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선수(에자즈바쉬)

김연경 선수(에자즈바쉬) ⓒ 에자즈바쉬


김연경과 에자즈바쉬가 클럽 세계선수권 우승을 위해 넘어야 할 고비는 4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18 여자배구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가 4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Shaoxing) 올림픽 스포츠 센터에서 개막했다. 이 대회는 세계 최강 클럽 팀을 가린다는 취지로 국제배구연맹(FIVB)이 매년 주최한다.

에자즈바쉬가 우승할 경우, 김연경과 팀 모두에게 의미 있는 기록을 남기게 된다. 김연경은 처음으로 클럽 세계선수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게 된다. 에자즈바쉬는 여자배구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의 역대 최다 우승 팀이 된다. 올해만 놓고 보면, 지난 11월 1일 '터키 스포츠토토 챔피언스컵 대회' 우승에 이어 2번째 우승을 차지한다.

에자즈바쉬는 4일 오후 6시(아래 한국시간) 알타이와 경기를 시작으로 촌부리(5일 오후 6시), 덴틸 프라이아(7일 오후 3시) 순으로 예선 조별 리그를 벌인다.

이번 대회 참가 팀은 총 8개 팀이다. 예선 조별 리그는 4팀씩 A·B 2개 조로 나뉘어 풀리그를 펼친다. A조는 바크프방크(Vakıfbank·터키), 저장(Zhejiang·중국), 미나스(Minas·브라질), 르카네(Le Cannet·프랑스)가 포함됐다. B조는 에자즈바쉬(Eczacıbası·터키), 덴틸 프라이아(Dentil Praia·브라질), 촌부리(Supreme Chonburi·태국), 알타이(Altay·카자흐스탄)로 구성됐다.

각 조의 1-2위가 크로스로 4강전을 갖고, 승자가 결승에 진출한다. 4일 개막전 첫 경기에서는 덴틸 프라이아가 촌부리를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했다.

'준결승 유력' 터키·브라질 4팀... 최근 흐름도 '판박이'

4강 진출은 선수 면면과 객관적인 전력으로 볼 때, 유럽 최정상급 팀인 에자즈바쉬, 바크프방크와 브라질 리그 최강인 덴틸 프라이아, 미나스가 되리라는 전망이 많다.

공교롭게도 이 4팀은 현재 자국 리그에서 '무패 전승' 중이다. 최근 성적 등 흐름도 똑같다. 터키 리그 정규리그는 4일 현재 바크프방크가 8승 무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에자즈바쉬가 7승 무패로 2위에 올라 있다. 에자즈바쉬가 1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다.

올 시즌 초반 흐름은 에자즈바쉬가 더 강하다. 7승 중에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반면 바크프방크는 카라욜라르와 페네르바체에게 풀세트 접전을 벌이며 승점까지 내주는 등 불안정했다. 정규 리그 개막 전에 열린 터키 챔피언스컵 대회에서도 에자즈바쉬가 바크프방크를 3-1로 꺾고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바크프방크의 '싹쓸이 우승' 행진도 중단됐다.

브라질 리그 정규리그도 똑같은 흐름이 전개되고 있다. 현재 덴틸 프라이아가 5전 전승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어 SESC 리우데자네이루가 5전 전승이지만 승점에서 뒤져 2위, 미나스가 4전 전승으로 3위에 올라 있다. 미나스도 1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다.

올 시즌 초반 흐름은 미나스가 더 좋다. 지난 11월 7일 열린 2018 미네이루 선수권 대회(Mineiro Championship) 마지막 날 경기에서 미나스는 덴틸 프라이아를 3-0으로 완파했다. 미나스는 이 대회에서 3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니콜-프라이아, 유럽 강팀과 비슷... 나탈리아-미나스 '최근 우세'

덴틸 프라이아와 미나스에는 한국 배구팬들에게도 친숙한 선수들이 많다. 덴필 프라이아는 지난 시즌 브라질 리그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통합 우승의 주역은 니콜, 가라이, 파비아나 3인방이었다.

덴틸 프라이아의 올 시즌 주전 멤버를 보면, 브라질과 미국 대표팀의 주전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다수 포진돼 있다. 유럽 리그의 강팀 못지않은 선수 구성이다.

공격진은 라이트 니콜 포셋(33세·193cm), 레프트 페르난다 가라이(33세·179cm), 호사마리아(25세·185cm), 미셸리(33세·178cm), 엘렌(28세·178cm)이 이끈다. 니콜과 가라이는 붙박이 주전이다. 레프트 한 자리를 놓고 호사마라아, 미셸리, 엘렌이 경쟁 중이다. 그만큼 공격진이 탄탄하다.

니콜은 2012-2013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3년 연속 한국도로공사의 외국인 선수로 맹활약했다. 2014-2015시즌에는 한국도로공사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현재도 국내 배구팬들에게 인기가 높다.

​가라이는 2013-2014시즌 터키 리그 페네르바체에서 김연경과 함께 뛰었다. 올해 10월에 열린 2018 세계선수권에서도 브라질 대표팀의 주전 레프트로 활악했다. 호사마리아도 세계선수권에서 브라질 대표팀의 백업 레프트로 출전했다. 미셸리도 브라질 대표팀 경력이 있다. 이번 세계선수권에서도 브라질 대표팀 후보 엔트리에 포함됐었다.

센터진도 브라질 대표팀 출신들로 구성됐다. 파비아나(34세·193cm)는 김연경의 절친이다. 2011-2012시즌 페네르바체에서 김연경과 함께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많은 기여를 했다. 김연경은 당시 유럽 챔피언스리그 MVP를 수상했다. 또 다른 센터 카롤리나(28세·183cm)는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브라질 대표팀의 주전 센터로 활약했다.

세터는 세계선수권에서 미국 대표팀의 주전 세터로 활약한 칼리 로이드(30세·180cm)가 맡는다. 리베로 수엘렌(32세·166cm)도 브라질 대표팀의 주전 리베로다.

미나스도 브라질 대표팀의 주전 멤버인 나탈리아(30세·186cm)와 가비(25세·180cm) 쌍포가 공격을 주도한다. 라이트 브루나(30세·182cm)는 스파이크 서브가 위력적이다. 센터 카롤 가타스(38세·192cm), 마라(28세·190cm)의 이동 속공도 빠르고 강력하다. 세터 마크리스(30세·178cm)의 토스워크와 경기 운영도 수준급이다. 빠르고 조직력이 좋은 브라질 배구의 색깔이 잘 갖추어진 팀이다.

이번 클럽 세계선수권은 브라질 리그의 현 최강팀들이 출전한 셈이다. 그동안 국내 팬들이 접할 기회가 적었던 브라질 리그의 수준과 플레이 스타일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로운 포인트이다.

저장, 다른 팀에서 중국 국가대표 4명 '임시로 데려와'

르카네도 현재 프랑스 리그에서 7승 1패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강호다. 주전 멤버 7명 중 유일하게 리베로만 프랑스 출신이다. 나머지 6명 전원이 외국인 선수다.

주전 레프트인 벨리차(27세·190cm)는 2018 세계선수권에서 세르비아 대표팀의 백업 레프트로 활약했다. 드미트로바(23세·184cm)도 세계선수권에서 불가리아 대표팀의 주 공격수였다. 라이트 카사노바(21세·184cm)는 2016 월드그랑프리에서 쿠바 대표팀의 주전 라이트로 뛰었다.

센터진에 하사노바(24세·187cm)도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아제르바이잔 대표팀의 주전 센터였다. 라자렌코(21세·193cm)도 세계선수권에서 러시아 대표팀의 후보 엔트리에 포함됐었다. 다만 최종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다. 세터 모리(23세·186cm)는 2019 유럽선수권 예선전에서 슬로베니아 대표팀의 주전 세터로 활약 중이다.

촌부리 팀에도 쁠름짓(36세·180cm), 윌라반(35세·174cm) 등 국내 배구팬들에게 친숙한 선수들이 많다. 올 시즌 태국 리그에서는 초반 흐름이 좋지 않다. 3승 2패로 4위를 달리고 있다. 촌부리는 태국 리그에서 최근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우승 주역인 아차라뽄(24세·178cm)이 올 시즌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팀으로 옮겼다.

홈팀인 저장도 올 시즌 중국 리그에서 부진한 상황이다. 현재 2승 4패를 기록하며, 1라운드 B조 7개 팀 중 5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이번 클럽 세계선수권에서는 다른 팀의 중국 국가대표 4명을 임시로 데려와 출전시킨다.

레프트 류옌한(188cm·바이선전), 런카이이(182cm·베이징), 센터 양한위(192cm·산둥), 리베로 왕멍지에(172cm·산둥)가 클럽 세계선수권 출전을 위해 저장 팀에 합류했다.

왕멍지에는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중국 대표팀의 주전 리베로로 활약했다. 양한위도 백업 센터로 출전했다. 류옌한도 올해 네이션스 리그에서 중국 대표팀의 주전과 백업 레프트로 뛴 적이 있다.

한편, 이번 클럽 세계선수권 대회는 국내 방송사에서 생중계 되지 않을 예정이다. 반면 참가팀 국가들의 방송사는 생중계하는 곳이 많다. 국내 배구팬들은 국제배구연맹(FIVB) 생중계 사이트에 유료로 가입해 시청하거나, 다른 나라의 중계를 인터넷 등을 통해서 볼 수밖에 없다. 배구 팬들은 관련 기사 등에서 많은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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