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1988년 월드 챔피언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챔피언에 올랐다. 그러나 다저스는 2년 연속으로 홈 경기장인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상대 팀들(2017 휴스턴 애스트로스, 2018 보스턴 레드삭스)이 월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을 지켜봐야만 했다.

 
 다저스의 선발투수 클레이턴 커쇼

다저스의 투수 클레이턴 커쇼 ⓒ EPA/연합뉴스

 
일단 다저스는 FA 시장에 나갈 수도 있었던 클레이튼 커쇼(옵트 아웃)와 류현진(계약 만료)을 각각 수정 계약과 퀄리파잉 오퍼로 붙잡는 데 성공했다. 다만 그 이후로 아직까지는 특별한 빅딜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대신 다저스는 이번 겨울에 균형이 맞지 않는 전력의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 해 겨울 애드리안 곤잘레스(뉴욕 메츠에서 방출됨)와 브랜든 맥카시(은퇴, 텍사스 레인저스 단장 특별보좌) 그리고 스캇 카즈미어(방출됨)를 찰리 컬버슨과 함께 트레이드한 데 이어(댓가로 맷 켐프 재영입) 이번 겨울에도 특정 포지션에 넘치는 선수 자원에 대한 트레이드를 시도하고 있다.

외야수와 왼손 선발투수 주요 자원 매물로

ESPN의 버스터 올니가 현지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다저스가 매물로 내놓은 선수 자원들은 일단 외야수 자원만 해도 켐프, 작 피더슨, 야시엘 푸이그 등 3명이나 된다. 거기에 왼손 선발투수로 베테랑 리치 힐과 젊은 투수 알렉스 우드까지 매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매물로 나온 이유 중 하나는 그들과 다저스의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FA를 앞두고 단기간 즉시 전력 선수가 필요한 팀들에 필요한 자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13년 6월에 데뷔한 푸이그와 브레이브스에서 트레이드로 다저스에 왔던 우드는 2019년 시즌이 끝난 뒤 첫 FA 자격을 얻는다.

다저스와 3년 계약을 맺었던 힐도 2019년 시즌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켐프의 경우는 다소 복잡하다. 당초 다저스와의 FA 장기계약을 맺은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브레이브스 등을 거쳤던 켐프는 다시 트레이드를 통해 다저스로 돌아왔지만, 당시 맺었던 8년 1억 6000만 달러 계약이 2019년에야 끝난다.

다저스가 외야수와 왼손 선발투수 요원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FA를 앞둔 선수들을 트레이드 매물로 내놓은 이유에는 구단 페이롤 절감이라는 목적이 있다. 다저스는 지난 해에 한 차례 브레이브스와의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페이롤을 줄이고 사치세 납부 대상(1억 9700만 달러 이상)에서 간신히 벗어났다(2018 다저스 팀 연봉 1억 9320만 달러).

하지만 선수들의 연봉은 갈수록 올라가고, 우드와 푸이그 등 예비 FA들도 연봉이 상승하고 있다. 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훌리오 유리아스(좌)와 올스타 게임에도 출전했던 로스 스트리플링(우)의 경쟁 기회도 줘야 하고, 장기 계약을 체결한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우)를 언제까지 스윙맨으로만 쓸 수도 없는 일이다.

다만 이러한 교통정리를 성공한다고 해서 다저스가 FA 시장에서 발을 뺀 것도 아니다. 40인 보호선수 명단에 대한 정리가 이뤄지는 것이지 다저스처럼 월드 챔피언을 노리는 팀이 커쇼, 류현진, 워커 뷸러 3명의 상위 선발진으로 만족할 가능성은 낮다.
 
류현진, MLB 포스트시즌 '1선발' 투구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4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1차전에 출격, 선발 투구하고 있다.

▲ 류현진, MLB 포스트시즌 '1선발' 투구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4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1차전에 출격, 선발 투구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오른손 선발투수, 포수, 거포 영입 원하는 다저스

오른손 선발투수 보강을 원하는 다저스로서는 트레이드 시장에 매물로 나와있는 다른 팀의 선발 자원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팀 페이롤 줄이기 목적으로 코리 클루버(20승 7패 2.89, 사이 영 상 2회 수상)와 트레버 바우어(12승 6패 2.21)를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다만 이들 2명을 다저스가 모두 데려오는 데 성공할 확률은 낮다. 사치세 한도를 겨우 초과하지 않을 정도로 팀 페이롤을 유지하고 있는 다저스가 비싼 몸값의 두 선수를 모두 데려올 여력이 없다는 뜻이다.

트레이드 루머에 올라있는 선수가 모두 거래될 확률도 아주 높진 않다. 교통정리를 원하는 다저스지만, 이들을 정리하면서 다른 팀으로부터 받아와야 할 선수 자원도 있는데 이를 맞추기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잉여 자원이 넘치는 외야수와 왼손 선발투수들을 정리하면 다저스는 상대적으로 적은 오른손 선발투수와 포수 또는 거포 영입을 원하고 있다. 다저스의 오른손 선발투수 자원이 뷸러, 마에다, 스트리플링에 불과하며 이들 중 뷸러와 스트리플링은 아직 풀 타임 선발을 치러본 적이 없다.

주전 포수였던 야스마니 그란달이 최근에 들어와서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해 주고 있지만 다저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오스틴 반스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저스는 보다 강한 포수 자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다저스가 거포가 아닌 다른 유형의 타자를 영입할 수도 있다. 다저스는 2018년 팀 홈런 부문에서 내셔널리그 1위에 올랐지만, 홈런을 제외한 다른 득점 패턴을 만들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다저스가 내놓은 매물들 중 쉽게 거래가 힘든 자원을 꼽자면 힐과 켐프다. 두 선수 모두 나이가 걸림돌이며, 힐은 손가락이 언제 또 말썽을 부릴지 모르는 상태이고, 켐프는 나이가 들수록 수비 범위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입지 굳건한 류현진, QO 규정으로 6월 중순까지 트레이드 거부권

그런데 이 교통정리를 위한 트레이드 매물에 역시 FA 자격을 1년 미룬 류현진의 이름은 없다. 생애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할 경우 규정에 의해 이듬해 6월 15일까지는 트레이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2019년 연봉 1790만 달러).

따라서 류현진은 이번 겨울 선수단 교통정리와 관련하여 자신의 입지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어떤 선수가 영입되는지에 따라서 커쇼를 제외한 다른 투수들은 선발 등판 순서에 영향을 받을 순 있겠지만, 류현진이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보장 받은 것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트레이드 시장에서 오른손 선발투수로 클루버처럼 사이 영 상을 수상했거나 충분히 받을 만한 기량을 지닌 투수가 올 수도 있는 팀이 다저스다. 따라서 류현진이 지난 시즌 포스트 시즌 1차전 선발투수를 맡을 때처럼 상위 로테이션을 유지하려면 스프링 캠프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투수 트레버 바우어

MLB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투수 트레버 바우어 ⓒ EPA/연합뉴스

 
월드 시리즈에도 등판한 이력이 있는 클루버나 바우어가 트레이드 매물로 올라온 이상 다저스가 이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을 리가 없다. 현재 메이저리그 윈터 미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다저스의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외야진과 왼손 선발투수들의 교통정리 및 다른 포지션의 보강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제 막 사치세에서 벗어난 다저스는 앞으로도 사치세 한도를 넘기지 않는 선에서 전력을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시즌 류현진의 팀 동료들이 어떤 선수들로 변화하게 될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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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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