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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이성민의 신혼 모습 연습 장면
▲ 연습 장면1 주인공 이성민의 신혼 모습 연습 장면
ⓒ 노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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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반도는 그 어느 때보다 평화와 종전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남쪽 '평화의 집'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국민들은 새로운 감회에 젖었다. TV를 통해 본 남과 북의 정상들은 화기애애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로 국민에게 평화의 물결을 선사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울 답방까지 진행할 예정이어서 종전의 기대감은 사뭇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전쟁 때문에 헤어진 이산가족의 아픔은 여전하다.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는 그 아픔의 깊이를 알지 못한다. 간혹 언론을 통해 접하는 이산가족 상봉 장면은 우리 민족의 뼈아픈 전쟁사의 흔적이며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발을 들여선 안 된다는 교훈을 함께 전한다.

초록칠판이 올해 선택한 주제가 바로 이것이다. 초록칠판은 최근 지속하는 한반도 평화 분위기를 올곧게 전하고 싶었다. 올해 열네 살 먹은 철든(?) 초록칠판이 기획한 야심작 <꼭 한 번>은 원치 않게 생이별한 이산가족의 엉킨 인생을 통해 전쟁의 잔인함을 실감 나게 보여주는 뮤지컬이다.

연극 사랑하는 충남지역 초·중·고 교사들 모인 '초록칠판'
 
주인공 이성민이 노인이 돼 딸을 만날 때 다같이 노래 부르는 장면
▲ 연습 장면2 주인공 이성민이 노인이 돼 딸을 만날 때 다같이 노래 부르는 장면
ⓒ 노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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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칠판은 연극을 좋아하면서 학교에서 연극 관련 수업을 진행했거나 하고 있는 현직 교사들이 모인 단체다. 올해로 14년째다. 한 해도 빠짐없이 정기공연을 펼쳐온 초록칠판은 이제 명실공히 충남 대표교사극단으로 프로 못지않은 인기와 실력을 누리고 있다.

지난 3일(월) 저녁에 만난 초록칠판은 한창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전용 연습실이 없어 여건이 되는 학교마다 양해를 받아 연습하면서 진지한 실력을 키워왔기에 연습에 임하는 자세도 예사롭지 않다.

초록칠판 김영철(설화고) 대표는 "올해 유난히 신규회원이 많았고 젊은 교사들이 많이 들어와 극단이 훨씬 젊어졌다. 회원이 많은 점을 살려 이번 공연은 더블 캐스팅했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 연극동아리 지도를 맡은 교사들이 대부분이어서 공연을 향한 열정이 가득한 교사들"이라고 초록칠판을 소개했다.

또 그는 "배역은 본인 의사 존중을 기본으로 상당히 민주적으로 결정한다. 교수학습공동체로 함께 하는 연극을 통해 학생들에게 가르칠 다양한 배움을 서로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교사극단"이라며 "교사들의 역량이 강화되어 배움의 의욕이 높고 꾸준히 하다 보니 마니아층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최다배우 출연, 야심 차게 준비한 뮤지컬 
 
뮤지컬 <꼭 한 번> 연습장면 중 하나
▲ 연습 장면3 뮤지컬 <꼭 한 번> 연습장면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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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뮤지컬은 30여 명의 교사들이 출연한다. 신규회원 증가로 자연스럽게 일어난 일이지만 더블 캐스팅을 진행해 회원들의 사기가 높다. 불가피하게 못 하는 회원 말고는 모두가 배우 또는 스텝으로 참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4회 공연이다.

예전과 다르게 역대급 규모에 교사들도 긴장한 눈치다. 항상 그래왔듯 공연일이 다가올수록 연습의 강도와 횟수도 증가한다. 하지만 연습에 매진하는 교사들의 얼굴에서 피곤한 기색은 찾아볼 수 없다. 진지한 눈빛에 힘이 서린다.

이번 작품은 전장곤(쌍용고) 교사가 96년 제자들과 처음 올렸던 연극이다. 틈틈이 제자들과 연극공연도 기획했던 전 교사가 김대현 작가의 '라구요'라는 희곡을 업그레이드한 '오늘 또 오늘'이라는 작품을 뮤지컬로 시대에 맞게 직접 연출하며 지도 감독을 소화하고 있다.

전 교사는 "처음 무대에 서는 교사들이 있다. 작품 규모가 큰 뮤지컬인데 얼마나 소화할까 걱정하기도 했지만, 교육현장에서 연극과 관련한 경험이 있는 교사들이어서 성공할 거라고 내다봤다. 특히 교사들이 서로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스스로 역할을 찾는 것을 보며 잘 진행되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가슴 뛰는 감동과 재미, 교훈 모두 느낄 수 있어 

초록칠판은 이번에 최다 4회 공연을 준비했다. 누구든지 무료로 볼 수 있으며 매회 250석 선착순 입장이므로 좌석은 넉넉하다. 예전처럼 자리가 없어 서서 관람할 일은 없을 듯하다.

주인공 이성민의 젊은 역할을 맡은 김선현(청수고) 교사는 "학교 현장에서도 예전과 다르게 통일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훨씬 많다. 그만큼 사회적 분위기가 평화통일로 가고 있다는 얘기다. 전쟁은 사회적 약자일수록 더 가혹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이번 공연은 무거운 내용이지만 감동 있는 뮤지컬을 선보일 것"이라며 각오를 밝혔다.

뮤지컬 꼭 한 번은 현직 교사들의 연기라는 색다른 볼거리와 교육적 메시지, 문화 향유를 한꺼번에 만족시킬 공연이다. 네 번의 기회가 주는 뮤지컬 관람, 무료라서 더 좋다. 아이들과 부담 없이 볼 수 있어서 놓치면 후회가 밀려올 수도.

공연수준 만족과 재미, 감동을 모두 선사할 이번 공연은 충청남도학생교육문화원이 주관하고 충청남도교육청이 후원한다.

일시 : 12월 13일(목)~14일(금) 오후 6시 30분 / 15일(토) 오후 2시 4시 30분
장소 : 천안시 동남구 옛농고1길 41 충남학생교육문화원 소공연장
문의 : 041-904-8445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천안아산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충남 교사 극단, #초록칠판, #꼭 한 번, #교사극단 정기공연, #천안아산교사극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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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과 천안 아산을 중심으로 한 지역소식 교육 문화 생활 소식 등을 전합니다. 지금은 출판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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