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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와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여유로운 일상을 즐기고 있는 덴마크 국민들. 뒤로는 열병합 발전소가 보인다.
▲ 여유로운 일상을 즐기는 덴마크 국민들 자전거와 아이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 여유로운 일상을 즐기고 있는 덴마크 국민들. 뒤로는 열병합 발전소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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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도 행복지수 1위의 나라 덴마크.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를 쓰고, 아이들이 학업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교육의 나라인만큼 한국에서도 벤치마킹 0순위로 손꼽히는 행복의 나라이기도 하다.
 
덴마크는 캬라멜처럼 단과자는 국민들의 건강을 헤친다는 이유로 비싸게 팔린다.몇 개 들어있지 않은 캬라멜이지만 우리나라 돈으로 6천원 정도 한다.
▲ 덴마크 코펜하겐의 상점에서 파는 캬라멜 덴마크는 캬라멜처럼 단과자는 국민들의 건강을 헤친다는 이유로 비싸게 팔린다.몇 개 들어있지 않은 캬라멜이지만 우리나라 돈으로 6천원 정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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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에 펼쳐진 재래시장. 덴마크에서 생산되는 싱싱한 과일은 비교적 저렴하게 팔린다.
▲ 싱싱한 과일 코펜하겐에 펼쳐진 재래시장. 덴마크에서 생산되는 싱싱한 과일은 비교적 저렴하게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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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를 여행하면서 느낀 또 하나는 술, 과자, 담배 등 덴마크 국민들의 건강에 해롭다고 판단되는 제품은 다른 제품들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대신 덴마크 국민들의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제품들은 그나마 저렴했다. 물론 덴마크 농부들의 땀으로 결실을 맺은 싱싱한 과일도 저렴했다.
 
잘 조성된 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와 승마를 즐기는 덴마크 국민들. 여유로워 보인다.
▲ 덴마크 국민들의 일상 잘 조성된 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와 승마를 즐기는 덴마크 국민들. 여유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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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덴마크는 국민이 아프면 치료를 위한 의료비가 더 들기 때문에, 애초부터 국민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 여건을 만들어주기 위해 의약품 등 바이오제품은 저렴하게 판매한다. 덴마크는 분명 세금을 내며 복지혜택을 받는 자국민에게는 행복한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관광객에게는 불편한 나라 덴마크 
 
니하운(Nyhauvn)은 우리 말로 신항이라는 뜻이란다. 닻이 놓여 있다. 닻 뒤로 보이는 회색 건물이 타이타닉호의 표를 팔던 건물이다. 지금은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다.
▲ 코펜하겐의 니하운 전경 니하운(Nyhauvn)은 우리 말로 신항이라는 뜻이란다. 닻이 놓여 있다. 닻 뒤로 보이는 회색 건물이 타이타닉호의 표를 팔던 건물이다. 지금은 레스토랑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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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행복의 나라 덴마크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도 행복한 나라일까? 관광입군을 표방하는 태안군의 주민의 입장에서 생각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올시다다.
 
왼쪽 건물이 타이타닉호 표를 예매했던 곳이란다. 신항이라는 뜻의 니하운은 항구 양쪽으로 음식점과 커피숍 등이 즐비하다.
▲ 컬러풀한 니하운 전경 왼쪽 건물이 타이타닉호 표를 예매했던 곳이란다. 신항이라는 뜻의 니하운은 항구 양쪽으로 음식점과 커피숍 등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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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코펜하겐 도착 후 첫날 예약된 저녁시간까지 2시간 정도의 여유가 생겨 한창 공사 중인 코펜하겐 중앙광장 주변을 배회했다. 니하운부터 동화작가 안데르센의 생가, 타이타닉호의 표를 예매하던 곳(지금은 레스토랑)까지 둘러 본 뒤 평소 해외를 나가면 꼭 사오는 마그네틱을 사러 상점에 들렀다.

취미로 마그네틱을 모으는 재미를 붙인 건 8년 전 머리털 나고 생전 처음 해외를 나가면서부터인데, 지금은 꽤 모았다. 마그네틱을 가끔 보고 있노라면 당시의 추억도 회상할 수 있어 나에게는 남다른 수집품이기도 하다.

 
덴마크의 랜드마크인 인어상. 뒤로는 열병합 발전소가 연기를 내뿜고 있다. 덴마크는 풍력과 열병합 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해내고 있다.
▲ 덴마크 랜드마크인 인어상 덴마크의 랜드마크인 인어상. 뒤로는 열병합 발전소가 연기를 내뿜고 있다. 덴마크는 풍력과 열병합 발전으로 전기를 생산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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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상점에는 랜드마크인 인어상이 쉽게 눈에 들어왔다. 자석판에 붙어 있는 인어상을 한 마그네틱을 뗐다가 뒷면에 붙어있는 가격표를 보고는 까무라치게 놀랐다. 보통 물가 비싸다는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에서도 10유로(한화 13000원 정도)면 3~4개의 마그네틱을 구입할 수 있었지만 덴마크는 하나에 1만원 정도는 됐던 것으로 기억된다.

물가가 비싸다고 혀를 찬 바 있는 영국보다도 더 비쌌다. 덴마크 물가가 비싸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 그나마 덴마크의 랜드마크인 인어상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비쌀 줄 알았던 실제 인어상이 있는 관광지 인근의 기념품샵에서 개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5유로(한화 6500원)에 운좋게 구입할 수 있었다. 결국 이 때부터 내 머릿속에서는 작은 물건을 하나 사더라도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맥주 한 잔을 마실 때도, 심지어 상점에서 껌 한통 살 때도 머릿속에서는 계산기가 작동했다. 물론 함께 동행 했던 일행들 속에서 내가 맡은 임무가 총무였기 때문인 이유도 있지만 말이다. 참고로 점심을 먹으며 마셨던 맥주 500cc 한잔이 우리나라 돈으로 13000원 정도 했다.(덴마크 크로나, 1DKK=180원 기준)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이다. 횡단보도 옆으로 자전거 도로가 따로 조성돼 있다.
▲ 자전거도로와 횡단보도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모습이다. 횡단보도 옆으로 자전거 도로가 따로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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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보다 자전거가 먼저인 나라 덴마크. 곳곳에 자전거 도로가 잘 조성돼 있다.
▲ 자전거 도로 사람보다 자전거가 먼저인 나라 덴마크. 곳곳에 자전거 도로가 잘 조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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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점에서 나와 다시 목적지였던 코펜하겐 중앙광장의 국립극장 앞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곳곳에서 자전거를 탄 무리들이 몰려왔다. 속도도 줄이지 않는다. 사람이 지나가도 신경쓰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이 길을 건너기 위해 자전거가 오는지 살핀다. 사람보다 자전거가 먼저인 나라다.

기자가 코펜하겐 중앙광장에 도착한 후 곧바로 차에서 내리려했지만 인솔자 왈 "자전거 조심하세요!"란다. "예? 자전거가 사람을 조심해야지 사람이 자전거 눈치 봐야 하나요?" 했더니 "워낙 자전거를 많이 타는 국민들이다 보니 차에서 내리기 전 자전거의 통행여부를 살피고 내려야 해요"라며 주의를 줬다. 이에 중형버스에서 내려 인도로 접근하기 위해 찻길과 인도 가운데로 조성된 자전거 도로의 좌우를 살핀 뒤 비로소 인도에 안착했다. 

덴마크가 불편했던 점은 또 있다. 아무리 추워도 영상 10도 정도를 유지했던 영국과는 달리 덴마크 코펜하겐에 도착했을 당시부터 일행들 모두 영국에서는 짐에서 꺼내보지도 않았던 패딩을 꺼내 입기 시작할 정도로 추위가 매서웠다. 영상 5도 아래로 떨어진 적도 있었다. 함께 동행 했던 덴마크 교포의 말에 따르면 하필 이날이 올해 중 가장 추운 날이었단다.

또한 예측치 못했던 강풍을 동반한 비도 내려 일행들을 당황하게 만든 적도 있었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덴마크 국민들은 대부분이 우산을 쓰지 않았다. 취재진들이 우산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 우산 쓴 취재진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덴마크 국민들은 대부분이 우산을 쓰지 않았다. 취재진들이 우산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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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펼치지 않았던 우산도 짐 속에서 꺼내 펼쳐 들었지만 방향이 일정치 않은 강풍은 쉽사리 우산을 뒤집었다. 왜 덴마크 사람들이 우산을 펼쳐들지 않고 거리를 다니는 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수많은 인파 속에 일행들만이 우산을 펼친 채 걸어다니고 있었다.

우산을 펼친 채 얼마 가지 않아 덴마크 사람들이 우산을 쓰고 다니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를 알게 됐다. 바로 인도와 인접한 자전거 도로 때문이었다. 우산을 펴니 지나가던 자전거와 불편한 접촉이 쉽게 일어났다. 이런 두가지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우산을 쓸 수는 없었다. 곧바로 우산을 접고 일행들도 현지인들처럼 비를 맞더라도 후드 하나 뒤집어쓰고 거리를 활보하기 시작했다.

불편함의 대명사 '호텔'… 냉장고, 드라이기, 에어컨이 없다
 
버스킹을 하는 악사들의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여유로워 보인다.
▲ 코펜하겐의 거리 풍경 버스킹을 하는 악사들의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여유로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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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들이 묶었던 호텔은 관광객들에게는 불편함의 대명사였다. 저렴한 방은 엘리베이터도 없는 지하로 손수 짐을 들고 내려가야 했다. 불빛도 환히 밝히지 않은 복도를 따라 한참을 걸어 들어갔다. 어렵게 도착해 숙소에 짐을 풀었다. 그런데 잠시 후 요란한 경적음을 내며 기차가 지나갔다. 문을 열어 보니 숙소 바로 옆이 철길이었다. 그나마 방음이 잘 돼 그냥 묵기로 했다.
 
한국어로도 잘 안내되어 있다. 이 패드로는 호텔 주변관광지를 검색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외에는 헤어드라이기나 냉장고가 없어 불편했다.
▲ 호텔에 비치된 관광안내용 패드 한국어로도 잘 안내되어 있다. 이 패드로는 호텔 주변관광지를 검색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외에는 헤어드라이기나 냉장고가 없어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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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풀고 숙소 안을 둘러봤다. TV 밑에 스마트장비가 하나 놓여있었다. 호텔의 각종 서비스와 호텔 주변 관광지 가이드가 한글로 쉽게 볼 수 있도록 마련돼 있었다. 하지만 호텔 서비스야 이용할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관광지는 가이드가 있으니 일행들에게는 불필요한 장비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장비가 나중에 큰 역할을 하게 된다.

특이한 것은 이 장비 옆에 있던 무엇이었다. 궁금해서 뚜껑을 열어보니 귀마개였다. 기찻길 옆에 위치한 숙소를 배려(?)한 물건이었다. 이러한 배려까지는 좋았다 치자.

숙소 안을 둘러볼수록 실망감은 날로 커졌다. 그 흔한 냉장고도 없었다. 또 헤어드라이기도 없었다. 왜 없냐고 따져 물으니 "모든 사람이 다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란다.

필요에 의해 호텔 카운터에 문의하거나 스마트장비로 신청하면 가져다 준단다. 단, 남아있을 때 가능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호텔의 다른 손님들이 다 가져가면 어쩔 수 없단다.

이런 말을 가이드를 맡은 덴마크 교포 박아무개씨에게 전하자 그는 또 다른 에피소드를 전해줬다.

"올 여름 한국도 더위가 극심했죠? 덴마크도 더위를 피해가지는 못했네요. 덴마크가 본래 이렇게 더운 나라는 아닌데 올해는 유독 더웠어요. 그래서 올 여름 덴마크에 온 관광객들이 고생이 많았죠. 덴마크 호텔에는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지 않거든요. 우리집도 그렇지만 덴마크의 가정집에는 선풍기가 없어요. 그래서 올 여름 덴마크 사람들도 덥게 지냈죠."
 
덴마크는 풍력과 열병합 발전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전 국민이 사용하고도 전력이 남을 정도로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 생산 국가이기도 하다.
▲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덴마크 코펜하겐의 해상 풍력발전 덴마크는 풍력과 열병합 발전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전 국민이 사용하고도 전력이 남을 정도로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 생산 국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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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과 열병합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로 자국민의 에너지 문제를 극복해가고 있는 덴마크에서 가정집, 호텔에 에어컨이 없다니 의아한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아예 설치도 하지 않는다는 덴마크 사람들의 마인드를 생각하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덴마크는 에너지 자립섬인 삼쇠(Samsø)섬의 사례처럼 친환경에너지를 생산해내는 풍력발전으로도 충분히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원자력이나 화력발전소가 없어도 말이다.

함께 동행 했던 가이드 윤아무개씨는 "덴마크는 해상풍력과 열병합발전 등으로 전기를 생산해내고 있는데, 전 국민이 충분히 사용해도 남을 정도다"라면서 "오는 2050년까지 덴마크는 100% 신재생에너지로 바꾼다는 계획도 내놨다"고도 말했다.

 
덴마크의 지하철 티켓에는 이용시간이 적혀 있다. 이 티켓으로 약 1시간 가량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 덴마크 코펜하겐의 지하철 티켓 덴마크의 지하철 티켓에는 이용시간이 적혀 있다. 이 티켓으로 약 1시간 가량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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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타는 덴마크 국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 자전거와 차가 혼재된 미술관 앞 거리 자전거를 타는 덴마크 국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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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크로나(1만8천원 정도)를 내고 들어간 미술관. 그런데 오후 5시경 문을 닫는 바람에 한시간 정도 밖에 관람 못해 아쉬웠다.
▲ 미술관 내부 100크로나(1만8천원 정도)를 내고 들어간 미술관. 그런데 오후 5시경 문을 닫는 바람에 한시간 정도 밖에 관람 못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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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비싼 미술관 입장료, 만만찮은 대중교통비, 예상보다 추운 날씨 등의 변수, 그리고 어두컴컴한 분위기(호텔도 우리나라처럼 중앙등이 없다보니 불을 다 켜도 어두컴컴하고, 차량도 타자마자 불을 끄고 이동한다)는 행복한 나라 덴마크를 찾는 관광객들을 불편하게 하는 요소들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2018년 10월 21일부터 29일까지 영국과 덴마크를 취재했습니다. 덴마크는 10월 25일부터 27일까지 머물렀습니다.


태그:#덴마크, #니하운, #삼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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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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