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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국밥에 배추김치를 턱 하니 걸쳐먹으면 진정한 맛의 깊이가 느껴진다.
 돼지국밥에 배추김치를 턱 하니 걸쳐먹으면 진정한 맛의 깊이가 느껴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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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국밥은 부산을 대표하는 향토음식이다. 그러나 남도지방에도 내놓으라는 내공을 지닌 돼지국밥집들이 즐비하다.

여수 서시장과 시내 곳곳에는 이름난 국밥집들이 많다. 광주광역시에는 남광주시장과 대인시장, 1913송정역시장에 맛있는 국밥집들이 있다. 순천에는 순천 아랫장과 웃장에 이름난 국밥집이 있다. 순천 웃장의 국밥집에서 국밥 2인분을 시키면 수육 한 접시가 서비스로 나온다.

착하고 소박한 음식, 돼지국밥 한 그릇
 
돼지 머리고기에 콩나물이 듬쁙 들어간 소박한 음식 국밥 한 그릇이다.
 돼지 머리고기에 콩나물이 듬쁙 들어간 소박한 음식 국밥 한 그릇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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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음식 국밥 한 그릇이다. 여수에서 시내버스 기사로 일하고 있는 지인이 추천한 곳, 여수 화장동의 우리집국밥이다. 가게 이름에서 느껴지는 그 느낌 그대로 집밥 느낌이 나는 그런 곳이다.

지인은 새로운 국밥집이 문을 열면 다 가보는데 자신의 입맛에는 이집이 여수에서 제일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메모해 두고 언젠가 한번 가봐야지 하고 있던 차에 문득 떠올라 오늘 이집을 찾게 되었다.

음식 맛이란 주관적인 견해가 크다. 또한 기대가 크면 실망도 더하는 법이다. 그래서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끼니나 때우려고 찾아가봤다. 기본 찬이 놓여진다. 뭔가 느낌이 좋다. 눈으로 먼저 맛을 보는 나의 특성상 그 예감은 늘 적중했다.

국물을 한술 떠먹어봤다. 맛의 깊이가 남다르다. 맛이 풍부하게 느껴진다. 고급지고 진한 맛이 입맛을 사로잡는다. 이렇듯 진정한 깊은 맛을 자아내려면 좋은 식재료와 지극정성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분명 여태껏 다녔던 다른 집들과는 차별화가 감지된다. 이집 내공이 깊다. 아니나 다를까 맛의 근원에 대해 확인해보니 주인장(유윤순)이 여수 시내에서 20여 년 음식점을 운영했다고 한다. 이곳에 국밥집을 연지는 올해로 4년째다. 음식 솜씨 좋은 큰 언니가 주방 일을 도맡았다. 3자매가 함께 식당을 운영한다.

"식당은 큰언니가 오래되었어요, 미평동과 여서동에서 20여년 했어요. 이곳에서는 4년째인데 나름 자리가 잡혔어요. 배추김치는 직접 담아가지고 써요."
 
여수의 국밥은 일반적으로 돼지 머리고기에 콩나물이 듬뿍 들어간다.
 여수의 국밥은 일반적으로 돼지 머리고기에 콩나물이 듬뿍 들어간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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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국밥은 일반적으로 돼지 머리고기에 콩나물이 듬뿍 들어간다. 이집 역시 그런 비슷한 부류다. 그러나 양과 맛에서는 으뜸이다. 숟가락으로 내용물을 확인해보니 돼지 머리고기가 넉넉하게 들어갔다. 공기 밥을 말아내면 넘쳐날 정도로 푸짐하다. 한참을 그냥 먹다가 밥을 말아냈다.

"보통 받아서 하는데 저희 집은 육수를 다 내요. 개운하게 드시려면 그냥 드시고 얼큰하게 드시려면 빨간 다대기를 넣어서 드시면 돼요."

이집 특유의 고소하고 풍부한 국밥 맛을 즐기려면 새우젓과 잘게 썬 청양고추만 넣어 먹는 게 좋다. 굳이 다진 양념이 필요하다면 국밥을 절반쯤 먹은 후에 넣어먹길 권한다. 주방에서 내주는 대로 먹었을 때, 뜨끈한 국물에서 우러나오는 맛의 하모니가 가장 좋기에 하는 말이다.

공깃밥을 채 다 먹지도 못했는데도 배는 이미 포만감으로 가득하다.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이 담긴 맛있는 국밥 한 그릇에 모처럼 만족스러운 점심이다. 마음 편한 혼밥이다. 무엇보다도 국밥집에 가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 따윈 그리 개의치 않고 혼자서도 편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립니다.


태그:#여수 우리집국밥, #돼지국밥, #맛돌이, #여수맛집, #혼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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