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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연대 활동가들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사 앞에서 유치원 비리근절 3법 촉구 및 자유한국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참여연대 활동가들이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사 앞에서 유치원 비리근절 3법 촉구 및 자유한국당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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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사립유치원들은 '폐원'으로 교육 당국과 학부모를 위협하는 것일까?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은 지난달 29일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법안인 이른바 '박용진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이 통과되면 집단 폐원 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폐원 카드가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사립유치원을 이용하는 원아가 많아서다. 실제로 집단 폐원 사태가 벌어지면 아이를 맡길 유치원이 없어 학부모가 발을 동동 굴러야 하는 '유치원 대란'이 올 수도 있다. 집에서 아이를 돌볼 수 없는 맞벌이 부부한테 특히 위협적인 일이다. 

교육통계서비스(2018년 4월 기준)에 따르면, 전국유치원 수는 9021개이다. 국공립이 4801곳으로 사립 4220곳보다 약간 많지만, 원아 수는 거꾸로 사립이 50만 3628명으로 국공립 17만 2370명보다 훨씬 많다. 유치원생 75% 정도가 사립유치원에 다니는 것이다.

'문 닫기 카드', 맞벌이 부부에게 특히 위협적
 
 한국유치원총연합 소속 유치원 원장, 교사 등이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사립유치원 공공성강화를 위한 ‘박용진3법(유아교육법,사립교육법,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법안 심사-처리 합의기 이뤄지자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한국유치원총연합 소속 유치원 원장, 교사 등이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사립유치원 공공성강화를 위한 ‘박용진3법(유아교육법,사립교육법, 학교급식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법안 심사-처리 합의기 이뤄지자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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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폐원해도 학원 같은 다른 교육기관으로 얼마든지 전환할 수 있다는 것도 사립유치원이 '문 닫기 카드'를 쉽게 꺼낸 이유로 보인다. 심지어 비리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된 상태에서도 '폐원·전원'이 가능하다. 또한 비리 혐의에 따른 추가 감사까지 피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있다.

경기도 A 유치원은 지난 2017년 경기도교육청 감사에서 비리 혐의가 적발돼 '사립학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이 유치원은 설립자 겸 원장 자녀를 강사로 허위 등록해 급여를 주었고, 아이들을 위해 써야 할 교비를 해외여행 경비로 사용해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고발당했다. 또한 특성화 비용 등 학부모에게 받은 돈을 입출금 장부에 기록도 하지 않고 원장 마음대로 썼다.

비리유치원이 '어학원'으로 탈바꿈... "진입 막을 법적 근거 필요"

이렇듯 아이들을 위해 써야 할 교비를 엉뚱한 곳에 사용한 이 유치원 운명은 어떻게 됐을까?

이 유치원은 현재 어학원으로 운영된다. 비리가 적발됐고, 그 정도가 심해 고발까지 당한 유치원이 또 다른 교육 시설인 학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해당 유치원은 고발당한 뒤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폐원을 신청했고, 곧바로 어학원 설립을 신청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와 관련해 교육청 관계자는 지난 3일 오후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변호사 자문도 구했고, 감사과와 협의도 했지만 '폐원과 학원 설립 신청'을 거부할 만한 법적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럴 경우 교육 사업에 다시 진입하지 못하게 할 법적 근거가 시급히 만들어져야 한다"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 유치원은 발 빠르게 '폐업'한 덕분에 경기도교육청 추가 감사도 피했다. 교육청은 지난달 19일부터 그동안의 감사로 비리가 적발, 수사기관에 고발·수사 의뢰 된 유치원들을 대상으로 특정감사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미 '폐업'을 한 유치원을 감사할 수는 없었다.

그럼 고발 건은 어떻게 됐을까? 수사 당국은 아직도 이 사건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고발해도 대부분 무혐의 처분되는 상황이라 이 유치원이 처벌되기는 쉽지 않다는 게 교육청 관계자 의견이다.

또한 국공립유치원 확대와 함께, 비리 유치원의 교육사업 재진입을 막을 제도를 마련하지 않으면 사립유치원들의 '폐원 위협' 또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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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공동체부, 경기도 담당. 교육에세이 <날아라 꿈의학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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