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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기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잘 모른다. 깜깜한 밤, 유리창 안으로 보이는 사람들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창이 하나의 그림처럼 보일 때가 있다. 공방에서 남은 작업을 하는 작가, 영업이 끝난 카페에서 물품 정리를 하는 주인.

그들에게는 별다를 것 없는 일상이겠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그림이나 영화 속 한 장면 같다. 우리 자신의 삶이 아무리 별 볼 일 없이 느껴져도, 프레임 안에 들어오면 작품이 된다. 영상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품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흘러가는 일상을 틀에 담아 평범한 삶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싶은 거다. 
  
"너의 하루하루가 우리는 너무 신기해"
 
농부 오창언 농부 오창언 씨가 밭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농부 오창언 농부 오창언 씨가 밭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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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인제에서 농사를 짓는 오창언(24) 씨는 자신이 얼마나 멋진지 잘 아는 청년이다. 블랙커런트와 풋고추, 감자, 호박 등을 기르는 그는 다양한 농작물을 생산하는 농장을 만드는 게 목표라 농장 이름을 '버라이어티팜'이라 지었다.

그가 여느 농부와 다른 점이 있다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버라이어티 파머'로 활동하며 농촌에서 겪는 다양한 일상을 소개한다. 국내 1호 농업 크리에이터인 그를 사람들은 '농튜버'로 부른다.

그가 유튜브를 처음 시작할 때 소재거리가 생각이 안나 고민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에게 "야, 네가 시골에서 사는 하루하루가 우리에겐 너무 신기한 일이야"라는 말을 들었다.

그때부터 쉽게 지나쳤던 평범함 일상을 소재로 삼아 콘텐츠로 담기 시작했다. 잡초를 치고 장작을 패는 농사 짓는 생활은 물론 나뭇가지로 낚시하고 멧돼지를 구워 먹는 버라이어티한 일상도 보여준다. 우리나라 농업시장 시스템의 문제와 시골생활에서 겪는 어려움도 빼놓지 않는다. 이러한 강원도 시골 농부의 일상을 보러 오는 구독자 수가 1만 8천 명이 넘는다.
 
유튜브 갈무리 ▲ 오창언 씨의 유튜브 채널 '버라이어티 파머' 화면.
▲ 유튜브 갈무리 ▲ 오창언 씨의 유튜브 채널 "버라이어티 파머" 화면.
ⓒ 오창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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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언 씨가 유튜브를 시작한 건 농업에 관한 대중의 편견을 바꾸기 위해서였다. 여덟 살 때부터 밭으로 하교해 부모의 농사일을 도왔다.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차올랐다.

그러나 어린 시절부터 그가 느낀 농사에 관한 사람들 시선은 늘 곱지 않았다. 일반계 고등학교에 갈 수 있는 성적에도 농업고등학교에 입학하기로 결정했을 때도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비난을 들었다. 자연이란 생명을 가꾸고 수많은 사람들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부란 직업을 사랑하는 그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반응이었다. 

농튜버 오창언은 자신의 삶이 얼마나 멋진지 알아차리고 농부로서 일상을 카메라 프레임에 담고 있다. 영상 속 그의 모습은 모험적인 영화 속의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같다. 농사에 관한 대중의 고정관념을 깨고, 농부를 누구나 되고 싶은 직업으로 만들고자 하는 그의 꿈이 이뤄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이 만드는 비영리 대안매체 <단비뉴스>(www.danbinews.com)와 <미로우미디어> 카카오브런치 채널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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