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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강연장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장식
 마지막 날 강연장은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장식
ⓒ 김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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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편파적 콘서트 '감수성 올림' 마지막 9번째 강연이 있었다. '인권이 내게로 오다'라는 주제로 다산인권센터 박진 상임활동가님이 초대됐다.

인권활동을 시작하다

박진 활동가가 수원 지역에서 인권운동을 한 지는 20년이 넘었다고 한다. 아직도 사람들이 다산인권센터(아래 다산)에 있냐고 묻는단다.

몇 년전에 무에타이를 배운 적이 있었다고 한다. 무에타이 관장이 뭘 하냐고 묻더란다. 인권 활동 한다고 했더니 무슨 얘기인지 이해를 못 하셨다고 한다. '인권 활동가라는 게 이권보다도 멀구나'라고 절감했다고 했다. 무에타이 관장은 "당신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 처음 봤다"며 계속 뭔가 물었다고 한다. 그때 박진 활동가는 인권 활동가들이 모습을 많이 드러내는 게 필요하겠다고 느꼈다.

피해자가 있을 때 함께 외쳐주는 곳
 
우리가 사는 세상은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불행한 일이지만 인권침해라는 문제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옆에서 인권침해가 있을 때 '그만해'라고 같이 중단을 외쳐주는 사람이 있을 때, 공동체가 더 이상 나빠지지 않도록 이야기할 수 있을 때, 우리 사회가 건강하다고 할 수 있다고 한다. 먼저 피해자가 어떤 비명을 지르는지 듣고 시작을 해야 한다고 했다.
 
11년 만에 삼성으로부터 유미와의 약속을 지킨 황상기 반올림 대표에 대한 설명을 하는 박진 상임 활동가
 11년 만에 삼성으로부터 유미와의 약속을 지킨 황상기 반올림 대표에 대한 설명을 하는 박진 상임 활동가
ⓒ 김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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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 뉴스에서 보셨죠? 23살 유미는 병원 진단 받고 내려오던 중에 아버지 택시 뒷좌석에서 떠납니다. 황상기씨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노무사 이종란과 셋이 만난 그 자리에서 '만약 삼성에 노조만 있었어도 우리 딸이 허망하게 가지 않았을 텐데'라고 말했어죠. 그때 했던 말이 아직도 저는 잊혀지지가 않아요. 이 분은 진정성이 있구나. 끝까지 가보시겠구나."
 

황상기씨가 전화를 했을 때 고통을 함께하려고 했다. 그것이 인권 단체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다산은 11년 만에 황상기 아버님이 승리하는 곁에 설 수 있었다.

르노삼성자동차 성희롱 사건이 있었다. 2013년에 문제제기를 시작해 지난해 12월 대법원 판결로 마무리됐다.

피해자는 회사에 ' 나 살려달라'고 목소리를 냈지만 당시 르노삼성은 가해자도 그만두고 피해자도 그만두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는 그만두지 않고 용기내서 회사를 계속 다녔다고 한다. 만약 진짜 그만두면 잘못한 것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내가 틀리지 않는다'는 것을 이 사회에 증명한 사건이었다고 피해자는 말했다.

황상기 아버님이나 르노삼성의 피해자처럼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박진 활동가는 강조했다. 피해자들은 마음의 상처가 큰 흉터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다 잊어버리고 그냥 없던 일로 하고 살라고 부축이는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한국은 인권사회인가?


성희롱 피해자인 여검사를 모욕하는 사회다. 땅콩회항 사건 후에 조현아씨는 자신이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왔다. 사건의 제보자였던 박창진 사무장은 그러지 못했다. 사건의 문제를 고스란히 피해자들이 다시 한 번 떠안게 되는 형국이다.

세월호 참사는 어떠했나. 시간이 지나자 '이제 그만하자'는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고, 끝내 좌우가 갈라졌다.

세월호 참사가 워낙 커서 사람들이 잘 기억을 못하지만, 그해 참사가 많았다고 한다. 요양병원에 불이 나서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고 터미널도 폭발했다. 시민들이 크게 다치고 죽었다.

박진 활동가는 "판교 사건 기억 나시죠? 판교 환풍구 사건 현장에서 콘서트가 벌어지고 있었다"라며 "퇴근길에 희생된 분들이 많다"라고 했다. 환풍구 위에 올라간 사람들을 비난하기 전에 안전시설에 대한 책임을 먼저 묻는 사회여야 한다.

2009년 용산에서 새벽녘에 불이 나 5명의 철거민들이 사망했다. 망루에 올랐던 철거민들은 5년이나 6년형을 살면서 오히려 피해자의 책임으로 귀결됐다 . 전제숙 할머니는 망루 위에서 남편이 불에 타 죽고, 망루에서 뛰어 내려서 장애를 갖게 된 아들은 감옥에 다녀온다.

쌍용자동차 사건은 과잉 공권력 진압이었다는 결론이 났고, 9년 만에 전격적으로 회사는 '해고자들은 전원 복직한다'고 합의했다. 피해자들은 복직 합의가 되자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고 한다. 현재도 인권 문제들이 진행 중이며 불화 중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렌지가 좋아라고 불렸던 고 엄명환 활동가에 대해 이야기 하는 박진 상임활동가
 오렌지가 좋아라고 불렸던 고 엄명환 활동가에 대해 이야기 하는 박진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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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인권이 밟혀지는 소수자 약자들이 많이 있다. 여성,장애인 성소수자, 노동자 등. 나도 그 중 하나다."

"아예 공고육에 '인권'이라는 과목이 생겼으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강의 듣는 내내 가슴이 먹먹하네요. 뉴스에서 전해들은 얘기들이지만 가까이서 들으니 더 절절합니다."


청중들이 남긴 후기를 보니 '인권이 내게로 오다'라는 말이 새삼 다르게 느껴졌다. 박진 활동가님은 강연이 끝나고 벗바리 후원서에서 힘을 얻고 가셨다.
 

태그:#나침반, #시민기획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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