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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아산신광초등학교병설유치원(원장 오임석)의 아침 풍경은 조금 색다르다. 모든 유아들이 등원하고 아침 책 읽기를 마친 오전 9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안전교육이 시작된다.
 충남 아산신광초등학교병설유치원(원장 오임석)의 아침 풍경은 조금 색다르다. 모든 유아들이 등원하고 아침 책 읽기를 마친 오전 9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안전교육이 시작된다.
ⓒ 정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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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이 같이 가자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 돼요, 싫어요, 하지 마세요!"
"그렇죠, 그리고 한 가지를 더 알아야 해요. 제일 먼저, 나를 붙잡은 손을 뿌리치고 나를 도와줄 사람이 있는 곳으로 재빨리 도망가야 해요. 그리고 큰 소리로 외쳐요."
"도와주세요!"
 

선생님의 이야기가 끝나자 역할극이 시작된다. '낯선 사람' 역할을 맡은 친구는 할머니 가면을 골라 들었다.

"준수는 왜 할머니 가면을 골랐어요? 아주 인자해 보이는 할머니 얼굴인데요."
"할머니도 나쁜 사람일 수 있어요."
"맞아요, 이렇게 웃고 있는 인상 좋은 사람도 나쁜 사람일 수 있어요. 그러니 언제 어디에서 누구랑 놀지 엄마, 아빠와 항상 이야기 나누고, 부모님이 미리 알려주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가 무얼 주거나 같이 가자고 하면 잘 생각해봐야 해요."


충남 아산 신광초등학교병설유치원(원장 오임석)의 아침 풍경은 조금 색다르다. 모든 유아들이 등원하고 아침 책 읽기를 마친 오전 9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안전교육이 시작된다. 생활안전, 교통안전, 폭력예방 및 신변보호, 약물 및 사이버 중독 예방, 재난안전, 직업안전, 응급처치 등을 주제로 매일 아침 안전교육이 이뤄진다.

안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유아들의 생활공간에서 안전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터. 거기에 신광초등학교병설유치원의 다소 위험한 지리·환경적 여건이 더해져 안전교육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는 설명이다.

"저희 학교는 T자형 도로의 꼭짓점에 자리하고 있어요. 학교 앞 도로에는 경사가 있어서 차량 속도가 빠르다 보니 교통사고도 많이 나죠. 환경적으로 안전사고에 노출된 학교라고 해야 할까요."

2016년 9월 신광초등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오임석 원장은 처음 이곳에 왔을 때의 상황을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손사래를 쳤다. 학교와 담장을 맞대고 있는 아파트에서 학교 주차장을 아파트 주차장처럼, 유아들의 등·하원 보행로를 아파트 차량의 통행로처럼 사용했다는 것이다.
 
 아산신광초병설유치원 오임석 원장(교장)은 시나브로 끊임없이 진행되는 안전교육으로 안전한 생활습관이 유아들에게 완전히 밸 수 있기를 희망했다.
 아산신광초병설유치원 오임석 원장(교장)은 시나브로 끊임없이 진행되는 안전교육으로 안전한 생활습관이 유아들에게 완전히 밸 수 있기를 희망했다.
ⓒ 정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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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들의 등원길인지 찻길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원감 선생님과 함께 매일 아침 나갔죠. 유아들 등원 맞이도 할 겸 차량통행도 막을 겸 8시 10분부터 30분간 하루도 빠짐없이 교문을 지켰어요. 그렇게 6개월을 하니까 더 이상 차들이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학부모들의 노력도 컸다. 녹색어머니회 학부모들이 등원길 곳곳에서 교통지도를 하며 유아들의 안전에 관심을 기울였다. 뿐만 아니라 아산모범택시운전자협회에서도 오랜 기간 신광초등학교 학생과 유치원 유아들을 위해 교통지도 봉사를 하고 있다.

계단이 유난히 많은 학교 안 상황도 안전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저희 학교가 굉장히 권위적으로 보이죠. 전형적인 옛날 학교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어요. 높은 곳에 위치하고, 층계를 통해 운동장으로 나갈 수 있는 구조예요. 45도 경사의 계단이 학교 안에 아주 많아요. 현재는 외부계단에도 모두 손잡이를 설치해놓긴 했지만, 그래도 안전상 문제가 있는 상황인 거죠. 행복한 놀이공간으로서의 학교와 유치원의 역할을 생각한다면 유아들에게 다소 적합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안전교육에 특히 신경을 쓰고 있어요."

초등학교 학생들이 생활하는 전동과 병설유치원이 자리한 후동 사이에는 횡단보도가 그려져 있다. 유아들은 그곳을 지날 때마다 모의 신호등의 불빛에 맞춰 안전하게 길을 건너는 연습을 한다.

이밖에도 소방안전교육, 찾아가는 교통안전교육, 감염병 예방교육, 손 씻기 교육, 충남안전체험관 자연재난 체험, 수상안전 교육, 미아 및 유아 성폭력 예방 인형극, 통학버스 안전교육 등 다양한 안전교육을 유치원 안팎에서 진행하고 있다. 또 월 2회 이상 학부모와 교직원을 대상으로 안전교육 및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안전한 생활습관이 유아들에게 완전히 배였으면 좋겠어요. 시나브로 끊임없이 진행되는 교육 속에서 습관처럼 몸에 익히는 거죠. 그렇게 익혀 놓으면 원장이나 교사가 바뀌더라도 한순간에 무너질 일은 없지 않을까요. 유아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고, 방패막이가 되어주고 싶어요."
 
 버스안전교육을 마친 만3세 유아들이 버스모형을 활용해 놀이를 하고 있다.
 버스안전교육을 마친 만3세 유아들이 버스모형을 활용해 놀이를 하고 있다.
ⓒ 정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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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982년 문을 연 신광초등학교병설유치원(1947년 신광초 개교)은 지난해 2월, 특수학급을 설치하면서 교실이전 등 환경개선 사업을 마쳤다. 분산되어 있던 유치원 교실을 한 곳으로 이전하고, 교실과 화장실 리모델링을 통해 유아들에게 적절한 교육환경을 조성했다. 신광초등학교병설유치원은 현재 특수학급 한 학급과 만3~5세 각 한 학급씩 모두 4학급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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