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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문사 1면 머리기사 비교(11/26)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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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6개 주요 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는 대부분 24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 사건으로 채워졌습니다. 조선일보를 뺀 5개사가 일제히 1면 머리기사로 전했습니다. 조선일보 역시, 머리기사는 아니지만 1면에 실었습니다. 조선일보의 <"헐값 공장 나와도, 사려는 사람이 없습니다">는 폐업은 증가하고 신규 창업은 급감하면서 발생한 창원, 울산, 군산, 영암 등 국내 제조업 중심지의 지가 하락을 다룬 보도로서 제조업 일선의 불황을 짚었습니다.

황당한 중앙일보의 '석기시대와 이석기'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KT 화재 사건 관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긴급 현안보고에서는 이번 사고의 원인이 KT 민영화에 따른 국사 통폐합 및 급속한 외주화 등 수익 극대화 정책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중앙일보와 조선일보의 시각은 남달랐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느닷없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을 떠올린 겁니다. 중앙일보는 4면의 <17만 회선, 220세트 광통신 '동맥'에…스프링클러 없었다>(11/26 박민제·김다영 기자)의 첫 문단을 아래와 같이 썼습니다.
 
"이래서 '내란음모 사건' 때 혜화전화국 운운했었나…."
  지난 24일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 화재로 인해 전화·인터넷부터 카드결제까지 먹통이 되는 '통신대란'이 발생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글이다. 2013년 통합진보당 내란음모 사건 당시 KT 혜화지사가 주요 파괴 시설로 정해졌던 것을 빗댔다. 당시엔 잘 몰랐지만 이번 사태로 통신 설비가 얼마나 중요하지 대다수 국민이 알게 됐다.
이렇게 '이석기 내란음모'를 거론하면서 시작된 중앙일보 보도의 나머지 내용은 KT 아현지사 화재의 피해가 컸던 이유, KT의 관리 부실, 관련 소방법의 허술함 등 모두 필수적인 내용들입니다. 중앙일보는 그리 큰 관련이 없는 '이석기 내란음모'를 의도적으로 보도 첫머리에 기술한 겁니다. 이석기 전 의원을 거론한 근거는 게시자도 밝히지 않은 'SNS에 올라온 글' 하나뿐입니다.

중앙일보 김수정 논설위원의 '분수대' 칼럼 <분수대/'석기시대'와 이석기>(11/26 김수정 논설위원)는 훨씬 더 노골적입니다. 이미 제목이 '석기시대와 이석기'인 점에서 심상치 않습니다.

 
 KT 화재와 ‘이석기’ 연결한 중앙일보(11/26)
 KT 화재와 ‘이석기’ 연결한 중앙일보(11/26)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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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는 이 칼럼에서 이번 화재만으로도 '석기시대'를 방불케 한 상황을 "스마트시티에서의 스마트라이프의 역설"이라 빗대더니 느닷없이 '내란음모'를 덧붙였습니다. "이석기 통합진보당 전 의원의 이름이 종일 거론됐다", "2013년 5월 이 전 의원과 통칭 RO(지하혁명조직)의 회합 녹취록에서 나온 KT 혜화지사와 평택 유류 저장고 타격 언급", "이 전 의원은 '미 제국주의 군사적 방향과 군사체계를 끝장내겠다는, 이러한 전체 조선 민족의 입장에서 남녘의 (혁명)역량을 책임지는 사람답게 준비해야'라며 논의를 주도했다"는 주장입니다.

여기서도 갑자기 이석기 전 의원을 소환환 이유는 "온라인 의견엔 '이석기가 왜 KT 혜화 기지를 공격하려 했는지 알겠다'는 글이 많다"는 것뿐입니다.

이석기 전 의원을 이번 화재 사건에 연결짓는 것 자체가 억지에 가까운데요. 더 심각한 문제는 '이석기 전 의원이 KT 혜화지사 타격을 언급했다'는 것처럼 묘사한 내용 자체가 사실이 아니라는 겁니다.

2013년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당시 국가정보원은 실제로 '이석기 의원이 주도한 조직(RO)의 녹취록'을 공개한 바 있고 이를 한국일보가 보도하면서 큰 파문이 일었는데요. 해당 녹취록에 따르면 '혜화전화국'은 다른 사람이 거론했습니다. 중앙일보는 비록 '이석기 의원이 발언했다'고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이석기 의원과 RO'라며 주어를 모호하게 기술해 독자의 오해를 유도했습니다.

또한 당시 재판부는 해당 녹취록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는 '비밀조직 RO'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아 '내란음모'는 무죄로 보고 '내란선동 및 국가보안법 위반'만 인정했죠. 이렇게 세세한 사실관계마저 틀렸으나 애초에 이석기 전 의원과 KT 아현지사 화재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중앙일보는 '온라인 반응'을 반복적으로 거론했으나 과연 그러한 반응을 누가 주도하고 있는지 곱씹어봐야 합니다. 중앙일보만 이렇게 이석기 전 의원에 매달린 건 아닙니다. 조선일보 <"KT 혜화전화국 습격" 이석기 내란 선동 다시 주목>(11/26)도 똑같은 내용입니다.

경향신문의 대우건설이 채용한 청년 전문직의 눈물은 돋보여
 
(...) 3단계 전형을 거쳐 합격 통보를 받은 청년 구직자들은 정규직 전환에 대한 부푼 꿈을 갖고 전문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지만 전문직은 비정규직의 다른 이름일 뿐이다. 이들은 현장 배치 후 1년마다 근무평가를 기초로 계약 갱신이 이뤄진다. 또 공사가 완료되기 1개월 전 일종의 '인간시장'과 비슷한 전사 게시판에 이름이 올라간 뒤 다른 현장에서 '콜'이 와야 계속 근무를 할 수 있다. 대우건설 인사팀에 따르면 전문직들이 현장을 옮길 때 계약 갱신률은 50% 정도다. 이렇게 힘들게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 다른 현장에 배치돼도 정규직 전환 가능성은 없다. 전문직은 종전 현장에 반드시 사직서를 내고 새 현장에 배치된 후에는 보름~한달 정도 공백을 두고 계약서를 작성하는 식으로 철저히 관리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아무리 근속기간이 길어도 계약서상으로는 연속해 2개 현장에서 근속기간이 이어지지 않는다. 결국 전문직으로 발을 디디면 퇴직할 때까지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비정규직으로 현장을 옮겨다닐 수밖에 없다. (...)

  26일, 경향신문 1면의 <단독/대우건설 '쪼개기 계약' 굴레 못 벗은 비정규직>(11/26, 강진구 노동전문기자)입니다. 대우건설이 전문직의 이름으로 마치 대기업 정규직 자리인 것처럼 홍보해 채용해놓고 쪼개기 계약을 하면서 정규직 전환을 절대 해주지 않는다는 뉴스입니다.

보수 경제지에서는 현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의 부작용을 지적하고 있지만 정작 현행 노동 제도를 악용하는 대기업이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사회 초년생인 청년들이 가장 먼저 배워야 했던 건 해고의 위험을 인지하며 무한 경쟁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조장한 주체는 대기업인 대우건설이었습니다.

정규직이 될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를 품고 사회에 첫 발걸음을 내딛었을 3000여명의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은 실상을 알고 나서는 크게 실망하고 속앓이를 해왔을 것입니다. 어떤 신문도 주목하지 않을 때 경향신문이 1면과 8면에 걸쳐 다뤘습니다.

서울신문의 新주택계급 사회 기획보도, 시사점 커
'어떻게' 사느냐보다 '어디에' 사느냐가 더 중요해진 시대다. 아파트에 산다고 해도 다 똑같은 아파트가 아니다. 아파트는 입주·거주 방식에 따라 민간 분양과 공공 분양, 민간 임대와 공공 임대, 국민 임대 등으로 나뉜다. 또 똑같은 민간 분양 아파트라고 해도 '건설사 브랜드'와 평수에 따라 서열이 매겨진다. 주거지 형태와 크기가 빈부 서열을 나누는 척도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아파트 사회'에서는 차별이 일상화됐다. 일부 부모들이 자녀에게 "어디 아파트 몇 동에 사는 친구와는 가까이 지내지 마라"고 주의를 줄 정도다. 이런 현상에 대해 사회학자들은 이른바 '신(新)주택 계급사회'가 도래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서울신문 <"임대주택 사는 걔, '캐슬' 사는 우리 애랑 같은 길로 못 다녀">(11/26 김헌주·고혜지 기자)입니다. 서울신문은 부동산 계급 사회의 실태를 두고 주부 박모 씨의 입을 빌려 "어른들의 잘못된 편견이 아이들을 갈라놓는 것과 다름없다"고 말합니다. 임대 아파트가 슬럼화 되고, 혼합주택단지 내 부대·복지 시설 이용과 입주민 대표회의, 관리 운영에 따른 수입 처리 문제 등을 놓고 분양 주민과 임대 주민 간 사사건건 마찰이 이어지는 까닭은 "국가가 소득과 자산을 임대 아파트의 입주 조건으로 정하면서 주민 간에 서로 차별하도록 지표를 만들어 준 셈"이기 때문입니다.

기사를 보면 정부 당국이 주택 차별에 따른 갈등을 조정하지 않고 방기해왔고, 국회는 소셜믹스 관련 법령 개정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진 이유 중 하나는 우리 사회가 부동산 계급 사회를 만들어 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언론 역시, 저출산 고령화 정책에 얼마를 썼는데 효과가 없었다는 무용성 명제에 치중하기보다 서울신문처럼 주택 정책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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