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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포럼 참석차 방한 중인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을 만나 OECD에서 저술한 한국 관련 연구 책자를 전달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포럼 참석차 방한 중인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을 만나 OECD에서 저술한 한국 관련 연구 책자를 전달받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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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헬 구리아(Jose Angel Gurría)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사무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간, 북미간 중재자 역할'을 아주 높이 평가하면서 OECD도 대북제재가 풀린 이후 북한 지원에 나설 수 있음을 내비쳤다. 

"북한을 지원할 수 있다면 OECD도 기쁘게 할 것"

문 대통령은 26일 오후 2시부터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을 접견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제6차 OECD세계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다. 사무총장의 재임기간 중 7번째 한국 방문이다. 

OECD세계포럼은 사회‧경제‧환경을 포괄하는 새로운 사회발전과 삶의 질의 개념 정립 및 측정방법, 정책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OECD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다. 6차 포럼은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열린다. 포럼 주제는 '미래의 웰빙(The Future of Well-Being)'이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이날 접견에서 특별히 문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수행한 역할을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이 그간 한반도에서 이루어온 성과들을 저희가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며 "대통령이 기울여온, 특히 북한과의 화해의 노력들은 매우 중요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남북 간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대통령이 중재 역할을 한 것이 매우 중요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서 한반도에서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개선되었고, 또 이 지역 내에서 대통령이 바로 이러한 변화들을 직접 일궈주셨다"라고 문 대통령의 역할을 높이 샀다.

이어 구리아 사무총장이 "이 모든 대통령의 업적들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감사와 함께 저희가 흠모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는 찬사까지 보내자 문 대통령도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는 "그리고 향후 언제든지, 대통령이 판단하기에 OECD가 대통령이 지금 일구고 있는 그 일들에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안들이 있다면, 그리고 대통령과 함께 일하거나 또 대통령을 위해서 일하거나, 저희가 특히 북한을 지원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고 판단되면 저희 또한 기쁘게 (지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대북제재가 해제된 이후 OECD도 북한에 경제적 지원과 개발 등을 제공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비공개 대화에서 문 대통령도 "북한에 대한 제재 문제가 해결되어야 하겠지만, 완전한 비핵화를 이뤄 제재 문제가 해결되면 OECD가 협력하겠다는 말씀에 감사한다"라며 "기회가 되면 그 말을 북측에 전달하겠다, OECD가 역할을 할 단계가 되면 언제든 요청을 드리겠다"라고 화답했다.

"OECD 포럼의 주제, 문재인 대통령의 의제이기도 하다"

이날 문 대통령과 구리아 사무총장이 나눈 대화 주제는 한반도 문제뿐만 아니라 세계경제와 한국경제 동향, 포용적 성장, 디지털 변혁, 보호무역주의 대응 등 다양했다.   

문 대통령은 "OECD는 우리 정부와 포용성의 가치를 공유하고 있고, 또 디지털 변환 같은 당면과제를 핵심 정책 의제로 다루고 있어서 우리 정부가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고, 구리아 총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을 나타냈다.

그는 "내일 열리는 제6차 OECD 세계포럼의 주제인 '미래의 웰빙'은 사람 중심 경제로 우리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려는 우리 정부의 노력에 큰 참고가 될 것이다"라며 "또한 세계적인 석학들이 함께하는 만큼 GDP나 경제성장률보다 삶의 질의 지표가 더 중요하다라는 공감대가 전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에 구리아 사무총장은 "(포럼의 주제는) 대통령의 의제이기도 하다"라며 "저희가 더 이것을 창조한 것은 아니다, 대통령의 의제를 따를 뿐이다"라고 화답했다.

"경제성장을 넘어서 삶의 질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됐다"

또한 구리아 사무총장은 "세계에는 안 좋은 뉴스이지만, 한국에는 좋은 뉴스가 있는데 OECD 경제전망에서 한국 부문을 보면 계속 성장하고 있다"라며 "올해 2018년 2.7%, 2019년 2.8%, 2020년 2.9%로 성장 전망이다, 아주 괜찮은 성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보호무역주의와 통상마찰인데 이 때문에 지난해 5월 예측에서는 세계경제 성장률이 2019년과 2020년 4.0%로 예측되었으나, 지금은 3.5%로 6개월 만에 0.5% 하락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마찰은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에 파급 효과가 크다"라며 "한국은 개방된 시장을 갖고 있고 통상국가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국이 G20에서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하고 OECD와 협력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국은 자유무역주의를 강력히 지지한다"라며 "자유무역이 위축되기 때문에 경기가 둔화되고 하강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무총장의 진단에 공감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성장과 GDP를 넘어서서 삶의 질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됐다"라며 "그러나 세계적 공통의 인식이 거기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삶의 질이 더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 세계 공통의 인식이 되도록 OECD가 더 노력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구리아 사무총장 "대통령이 '삶이 어떠냐?'고 물으신다면..."

구리아 사무총장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한국경제 보고서는 물론이고 '나이가 들수록 더 일을 잘한다', '한국 국가제도들의 신뢰를 증진하는 방안', '한국 내에서 안보문제를 더 증진하는 방안' 등에 관한 책자를 건넸다.

그는 기획재정부와 협력하고 있는 한국 내 포용적 성장 프로젝트와 관련한 보고서 등을 문 대통령에게 보여주며 "저희가 사실 모든 국가들에 대한 포용적 성장 연구를 진행해 왔는데, 이것은 한국에 대한 국가연구다"라며 "내년 예산이 통과되는 대로 저희가 기획재정부와 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한국 내 웰빙과 고용의 질에 관한 보고서를 보여준 뒤 "대통령이 저를 보고 '삶이 어떻습니까?'라고 물으신다면 아마 저는 그와 관련된 책을 드릴 것이다"라며 "대통령이 중요한 말을 할 때마다 제가 관련된 서적을 드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모두 한국에 관련된 것이다"라고 OECD의 한국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강조했다.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은 멕시코 탐피코 출신이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영국 리즈대학에서 경제개발과 공공금융을 주제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멕시코 산업은행과 재무부에서 공공채무국 부국장, 공공신용국장, 차관을 지냈고, 멕시코 제도혁명당의 국제부장을 거쳐 외무장관, 재무장관을 잇달아 맡았다. 지난 2006년부터 현재까지 OECD 사무총장을 3연임하고 있다.

태그:#앙헬 구리아, #OECD,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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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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