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KBS가 국내 방송사 최초로 저녁 메인 뉴스를 오후 7시와 9시로 이원화해 종합뉴스와 심층뉴스로 구분하는 한편, 성평등 센터를 개소하고 방송사 내 성폭력 문제 해결에 나선다. 두 가지 모두 국내 방송사 최초로 시도되는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뉴스라인> 폐지... 기존 '9시 뉴스' 중심 체제 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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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로고 ⓒ KBS


KBS 보도본부 통합뉴스룸은 지난달 29일 "기존의 9시 뉴스 단일 중심 체제에서 탈피해, 9시 뉴스와 7시 뉴스의 양대 체제로 저녁 뉴스 시간대를 구축한다"며 "7시 뉴스는 '1시간 빠른 종합뉴스', 9시 뉴스는 '더 깊고 친절한 프리미엄 심층 뉴스'로 재정립해 뉴스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입장을 냈다.

이어 "통합뉴스룸은 메인뉴스인 9시 뉴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종일 소비된 뉴스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당일 핵심 이슈의 맥락을 짚어주고, 배경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심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또 "9시 뉴스와 7시 뉴스가 새롭게 선보일 2019년 1월 1일은 아마도 KBS 뉴스의 역사뿐 아니라 대한민국 방송 뉴스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할 날이 될 것"이라 밝혔다.

한편, 기존 KBS 11시 뉴스였던 1TV <뉴스라인>은 폐지되고 그 자리에 <오늘밤 김제동>이 들어온다. 이에 관해 보도본부 통합뉴스룸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보도부문의 역량을 '7+9 뉴스 체제'로 결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KBS 보도본부 통합뉴스룸 김태선 국장은 10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뉴스개선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면서 시청자 수요도 조사를 했는데, 시청자들이 심층성과 다양성을 동시에 바라고 계시더라"라며 "따라서 7시 뉴스에서는 다양성을 담보로 하는 소위 '백화점식' 종합 뉴스를 하고 9시 뉴스는 중요한 주제를 핵심적으로 파고드는 방식의 깊이 있는 심층성을 담보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지금 있는 7시 뉴스를 40분 정도 시간을 늘려서 하루에 벌어진 중요한 일은 7시 뉴스를 보면 다 알 수 있게끔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단독 뉴스를 9시에 최우선적으로 냈지만 7시 뉴스에도 단독을 내고 9시 뉴스에는 더 깊게 단독 뉴스를 설명하는 등의 방식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KBS 9시 뉴스는 앵커와 기자가 몇 가지 주제에 대해서 고정적으로 이야기하는 고정 코너 등도 마련할 예정이다. 김 국장은 뉴스 앵커의 경우 "교체될 가능성도 있다. 조만간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성평등한 조직 문화 위해" 성평등 센터 신설

한편, KBS는 지난 11월 13일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기구인 성평등 센터를 열었다. 방송사만이 아니라 국내 언론사 중 성폭력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별도의 기구를 연 것은 KBS가 처음이다.

지난 10월 1일 임용된 성평등 센터 이윤상 센터장은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을 지냈던 인물이다. 지난 한 달 여 동안 KBS 성평등 센터 구성원들은 성희롱 예방 지침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든지 KBS 구성원들을 만나는 작업을 해왔다. 성평등 센터의 존재를 알리고 직원들이 보다 편하게 성평등 센터를 찾아 상담을 하게 만들기 위함이었다.
  
결산보고하는 양승동 KBS 사장 양승동 KBS사장이 3일 오후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17회계연도 결산 보고를 하고 있다.

양승동 KBS 사장 ⓒ 연합뉴스

성평등 센터 신설은 양승동 KBS 사장의 공약이기도 했다. 이윤상 센터장에 따르면 양승동 사장은 11월 13일 성평등 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성폭력 사건 처리도 중요하고 전반적인 KBS 구성원의 젠더 감수성을 높여서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데도 기여하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고 한다.

이 센터장은 2019년에 "KBS 내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리지 않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성평등 실태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대규모의 조직 진단과 개선해야 할 과제들을 무엇인지 도출하고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 KBS 성평등 센터 통합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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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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