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KBO리그 FA 시장이 달궈지기 시작했다. 지난달 21일 FA 시장 개막 후 NC와 3년 최대 20억 원에 도장을 찍은 모창민을 제외하면 소식이 없었지만 대어급 FA로 꼽히던 최정이 6년 옵션 포함 최대 106억 원(계약금 32억 원, 연봉 68억 원, 옵션 6억 원)에 원소속팀 SK 와이번스와 재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것으로 총액 100억을 넘길만한 최대어는 양의지만 남았다. 리그 최고 포수인 양의지의 최종 행선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그의 원소속팀 두산은 전력의 절반이라 불릴 정도로 핵심 자원인 양의지를 잔류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협상은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재원은 우승반지와 FA 대박을 모두 거머쥘 수 있을까

이재원은 우승반지와 FA 대박을 모두 거머쥘 수 있을까 ⓒ SK 와이번스

 
예상보다 더 장기전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양의지의 계약 소식을 남들보다 더 주목할 만한 이가 있다. 바로 한국시리즈 우승팀 SK 와이번스의 주전 포수였던 이재원이 그 주인공이다.

2006년 프로에 입문한 이후 처음으로 FA 자격을 취득한 이재원은 여러모로 양의지의 계약이 기다려질 수밖에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FA 대어인 이재원이 양의지에 이어 포수 NO.2로 꼽히기 때문이다.

※ 2012시즌 이후 이재원 주요 타격 기록
 
 이재원의 최근 7시즌 주요 기록 (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이재원의 최근 7시즌 주요 기록 (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이재원은 2006년 1차지명을 받고 팀에 입단한 선수다. 당시 조범현 SK 감독이나 주전 포수 박경완같은 굵직한 포수 전문가들이 이재원을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대형 포수감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로 유망주였다.

그러나 프로 커리어 초반에는 포수로의 능력보다는 방망이 실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좌완 상대로 뛰어난 타격을 보이며 2007년 SK의 지휘봉을 잡은 김성근 감독 눈에 들어 좌완상대 플래툰이나 대타요원등으로 1군에서 꾸준하게 활약할 수 있었다.

이재원이 주전 포수로 등극한 것은 상무 전역 후 1군에 적응한 2014년 이후였다. 이재원은 해당 시즌에 아시안게임 국가대표에 선발되기도 하며 타자 이재원이 아닌 포수 이재원도 충분히 뛰어난 선수임을 전국에 알렸다.

이후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던 2017년을 제외하면 꾸준히 0.800 전후의 OPS와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 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예상보다 계약이 지연되고 있는 FA최대어 양의지

예상보다 계약이 지연되고 있는 FA최대어 양의지 ⓒ 두산 베어스

  
다만 함께 FA 시장에 나와 있는 포수 최대어 양의지의 타격 기록에 비하긴 어렵다. 양의지는 리그에서 타자에게 가장 불리한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이재원은 대표적인 타자친화 구장인 문학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지게 된다.

수비 역시 마찬가지다. 양의지의 경우 타격보다 포수 수비를 더 강점으로 꼽는 전문가들이 많을 정도로 포수 수비에서 완성도가 높은 선수다. 하지만 이재원의 경우 큰 체구를 이용한 블로킹은 훌륭하지만 프레이밍 능력이나 도루 저지의 경우 리그 평균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원의 도루저지율은 2년 동안 2할대(2017-0.23/2018-0.267)에 머물러 있다. 물론 SK 선발 로테이션에 도루저지에 취약한 언더핸드 박종훈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그 이유를 감안하더라도 이재원의 도루저지 능력은 수준급이라 보기 어렵다. 올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웃은 것은 이재원이지만 공수양면에서 양의지에 비하면 한 수 아래임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이재원의 적정가는 양의지를 기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역으로 이재원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양의지 영입을 노리다 그를 놓치게 된 팀은 이재원에게 시선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원의 기록이 다소 초라해보이는 것은 어디까지나 리그 최대어인 양의지를 기준점으로 잡았을 때 이야기다. 

리그 평균적인 포수와 비교하면 이재원의 공격력은 최상급이다. 원소속팀 SK는 물론 포수가 약점인 팀과 제대로 협상에 임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계약을 따낼 수 있다.

이재원은 인천고 2학년 시절이던 2004년부터 청소년대표팀의 안방을 지켰던 선수다. 2004년, 2005년 2년 연속으로 청소년대표 부동의 안방마님으로 활약하며 대형포수 탄생을 예고했다. 

반면 이재원과 동기생인 광주진흥고 양의지의 경우 그다지 주목을 받는 포수가 아니었다. SK의 1차지명을 받은 이재원과 달리 양의지는 2차지명 8라운드에서야 두산의 지명을 받고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이들의 위상은 어느정도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이재원 역시 리그에서 손꼽히는 공격형 포수로 성장했지만 양의지는 지난 몇 년간 리그 최고의 포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엇갈린 포수 동기생의 최종 행선지와 계약 규모는 과연 어떻게 정해질까? 폭풍전야같은 고요함을 보이고 있는 FA시장에 야구팬들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SK 잔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이재원

SK 잔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이재원 ⓒ SK 와이번스

  
[관련 기사] '공수겸비' 양의지 영입, 망설일 이유 없다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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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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