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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①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이하 "부당해고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② 사용자는 근로자가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을 위하여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 또는 산전(産前)ㆍ산후(産後)의 여성이 이 법에 따라 휴업한 기간과 그 후 30일 동안은 해고하지 못한다. 다만, 사용자가 제84조에 따라 일시보상을 하였을 경우 또는 사업을 계속할 수 없게 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파업'은 사용자에 대한 노동자의 노무제공 거부다. 즉 노동자의 "당신한테는 나의 노동력을 제공해 줄 수 없어!"라는 의사표시다. 일을 하지 않겠다는 파업은 노동자가 가진 사용자에 대한 거의 유일하자 가장 강력한 대항수단이다.

반면 파업에 대한 사용자의 대항수단은 '직장폐쇄'다. "너희 들이 일을 하지 않겠다면 나는 공장 문을 닫아버리겠다"는 것이다. 다만 툭하면 파업을 하고 파업만 했다하면 공장 문을 닫는다면 노사관계는 극한의 대립으로 치달을 것이다. 때문에 법은 파업의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직장폐쇄는 파업에 의해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이 예상되는 등 피치 못할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우리나라는 파업 절차를 매우 까다롭게 규정해 놓고 있다. 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하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렵다. 더욱이 절차를 위반하고 파업을 단행할 경우 불법파업으로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고 사측으로부터 거액의 손해배상청구를 당할 우려도 크다.

때문에 현장에서 파업은 생각보다 빈번히 발생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많은 사용자들은 노조의 쟁의행위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쟁의를 둘러싸고 노사 간 극한 대립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노조가 사측임원 폭행한 초유의 사태

지난 달 22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유성기업에서는 노조원들에 의해 회사 임원이 폭행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측은 40여 분 동안 진행된 계획적 폭행이라고 주장하지만 노조측은 2~3분 동안 발생한 우발적 사건이라며 맞서고 있다. 정확한 사실관계는 추후 수사기관의 조사내용을 확인해 봐야 알겠지만 우발적이든 계획적이든 노조의 폭력행사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사안이다.

유성기업 임원이 폭행당한 사건을 언론들은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정치권 역시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역시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그만큼 사태가 엄중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유성기업 노조는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아니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가 된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사측 임원을 집단으로 폭행한 노조가 오히려 억울하다니 적반하장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7년 간 유성기업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살펴보면 노조의 억울함이 수긍되지 못하는 것도 아닐 수 있다.

2011년 5월 18일, '주간연속 2교대제 실시', '심야노동 철폐'를 외치며 현대자동차에 엔진용 부품을 납품하던 자동차 부품 기업의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갔다. 노동자도 잠좀 자자는 것이었다. 유성기업이다. 현대자동차가 2013년 3월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실시한 것을 고려해 본다면 매우 선도적인 행동이었다. 동시에 현대자동차의 '주간연속 2교대제'의 도입을 촉발한 사건이기도 했다.

그런데 회사는 파업 2시간 만에 직장폐쇄로 대응했다. 공장을 점거한 노조원들을 끌어내기 위해 쇠파이프와 각목 등으로 무장한 용역을 동원했다. 이 과정에서 용역이 운전하는 차량이 노조원들을 향해 돌진해 노동자 13명이 부상당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경찰은 단순교통사고로 처리했다.

노조파괴 전문가 창조컨설팅과 컨택터스의 등장

밤에 잠 좀 자자며 시작한 쟁의는 원청업체인 현대자동차마저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한 2013년을 훌쩍 넘어, 사건 발생 7년이 넘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성기업은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창조컨설팅과 컨택터스는 노동운동가들 사이에서 대한민국에서 자행된 가장 악랄한 노조파괴 수단으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이름들이다. 그런 창조컨설팅과 컨택터스가 모두 유성기업을 거쳐 갔다. 유성기업은 창조컨설팅의 자문을 받아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노조를 파괴해 갔다.

이들은 "금속노조 산하 지회 소속 조합원 수가 2011년 5월6일 기준 50%로 감소된 시점에 일금 8000만 원, 금속노조 산하 지회 소속 조합원 수가 2011년 5월 6일 기준 20%로 감소된 시점에 또다시 일금 8000만원을 7일 이내에 지급해야 한다"는 등 민주노총 조합원 감소에 성과보수를 걸기까지 했다. 처음부터 노조의 와해가 목적이었던 것이다.

성공보수 외 유성기업이 창조컨설팅에 지불한 자문료는 1년에 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조컨설팅은 유성기업을 포함한 다수의 기업을 상대로 불법 노조파괴행위를 일삼다 결국 법인등록이 취소되고 핵심 인물이었던 심종두 대표와 김주목 전 전무는 '노조파괴' 컨설팅을 제공한 혐의로 실형을 받아 수감되어야 했다.

창조컨설팅이 노조파괴 방법을 자문했다면 컨택터스는 노조원들을 직접 진압했다. 컨택터스는 사설경호업체였지만 실체는 민간군사기업을 방불케 했다. 이들의 시위 진압용 장비는 방패, 전투헬멧을 비롯해 군견, 살수차 등 전투경찰을 능가할 정도였다. 컨택터스 역시 유성기업 외 각종 노사분규 사건에 투입되어 쟁의 중인 노조원들을 무차별적으로 진압해 사회적 물의를 빚었다.

특히 이들이 투입된 사건 중 자동차부품회사 SJM의 노사분규 현장에서는 불법과잉진압으로 노조원 십여 명이 머리가 찢어지거나 팔다리가 부러지고, 얼굴이 내려앉는 중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노사분규 현장에서 불법행위를 일삼던 컨택터스도 마찬가지로 실소유주 두명이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는 등 처벌을 피할 수 없었다.

노조파괴를 위해 온갖 불법을 일삼던 창조컨설팅과 컨택터스를 모두 동원한 유성기업의 노조 대응 방식 역시 불법요소로 가득했다. 2017년 2월 17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4단독은 노조법·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성기업 유시영 회장에게 징역 1년6월과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당시 법원은 "(회사에 우호적인) 신설 노조를 육성함과 동시에 기존 금속노조 약화·와해를 추진한 일련의 범행은 헌법상 기본권으로 보장된 노동자의 단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범행이 회사의 인적·물적 자원을 동원해 조직적·계획적으로 이뤄졌고 기간도 길어 비난 가능성이 크다"다며 엄중히 꾸짖었다.

유 회장은 고등법원에서 징역 1년 2월에 벌금 100만 원으로 감형된 뒤, 지난해 12월22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었다. 기업 경영진이 부당노동행위로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악랄한 것은 해고

유성기업은 어용노조를 만들어 민주노조를 와해하려 했다. 실제로 유성기업의 제2노조는 2016년 사측의 조직적 지원을 받아 설립된 것이 적발되어 노조의 자주성·독립성이 결여되었다는 이유로 '설립 무효' 판결을 받았다. 실질은 용역깡패인 경비업체를 동원해 노조원들을 무력으로 진압했다. 하지만 유성기업이 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동원한 가장 악랄한 수단은 해고였다.

2011년 10월 18일 유성기업은 노동자 27명에 대한 징계해고를 단행했다. 하지만 1년여 후인 2012년 11월 30일 법원은 27명 전원에 대해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해고처분무효를 선고했다. 행정법원 역시 해고가 단체협약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무효라는 판단을 했다.

유성기업은 항소 했지만 항소심이 진행 중이던 2013년 5월 28일 27명 전원에 대한 해고처분을 취소하고 이들을 전원 복직시켰다. 하지만 유성기업은 곧바로 이들 중 24명에 대한 재징계 절차에 들어갔고 2013년 10월 21일 24명 중 11명을 다시 해고했다. 노조는 즉각 반발하여 해고무효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2014년 4월 24일 천안지방법원은 쟁의행위가 1년 이상 지속되어 정당한 쟁의라고 보기 어려워 사측의 징계권 행사가 적법하다며 유성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장기간 지속되었다는 이유로 쟁의의 정당성을 부정한 수긍하기 어려운 판결이었다. 다행히 대전고법의 판단은 달랐다. 2016년 7월 21일 대전고등법원은 노조의 쟁의가 정당하게 개시되었다고 판단한 후 단체협약 상 쟁의기간 중 신분보장 규정을 위반한 징계로 위법한 해고라며 노조의 손을 들어주었다. 대법원 역시 2018년 10월 4일 고등법원의 판단과 동일한 이유로 노동조합의 손을 들어주었다.

해고된 조합원들은 결국 다시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공장에 돌아가는데 7년이 걸렸다. 지난한 소송전을 거친 것은 당연했다. 유성기업은 대한민국 최대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했지만 돈이 없던 노조는 노동사건을 전문으로 하는 작은 법률사무소를 선임해야 했다.

그 사이 유성기업은 노조원들을 상대로 무차별적인 고소를 단행했다. 결국 2016년 3월엔 조합원이었던 고 한광호가 노조탄압에 시달리다 징계를 앞두고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2018년 11월엔 유성기업의 노조탄압에 시달리다 정신질환을 앓게 된 조합원에 대한 산업재해가 대법원에서 인정되기까지 했다.

유성기업도 폭력사태에 대해 관용적 태도를 보여야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懲罰)을 하지 못한다."며 '부당해고 등'을 금지하고 있다. 사용자에게는 수많은 직원 중 하나일지 모르겠지만 노동자에게는 유일한 직장이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직장의 상실은 생계유지의 위험, 즉 목숨의 위험을 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측이 계약기간의 만료, 노동자의 비위사실, 합의, 폐업, 정년 등 정당한 사유가 없음에도 해고를 단행할 경우 노동자에게는 대응할 마땅한 수단이 없다. 거의 유일한 수단이 법원의 문을 두드리는 것인데, 사측이 소송으로 대응하게 되면 유성기업과 같이 7년이 넘는 기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수입이 없으면 당장 삶을 이어갈 수 없는 노동자가 수년에 걸친 지나난 소송전을 온전한 정신으로 견디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노조원들이 교섭의 대상자인 사측 임원을 폭행한 것은 비난을 피할 수 없다. 폭행이후 해당 임원은 "저는 지금도 살아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습니다", "지금도 (조합원들이) 병원까지 쳐들어오는 상상을 하면 검은 옷과 모자 차림의 사람을 못 쳐다보겠다"며 경찰에 강력한 처벌을 탄원했다. 

유성기업에서 고용한 용역에 의해 두개골이 함몰되고 광대뼈가 으스러졌던, 용역이 몰고 돌진한 자동차에 치어 병원에 실려 가야 했던 노동조합 조합원들을 생각한다면 사측도 이 번 폭력사태에 대해 조금은 관용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 바람직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광민 변호사는 부천시청소년법률지원센터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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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이며 부천시청소년법률지원센터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헌법 쉽게 읽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