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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면 머리기사에서 드러난 서울신문과 동아일보의 시각 차
 
 △신문사 1면 머리기사 비교(11/27)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사 1면 머리기사 비교(11/27)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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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주요일간들이 KT 화재를 1면 머리기사(조선일보 제외)로 전한 것과 달리, 27일에는 1면 머리기사 이슈가 모두 달랐습니다. 경향신문은 지지부진한 검찰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의 배경을, 중앙일보는 혈세 지원에도 불구하고 파산 위기를 맞은 현대상선 등 '해운업 위기'를 단독 보도로 조명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의 부작용에 초점을 맞췄고, 한겨레는 지역주의와 거대 양당 체제로 퇴색한 정당 정치의 구조 개혁을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추진되고 있으나 여기에 여당인 민주당이 주저하고 있음을 비판적으로 살펴봤습니다.

27일에도 KT 아현지사 화재를 1면 머리기사로 전한 신문은 서울신문과, 동아일보 2개사뿐인데요. 두 신문의 시각이 완전히 대조되어 눈길을 끕니다. 서울신문 <안전사고 배후엔 '위험의 외주화' 있었다>(11/27 기민도 기자)는 "국가 재난에 준하는 '통신대란'을 일으킨 서울 KT 아현지사(국사) 화재, 충북 오송역 KTX 단전 사고, 경기 고양 저유소 화재 등 최근 잇따른 안전사고의 배후로 '위험의 외주화'가 지목된다"고 지적했습니다. 26일, 국회는 물론, 경향신문, 한겨레 등 여러 매체에서도 짚었던 것처럼 KT 화재의 주된 원인은 급속한 민영화 및 외주화에 있다는 내용입니다.

동아일보 1면 머리기사인 <A급 국가통신시설 진입, 아무도 막지 않았다>(11/27 윤다빈 기자)는 KT의 보안 관리 허술함을 지적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엔 '이석기 내란선동'을 거론하며 '안보 공포감'을 조성하는 데 방점을 찍었습니다. 26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일제히 KT 화재를 '이석기 내란선동'으로 갈음할 때 조용했던 동아일보가 하루의 시간차를 두고 연이어 '내란선동 안보 프레임'을 꺼내든 겁니다.

 
 △ 1면 머리기사에서 ‘KT아현지사 화재 배경엔 위험의 외주화’ 지적한 서울신문(11/27)
 △ 1면 머리기사에서 ‘KT아현지사 화재 배경엔 위험의 외주화’ 지적한 서울신문(11/27)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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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면 머리기사에서 ‘KT 혜화지사 직접 침입 취재기’를 내세운 동아일보(11/27)
 △ 1면 머리기사에서 ‘KT 혜화지사 직접 침입 취재기’를 내세운 동아일보(11/27)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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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존재하지도 않는 '이석기 KT 타격'을 증명하려 한 동아일보

동아일보는 조선‧중앙보다 하루 늦게 '이석기 내란 선동'을 거론한 것이 못내 아쉬웠는지 27일 1면, 3면, 사설 총 3건의 보도에 걸쳐 이석기 전 의원을 소환했습니다. 결론적으로 하고자 하는 말은 조선‧중앙의 26일 보도와 똑같습니다. '이번 KT화재를 보면 내란선동 이석기 전 의원이 왜 KT를 타격 대상으로 삼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죠. 이번 화재는 아무런 관계가 없지만, 어쨌든 '테러 위협'이 있었으니 이것은 '안보 위기'라는 프레임입니다.

이렇게 함의는 똑같지만 동아일보가 이를 풀어내는 방식은 대단히 창의적입니다. 동아일보가 1면 머리기사 <A급 국가통신시설 진입, 아무도 막지 않았다>(11/27)를 포함, 3면 <단독/핵심시설 돌아다니고 경보음 울렸는데도 아무런 대응 없어>(11/27 윤다빈‧조동주 기자), 사설 <사설/디지털 재앙에도 방호 허술한 통신의 심장 KT혜화타워>(11/27) 등 3건에 걸쳐 자랑스럽게 전한 내용은 "동아일보 취재진"이 KT혜화지사를 마음대로 돌아다녀도 아무도 막지 않더란 것입니다. 따라서 새삼 '이석기 내란선동'이 떠올랐다는 것이죠.

3건 모두에서 이런 묘사가 반복됩니다. 1면 머리기사 <A급 국가통신시설 진입, 아무도 막지 않았다>(11/27)는 "동아일보 취재진은 주말인 25일 오후 8시 보안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국가보안시설인 혜화타워를 방문"해, "타워 정문은 신분 검사 등 검문 절차 없이 손쉽게 통과"했으며 "건물 내부로 진입해 핵심 통신 설비가 있는 지하 1층∼지상 6층을 모두 둘러봤"고, "40분 동안 내부를 돌아"다녔으나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비상시 경찰이나 군대가 투입되는 국가중요시설인데도 보안에 구멍이 '뻥' 뚫린 것"이라 지적했습니다. 여기까지는 KT의 보안 실태를 점검한다는 취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결론입니다.
 
혜화타워는 내란 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9년이 확정돼 수감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이 참석한 2013년 모임에서 공격 대상으로 거론됐다. 통신 전문가들은 "국내와 해외 데이터 흐름을 연결하는 관문인 혜화타워에 문제가 생기면 청와대 등 핵심 정부 기관을 포함해 서울 일대 통신이 마비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살펴본 대로 결론은 '이석기 내란선동'입니다. 1면 머리기사의 이러한 논리구조는 3면과 사설에서 그대로 됩니다. <사설/디지털 재앙에도 방호 허술한 통신의 심장 KT혜화타워>(11/27)의 경우 "아현지사 화재는 천재지변이나 테러 혹은 사보타주(시설 파괴 행위)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며 '테러'와 '사보타주'를 강조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석기 내란선동'은 이번 화재와 관련이 없으며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화재만으로 충분히 안전 및 보안 관리의 부실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동아일보는 '보안 관리의 부실 지적'을 핑계로, 혜화지사를 허락 없이 침입하여 현재 수감 중인 이석기 전 의원이 직접 거론하지도 않은 '테러', 즉 신기루를 증명하려 한 겁니다.

놀랍게도 이렇게 이틀 내내 '이석기 내란선동'에 매달린 조중동은 1면 머리기사로 '위험의 외주화'를 내세운 서울신문, 경향‧한겨레와 달리 '민영화 및 외주화'의 문제를 단 한 번도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이게 과연 국가 재난 급의 화재 사건을 바라보는 상식적인 시각일까요? 그보다는 화재 사건도 '공안 정국 조성'에 이용하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민주언론시민연합 최영권 인턴입니다.


태그:#KT, #이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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