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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 체포 사건을 보도하는 프랑스 <르 피가로> 갈무리.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 체포 사건을 보도하는 프랑스 <르 피가로> 갈무리.
ⓒ 르 피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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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년의 역사를 가진 닛산은 도요타, 혼다와 함께 일본을 자동차 왕국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부실한 경영 탓에 부채가 2조 엔(한화 약 20조 원)을 넘어서며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이때 프랑스 자동차회사 르노가 닛산의 대주주가 되면서 구원투수로 나섰다. 

카를로스 곤 당시 르노 부사장은 닛산을 살려내라는 특명을 받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레바논계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프랑스의 명문 국립이공과대학(에콜 폴리테크니크)을 졸업하고 타이어회사 미쉐린의 북미지역 최고경영자(CEO)를 지내다가 르노로 스카우트된 전형적인 엘리트 기업인이다. 

곤 회장은 닛산을 놓고 무자비할 정도로 칼을 휘둘렀다. 전체 직원 14%에 달하는 2만1000명을 감원하고 5개 공장을 폐쇄했다. 보수적이던 일본 기업들은 곤 회장의 과감한 구조조정에 당황했다. 닛산은 곤 회장이 지휘봉을 잡은 지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곤 회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가 됐다. 일본에서는 그의 일대기를 그린 만화가 나왔고, 어린 시절을 보낸 레바논에서는 빈곤에 허덕이는 국가 경제를 일으켜줄 인물이라며 대선 후보로도 거론됐다. 

그런 곤 회장이 지난 19일 일본 하네다공항에서 일본 검찰에 전격 체포됐다. 자신의 보수를 50억 엔(한화 약 500억 원) 줄여 신고해서 탈세했다는 것이다. 닛산 경영진은 곧바로 이사회를 열고 곤 회장을 해임했다. 

그러나 곤 회장의 체포는 닛산 내 일본 경영진의 쿠데타라는 분석이 많다. 르노의 대주주는 프랑스 정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곤 회장에게 르노와 닛산의 완전한 경영 통합을 요구했다. 닛산 자동차를 프랑스에서 생산해 일자리를 늘리고, 자신의 지지율을 높이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일본 경영진은 닛산을 프랑스 기업으로 만들려고 한다며 강력히 반발했고, 곤 회장을 축출하기 위해 그의 비리를 일본 검찰에 제보했다는 설이 퍼졌다. 곤 회장의 심복으로 불리던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사장도 기자회견을 열고 곤 회장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프랑스 언론은 그런 사이카와 사장을 카이사르를 배반한 브루투스에 비유하며 일본이 배은망덕하다는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반면 일본 언론은 곤 회장이 제왕적 권력을 누리다가 스스로 발등을 찍었다는 주장이다.

곤 회장의 추락은 르노와 닛산을 넘어 자국의 자동차산업을 위한 프랑스와 일본의 '경제 전쟁'으로 불린다.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은 "일단 민간기업의 영역이기 때문에 조용히 지켜보기로 했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곤 회장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고, 프랑스 정부를 등에 업은 르노가 반격에 나설 경우 일본 정부도 언제든지 맞설 태세다. 이번 사건이 불꽃 튀면서도 장기전으로 갈 것 같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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