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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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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 의성 단촌역을 지나면, 곧바로 안동 일직면으로 들어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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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일직면 하면, 한평생 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을 위한 글을 쓰며 검소하게 살다 가신 권정생 선생님이 살던 곳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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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5월에 자전거 타고 의성 나들이를 갔다가 선생님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장례식은 지났지만 가까운 곳에 일직면이 있다는 걸 알고, 그 민망한 잔차 옷차림으로 선생님 빈소를 찾아갔던 기억이 있던 곳이기도 하지요.

그때 그 이야기를 <오마이뉴스>기사로 쓴 적이 있지요. [관련기사 : "권정생 선생님, 늦게 와서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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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몰랐던 일인데, 선생님이 살던 그 마을에 또 이렇게 소박한 간이역이 있는 줄은 몰랐네요. 바로 중앙선 안동 운산역이랍니다.

운산리 마을 들머리에 들어서니, 여느 시골마을보다는 활기가 있어 보입니다. 가방을 메고 재잘재잘 떠들면서 지나가는 초등학생 여자아이들 웃음소리도 들리고요. 시골마을에서 아이들 목소리를 듣기가 참 어려운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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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곁으로 일직면 행정복지센터(읍면동사무소가 언젠가 주민센터로 바뀌더니, 또 어느새 행정복지센터로 바뀌었네요.)

앞 담벼락에 큰 그림을 그려놨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바로 권정생 선생님이었어요. 그런데 이걸 지금 어떤 화가 선생님이 그리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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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이 마을의 큰 어른이시네요. 우리 권정생 선생님의 발자취가 남겨진 마을이다 보니, 이런 아름다운 분을 잊지 않고 기리는 모습은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게다가 그 곁 가게 이름도 [몽실이네 식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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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머리를 조금 벗어나니, 너른 들판이 나오고 한 1970년대쯤 되어 보이는 마을 풍경이 보입니다. 허름한 빈집은 사람이 살지 않는 탓인지 스러져가고, 그 곁으로 난 좁은 골목을 지나는데, 무청 시래기를 밖에다가 내걸고 말리는 풍경이 무척이나 정겹습니다. 모퉁이를 꺾으니, 하하하! 곧바로 <운산역>과 마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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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산역도 단촌역과 마찬가지로 지난 1940년에 보통역으로 시작해서 주로 화물을 취급하는 일을 많이 했다고 해요. 그러다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이 지역의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큰 역할을 했답니다.

차츰 그 이용객이 줄어들자 지난 2004년 4월에는 여객취급도 중단되었답니다. 지금은 열차가 통과하는 역으로만 쓰이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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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랬나요? 운산역 맞이방에 들어갔는데, 역무실도 있고 역무를 담당하는 분도 따로 계시더군요. 우리가 들어가니 나와서 반갑게 맞아주시기도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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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산역에는 조금 남다른 게 있는데, 향나무가 두 그루 쌍으로 나란히 서 있답니다. 그 풍경을 보고 김용무 시인이 <운산역>이란 시를 쓴 것도 걸었더군요.

무엇보다 이곳 운산역은 바로 권정생 선생님의 대표작인 <몽실언니>속에 나오는 이야기 속 장소이기도 하답니다.

[살강 마을에 살던 밀양댁이 일곱 살 몽실이를 데리고 댓골로 개가하기 위해 이용한 역이고, 훗날, 난남이가 있는 일직면 망호리 노루실과 영득이, 영순이가 사는 청송군 현서면 댓골을 오가기 위해 소녀 가장 몽실이가 이용한 역이다.(몽실언니 230~238쪽), 그리고 아버지 정 씨의 치료를 위해 무료병원이 있는 부산으로 증기 기관차를 타고 간 곳이기도 하다.(몽실언니 241쪽)]

지금은 비록 사람은 탈 수 없는 역, 열차가 지나가는 역으로만 남아 있지만, 그래도 그 옛날 권정생 선생님의 발자취와 선생님의 <몽실언니>작품 속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운산역에서 나도 따라 아득한 그 옛날 풍경들을 떠올려봅니다.

※ 사진 속 잔차 옷 입고 찍은 사진은 지난 2007년 5월26일, 때마침, 자전거 여행 중에 이곳 일직면을 지나다가 권정생 선생님 빈소를 저 민망한 잔차 옷차림으로 찾아뵈었던 적이 있었네요. 빈소를 지키던 최윤환 선생님과 또 다른 선생님, 또 때마침 우리처럼 빈소를 찾아온 천사같은 아이의 모습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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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오랫동안 여행을 다니다가, 이젠 자동차로 다닙니다. 시골마을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정겹고 살가운 고향풍경과 문화재 나들이를 좋아하는 사람이지요. 때때로 노래와 연주활동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노래하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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