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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같은 날인데도 다르게 생각되는 날들이 있다. 10월 31일은 '잊혀진 계절'과 '할로윈'으로 기억되고, 11월 11일은 '광군제'와 '빼빼로 데이'로 나뉜다.

중국판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인 광군제는 중국에서 짝없는 솔로들이 쇼핑으로 외로움을 달래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알리바바의 세일 행사에서 시작되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광군제는 이제 세계 전자상거래의 상징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국내 기업들도 이날을 기해 중국시장 매출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국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의 젊은이들은 인터넷 사이트나 휴대폰을 활용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물품을 구매하는 이른바 '직구'를 자연스럽게 활용한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2조2900억 원이었던 우리나라 해외 직접판매는 2017년에는 약 30%가 증가한 2조9500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해외 직접구매도 17.6% 늘어난 2조2400억 원을 기록했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유독 대학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직 해외 직구를 비롯한 전자무역을 주된 교과 과정으로 강의하는 대학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있다고 하더라도 관련지식을 곧바로 활용해야 할 직장인들에게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서울디지털대 무역물류학과는 이런 무역물류 환경의 변화를 기업 못지않게 빠른 속도로 대응하는 곳이어서 직장인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안병수 무역물류학과 교수는 "대학교육과 실무가 괴리되는 것은 개인과 국가 모두에게 '불필요한 낭비'라고 지적하면서 무역이나 물류업계의 현실에 부합하는 교과과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자무역과 국경 간 전자상거래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모임인 (사)한국통상정보학회 회장을 지낸 안 교수는 이 분야에서 국내에 몇 안 되는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안 교수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기구(APEC) 산하의 전자상거래 전문가위원회에서 한국 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안 교수는 지난 2006년 전자무역 촉진에 관한 법률 전면개정 작업에도 참여했고, 지난 2009년에는 전자무역 5개년 계획 수립을 주도한 바 있다.

안병수 교수에게 우리나라의 국경 간 전자상거래 현황과 이에 대응하여 기업과 대학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안병수 서울디지털대 무역물류학과 교수.
 안병수 서울디지털대 무역물류학과 교수.
ⓒ 안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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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국경 간 전자상거래(Cross-Border E-Commerce)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국경 간 전자상거래에 대한 확립된 정의는 없지만, 다양한 정의들을 간추리면 '소비자가 인터넷과 휴대폰 등 전자적 매체와 통신수단을 통해 다른 나라의 상인으로부터 물품을 구매하는 행위' 정도가 될 것이다. 언어, 상관행, 통관절차, 결제수단 등 다양한 장벽을 넘어 점차 보편적인 상거래 형태로 자리잡으면서 각 나라는 소비자보호, 개인정보 보호, 조세 부과, 물류관행 개선, 결제관행 개선 등 다양한 과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 전 세계 국경 간 전자상거래 현황은.
"국경 간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된 이유는 휴대폰과 인터넷의 보급으로 무역의 트렌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 수 십년 동안 추진돼 온 전자무역에서는 당사자, 무역절차 등을 그대로 둔 채 무역절차의 전자화 즉, 종이문서의 전자화에만 집중한 기업중심 거래(B2B)였다. 그런데 미국의 아마존, 중국의 알리바바 등이 개인들의 국경 간 전자상거래 참여를 간편하게 만들었고 결국 세계의 모든 소비자와 기업들이 거래 상대가 되었다. 

누구나 휴대폰을 몇 번 터치하면 전 세계에서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다. 이제 온라인에서 살 수 없는 물건이 드물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 싸기까지 하고 문 앞까지 배송해주는 물류 덕분에 편리함도 커졌다. 지난 20여 년 동안 무역절차 전자화에 매진하던 우리나라도 바뀐 트렌드에 따라 국경 간 전자상거래를 적극 수용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업계와 소비자 모두 불편을 토로하고 있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진 않다."

- 업계와 소비자들의 불편을 빠르게 해소하는 방안은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거래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 거래과정 곳곳에서 기존의 법과 관행의 사각지대가 남아있고 이 부분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 지는 기업과 소비자에게 맡겨져 있다. 무엇보다도 국경 간 전자상거래를 총괄하는 법률이 없다. 관련된 내용을 다루는 다양한 법률들은 전문가조차도 종합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지난 2006년에 전면개정된 '전자무역 촉진에 관한 법률'이 그나마 가깝지만, 무역 문서나 절차를 전자적으로 유통시키는데 초점을 맞춘 법률이기 때문에 국경 간 전자상거래에 곧바로 적용할 수 없다. 결국 법률의 개정이나 제정을 통해 바뀐 환경에 대응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새로운 법률 제정이 어렵다면 가장 유사한 법률을 제한된 범위에서라도 개정해나가는 것이 답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업계와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야 한다."

- 우리나라 온라인 판매 기업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우선 상품의 독창성과 차별화도 필요하다. 현재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군인 화장품과 의류 및 패션 제품의 경우 다른 기업 상품과의 차별화가 쉽지 않다. 단순히 한국산이라는 것만 갖고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쉽지 않다. 기능이나 디자인 등에서 다른 상품과 차별점을 명확히 부각시키지 못하면 지속적인 판매가 어렵다.

우리나라 온라인 판매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우 상품과 관련된 질문을 위챗 등 메신저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업들이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현지의 상거래 관행을 이해하고 이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현지 인력을 고용하는 등 대응 체계를 보강해야 한다.

아울러 판매상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물류가 중요한데, 해외 현지에 물류배송센터를 운영하면 상품 배송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반품 처리도 용이하다. 하지만 대다수 중소기업들에게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어서 정부가 나서서 중소 수출기업들을 대상으로 공동 배송센터를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하면 좋겠다."

- 정부의 지원은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하나.
"기업에게 필요하지만 기업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에 힘을 쏟아야 한다. 앞서 설명한 현지 공동 물류센터가 대표적이다. 그 밖에도 통관과 관련된 부분, 현지에서 요구되는 다양한 인증 획득 문제, 그리고 다양한 간편결제 방법과 이와 관련된 외환 규정 문제 등 기존 무역거래에 적용되던 법률이나 제도를 소액 국경 간 전자상거래에 적용하면서 나타나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기업 입장에서 풀 수 있도록 다부처 간 통합 컨트롤센터가 작동되면 좋겠다."

- 끝으로 개인 차원에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말씀해 달라.
"기업도 국가도 그 실체는 사람이다. 사람이 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실행한다. 그런데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한 학습방법은 여전히 전통적인 방법에 의존하고 있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사이버대학에서는 휴대폰으로도 수업이 가능하고 전통 이론과 최신 정보를 동시에 공부할 수 있다. 국경 간 전자상거래만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을 공부하고 업무에 적용하고자 한다면 지금 사이버대학을 방문해보라."

태그:#서울디지털대, #무역물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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