반드시 죽음의 외주화를 중단해야 한다. 김용균 동지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싸우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또한 권오대 민주노총 세종 충남지역본부 수석부위원장은 "왜 우리는 이렇게 험하게 죽어야 하나, 왜 우리는 같은 사람에게 기계보다 못한 소모품 취급을 받아야 하느냐"며 "왜 우리는 살려고 몸무부림칠 때마다 죽음과 싸워야 하나, (사고 방지를 위한) 법과 제도를 만들겠다는 정치권의 약속은 어디 갔느냐"며 정치권을 비난했다. 

아울러 권 수석부위원장은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우리가 들고 있는 촛불을 꺼지지 않게 지켜내는 것"이라며 "이 촛불은 횃불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당당하게 싸워야 한다"라고 강조하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촛불 든 고교생들 "취업 앞둔 우리, 남일 같지 않다"
 
13일 열린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과 관련해 열린  ‘추모문화제’ 현장에는 고등학생들도 참석했다. 학생들은 "“너무도 어린 나이에 사고를 당해 안타깝다”라고 전하면서 “마침 오늘 기말고사가 끝나는 날이어서 친구들과 함께 ‘추모문화제’에 참석하게 됐다”며 슬퍼했다.
 13일 열린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과 관련해 열린 ‘추모문화제’ 현장에는 고등학생들도 참석했다. 학생들은 "“너무도 어린 나이에 사고를 당해 안타깝다”라고 전하면서 “마침 오늘 기말고사가 끝나는 날이어서 친구들과 함께 ‘추모문화제’에 참석하게 됐다”며 슬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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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추모제에는 노동자 뿐 아니라 청소년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대열 맨 앞에서 촛불을 든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들은 "시내에 설치된 펼침막을 보고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사고를 알게 됐고, 인터넷을 검색해서 더 자세한 소식을 알았다"라면서 "너무도 어린 나이에 사고를 당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취업을 할 것이고, 비정규직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에 사망사고가 난 서부발전에 취업한 학교 선배 언니도 있어 더욱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오후 7시에 시작한 추모제는 차가운 겨울 날씨에도 불구하고 2시간여 동안 이어졌다. 시민대책위는 이번 사망사고의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위험의 외주화가 중단될 때까지 매일 오후 7시 태안 버스터미널 앞에서 추모문화제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 김용균씨의 빈소는 태안군 보건의료원 장례식장(상례원)에 지난 11일 차려졌으며, 구체적인 장례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노동자사망, #위험한외주화, #서부발전, #추모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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