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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감축은 국방개혁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다. 장성은 군 기득권을 대표한다. 대폭적인 장성감축이 수반되지 않으면 비대한 군조직의 간소화도, 문민통제의 확립도, 3군 균형발전도, 방만한 국방예산의 효율화도 기대할 수 없다. 

2006∼2016년에 국방개혁에 따른 부대 해체나 축소로 없어진 장성 자리가 23개였다. 그런데 부대의 증편이나 창설로 새로 생긴 장성 자리가 18개였다. 이런 부대의 증·창설은 장성의 자리보전 성격을 띤 것으로 비대한 군조직의 슬림화라는 국방개혁을 달성하려면 장성 기득권을 넘어서지 않으면 안 된다.

국방부엔 장관급이 무려 9명?
 
 장성 감축은 국방개혁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다.
 장성 감축은 국방개혁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이다.
ⓒ sx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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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에는 타 부처와 달리 장관급이 무려 9명이 있다. 대장(8명)이 장관급 예우를 받기 때문이다. 차관은 서열 2위가 아니라 서열 10위다. 차관의 의전순위는 군예식령(대통령령 제27620호)의 예우표(별표1)를 보면  국방부장관, 합참의장, 육·해·공군참모총장, 대장(1,2,3 군사령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의 후순위로 되어 있다. 중장은 차관급 대우를 받는다.

이런 서열 하에서는 합참과 3군 본부에 대한 국방부의 통제가 제대로 될 리 없다. 이런 서열제도는 전두환 때 제정된 '군인에 대한 의전예우 기준지침'(1980년)에서 비롯된다. 미국에서는 합참의장(대장)이 차관보급(1급)으로 한국의 대장은 미국보다 무려 2직급이나 높다. 한국에서 장성은 세계 어디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각종 특권을 누리고 있다. 이런 장성의 특권이 오늘날 방만한 장성인력운영을 낳은 배경이다. 장성 특권도 없애야 하지만 불어난 장성 정원도 줄여야 한다.   
 
 군별 장성 수(2017년 기준)
 군별 장성 수(2017년 기준)
ⓒ 박기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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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현재 장성은 436명이다. 이 중 육군이 313명, 해군이 64명, 공군이 59명으로 육군이 전체 장성의 71.8%를 차지한다. 타군을 압도하는 육군의 장성 수 우위는 국방부가 이른바 육방부로 불리듯이 국방부나 합참 등에서 육군이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근거가 된다.

육군에 일방적으로 편중된 장성직위는 우리 군의 조직, 군사전략, 예산편성이 육군 위주로 짜여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육군의 장성 수가 해군 및 공군과 균형을 이루는 선까지 감축되지 않는 한 3군 균형발전도 합동성도 기대하기 어렵다.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서도 장성 감축은 급선무

방만한 장성인력 운영은 군 조직의 간소화와 문민통제에도 걸림돌이지만 국방예산이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송영무 국방장관(당시)은 군무원 2급과 장성(2급에 해당하는 장성은 소장)의 인력운영비가 연간 1억 원 넘게 차이가 난다면서 예산절약 차원에서 장성 감축이 필요함을 증언하고 있다.

"군인을, 장군을 1명 하는 것 하고 군무원 2급을 같이하는 것 하고는 국가예산이 1년에 한 1억 700만 원 정도 더 들어갑니다. 그런데 연금까지 포함하면 (장성 인건비가) 훨씬 더 길게(많게) 됩니다." - (송영무 국방장관, 국회 국방위 회의록 2018년 8월 24일 26쪽)

장성의 운영유지비까지 감안하면 방만한 장성인력 운영으로 낭비되는 예산은 인건비를 훨씬 상회한다고 볼 수 있다.
 
 군인과 일반 공무원 봉급 비교(2018년 기준)
 군인과 일반 공무원 봉급 비교(2018년 기준)
ⓒ 박기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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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은 공무원과 같은 직급이어도 2직급 높은 대우를 받기 때문에 봉급에서 큰 차이가 난다. 위 표를 보면 같은 과장직책을 맡아도 군인은 공무원보다 월 219만 원을 더 받는다. 이는 전두환 때 제정된 '군인에 대한 의전예우 기준지침'(1980년)에 따른 것으로 군사독재의 잔재다.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2.0은 다를까?
 
 연도별 장성 정원 추이
 연도별 장성 정원 추이
ⓒ 박기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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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개혁 2.0(국방개혁 기본계획 2019∼2023)은 '장군정원 조정 및 계급적정화'를 개혁과제의 하나로 설정하고 있다. 이 장군정원 조정계획은 2017년 장성정원 436명에서 76명을 줄여 2022년부터는 360명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19∼2022년 사이 4년간 매년 15∼20명씩 줄여 나간다는 계획이며 이에 따라 내년도 장성 예산편성 정원은 405명으로 되어 있다. 이런 문재인 정부의 장성 감축 계획은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 때와 비교해 진전이다. 하지만 이런 정도의 장성감축 규모를 국방개혁의 진정성 있는 의지로 평가할 수 있을까.

송영무 국방장관(당시)은 국회에서 "장성수는 한국군의 현대화가 1975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있었는데 그 숫자에 기준을 해가지고 우리가 줄여가고 있다"(국회 국방위원회 회의록, 2018.8.24 44쪽)고 답변하였다. 그런데 왜 하필 1975년 장성정원 360명이 국방개혁 2.0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가? 1975년 당시 한국군 병력은 60만이었지만 2022년의 병력은 50만으로 준다. 1975년과 비교해 병력이 10만 명이나 적다는 점에서 1975년의 장성정원을 기준으로 삼은 것은 객관성을 갖기 어렵다.

박정희가 군사쿠테타로 집권한 뒤 장성 숫자가 급속히 늘기 시작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국방부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장성이 1950년대는 100명 수준이었던 것이 1961년 239명, 1964년에는 251명(병력은 58만 5000명)으로 늘었다. 이미 1975년 시점에서 장성정원은 적정수준을 넘어서 과도하게 팽창되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장성정원 조정 4대 원칙, 신뢰할 만한가?
 

'우선원칙', '전환원칙', '균형원칙', '제한원칙' 이 4개 원칙에 입각해 장성정원을 360명으로 조정했다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그런데 이 4대 원칙이 과연 '개혁성'에 근거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

'우선원칙'은 '전투부대 중심 우선 편성'을 뜻한다. 이 우선원칙에 근거하여 "군단 및 상비사단의 부지휘관(을) 100% 장군(으로) 편성"하고 "해군 정보단장, 공군 항공정보단장 등은 장성으로 상향 편성"한다는 것이다. 장성정원 조정의 첫 번째 원칙이 장성을 감축하기 위한 원칙이 아니라 장성직위를 늘리기 위한 원칙이다. 이는 국방개혁 2.0의 장군정원 조정이 우리 국민의 바람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음을 뜻한다.

전시가 아닌 평시에 부군단장이나 부사단장을 운용할 필요가 없다. 또 부군단장이나 상비사단의 부지휘관을 장성으로 보임해야만 전투력이 발휘된다고 하는 것도 억지다. 현재 군단이 8개이고 상비사단이 22개이므로 만약 이들 부지휘관을 장성으로 보임하면 그것만으로 장성직위는 40명(상비사단은 부사단장이 1∼2명이다)이 넘게 된다. 360명의 장성직위 중 10% 이상이 군단과 상비사단 부지휘관이라고 한다면 이를 정상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더욱이 부사단장 직위가 전역을 앞둔 장성들을 임시적으로 보임하는 자리로 이용되어 온 그간의 관행을 생각하면 '우선 원칙'이란 사실은 장성정원 감축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편이라 할 수 있다. 해군 정보단장이나 공군 항공정보단장(현재 대령)을 장성으로 보임하겠다는 것은 육군의 장성보직 늘리기에 대한 해공군의 눈총을 다분히 의식한 구색 맞추기로 여겨진다.   

'무늬만 문민화'를 용인하는 전환 원칙
 

'전환원칙'은 "비전투부대 직위 중 민간 전문성 활용 가능 분야는 군무원 등 민간인력(으로) 전환(을) 추진"한다는 원칙이다. 국방부는 "국방부 및 방위사업청은 군령보좌 등을 위한 필수직위를 제외하고 문민화를 추진"하고 "근무지원단장, 체육부대장 등 비전투 행정업무 수행부대 부서장은 민간 전문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군무원(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 본부(현재 장성 7명)나 방위사업청(현재 장성 7명)의 필수직위를 제외하고 현역장성을 민간인으로 전환(교체)하겠다는 것은 '전환원칙'이 스스로 이미 장성감축과 문민화의 한계를 설정해 놓고 있음을 뜻한다. 또 국방부는 '국방부 실·국장 직위에 공무원 보임(을) 확대'하겠다고 하지만 '예비역의 문민간주 기준'이란 것을 채택하고 있다. 이 문민간주 기준은 전역 후 2년이 지나면 민간인으로 간주해 장성을 실·국장에 앉히겠다는 것이다.

현역 장성이 전역 후 국방부 본부나 방위사업청의 실국장 자리에 선임되어 온 그간 관행은 국회나 시민사회단체, 감사원 등으로부터 '무늬만 문민화'라고 질타를 받아왔다. 이 점에서 '전환원칙'은 문민화의 의지가 중심이 되지 못하고 장성의 기득권 보존에 무게가 실린 원칙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3군 균형 발전과는 거리가 먼 균형원칙

'균형원칙'은 3군 본부에 적용되는 원칙으로 "각 군간 유사임무‧기능에 대해 동일계급을 원칙으로 하되, 각 군의 특수성 및 예하부대 규모를 고려해 균형되게 조정"한다는 원칙이다. 이 균형원칙은 육군의 계급이 타군에 비해 지나치게 상향되어 있다는 해공군의 불만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균형원칙'은 3군 균형발전과는 관련이 없다.

국방개혁 2.0의 장군정원 조정계획에 따르면 2022년 장성정원 감축이 완료된 뒤 각 군의 장성비율은 육군 4.6(247명) 대 해군 1.1(59명) 대 공군 1.0(54명)으로 된다. 여전히 장성수는 육군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육군 중심의 현행 군구조는 전혀 바뀌지 않는다. 육군본부의 경우 결재라인이 부장(소장)-차장(준장)-과장(대령)으로 되어 있는데 차장만 없애도 장성직위를 20명 줄일 수 있다고 한다(내일신문, 2012년 7월 30일).

하지만 '장성정원 조정계획'에는 이런 조직슬림화 방안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 결국 '균형원칙'이란 현행 육군 중심의 군구조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 바, 해공군의 표피적인 불만을 다소 무마하기 위한 원칙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계급적정화 대상을 행정부대에만 한정하는 것은 타당한가?

'제한원칙'은 비전투분야 지휘관의 과도한 계급상향을 제한하는 원칙이다. 그러나 이런 계급 적정화 원칙 역시 비전투부대(행정부대)만이 아니라 전투부대에 대해서도 과도한 계급상향이 제한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일관성이 없다.

김중로 의원은 "특전사 여단장이 장군이에요. 이게 맞느냐고. 저는 생각이 특전사령관 투 스타에 참모장 원 스타 하나하고 (여단장은) 대령으로 다 채워야 됩니다. 적진에 들어가려면 젊은 사람이 좋습니까, 늙은 사람이 좋습니까?⋯⋯이게(특전사 여단) 무슨 장군이 앉을 자리냐고. 그런 것들이 지금 군에 수북합니다, 수북해"(국방위 회의록, 2017년 8월 21일)라고 하면서 전투조직의 특성에 맞지 않게 계급이 상향된 예로 특전사 여단장을 지적하고 있다. 특전사 여단은 모두 6개이므로 계급을 하향조정하면 그것만으로도 장성 6명을 줄일 수 있다. 제한원칙 역시 장성 감축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들어낸 원칙일 뿐이다.

결론적으로 국방개혁 2.0의 장성정원 조정 계획은 육군 중심의 군구조나 장성 기득권의 보호에 기반하고 있는 등 과거 관행과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방만한 국방인력 운영을 선진화‧효율화하고 비대하고 중복된 군조직 구조를 간소화하기 위해서는 현재 400명 수준의 장성을 그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중로 의원도 국방개혁을 제대로 하려면 "몇 명이 아니라 제 생각에는 장군 수를 지금 반절로 줄여야 됩니다"(2017년 8월 21일 국방위)라고 200명 정도가 적정 수준임을 강조하고 있다. 국방개혁 2.0의 '장군정원 조정계획'이 진정한 개혁이 되려면 76명이 아닌 200명 이상 장성을 감축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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