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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어떤 것도 원래부터 존재했던 것은 없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난 것도 없지만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것도 없습니다. 종교도 그렇습니다. 불교 발생지는 인도입니다. 2600여 년 전(BC 624년으로 추정), 룸비니에서 석가족 왕자로 태어난 붓다가 불교의 교조입니다.

문화가 갖는 관성은 100년쯤 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어떤 문화가 온전히 정착하거나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100년쯤의 세월이 걸린다는 말이 됩니다. 현존하는 기록 중에서 우리나라에 불교가 들어온 해를 찾을 수 있는 것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로, 우리나라에 불교가 처음 들어 온 때는 소수림왕 2년(372)년쯤 됩니다.

인도에서 발상한 불교가 거반 천년쯤의 세월이 지나서야 한국에 들어온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불교 신자 수는 전체 인구의 15%정도 쯤 된다고 합니다. 이에 반해 불교발상지인 인도의 불교 신자 수는 전체인구의 채 1%도 안 된다고 합니다. 인도는 불교발상지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이유로 신도 수가 채 1%도 되지 않는지 궁금합니다.

자현 스님이 들려주는 <불교사 100장면>
 
 <불교사 100장면> / 지은이 자현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8년 11월 12일 / 값 19,800원
 <불교사 100장면> / 지은이 자현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8년 11월 12일 / 값 19,800원
ⓒ 불광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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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사 100장면>(지은이 자현, 펴낸곳 불광출판사)은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가 2600여 년 동안 쌓아 온 이력,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온 불교가 오늘에 이르기까지에 남긴 흔적이자 우여곡절 같은 내력들입니다.

대낮은 어느 한 순간 훅하고 밝아진 게 아닙니다. 어둠이 있었고, 동녘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여명이 있은 후에야 밝았습니다. 밝아 온 햇살 또한 일 년 내내 밝기만 한 게 아닙니다. 안개가 자욱한 날에는 흐릿하고, 먹구름이 잔뜩 낀 날에는 어두컴컴합니다.

불교도 그랬습니다. 불교 이전에도 어둠과 같은 역사가 있었고, 여명과 같은 문화가 있었습니다. 이런 역사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불교지만 이어지며 발전하는 내내 순탄하기만 하지도 않았습니다.

흐르는 세월을 매듭할 수 있는 연월일이 없었다면 역사를 기록하기가 참 어려웠을 겁니다. 매듭 없이 이어지는 역사는 지루할 뿐 아니라 전후를 구분하지 못하는 헷갈림으로 착각을 불러오기 일쑤일 것입니다.

저자인 자현스님은 인도에서 발원한 불교가 중앙아시아와 중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와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100장면으로 매듭져 설명하고 있습니다. 강줄기에 놓인 돌다리를 하나 둘 세며 건너다보면 어느새 강을 건너게 되듯 한 장면 한 장면을 새기다 보면 2600년 불교 역사를 어느덧 꿰게 됩니다.
 
불교와 힌두교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불교가 신분제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불교의 전통과 문화 영역에는 카스트가 불분명한 집단들도 존재할 수 있었다. 카스트가 불분명한 사람들이란 외국에서 이주한 사람들, 또는 불교 영역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카스트와 무관하게 된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들이 힌두교를 따르며 카스트 제도에 들어갈 경우에는 최하위 카스트에 배속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들은 힌두교가 아닌 이슬람을 선택하게 된다. 이슬람 역시 인간 평등을 주장했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즉 이슬람은 불교의 파괴자일 뿐만 아니라 불교의 세력을 흡수한 흡수자이기도 했던 것이다. 특히 이 부분이 중요한 것은, 이로 인하여 불교가 인도에서 더욱 빠르고 완전하게 사라지는 요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 <불교사 100장면> 164쪽
 
우여곡절과 선전수전 같은 역사, 직선처럼 뻗고 곡선처럼 휘어진 역사들이 한 토막의 역사가 되고 한 장면의 사건이 돼 불교사 역사를 간추려 이어가는 흐름을 형성합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불경들이야 마음을 곧추세우며 읽어야 제격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읽을 수 있는 100장면은 불교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관조하며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정보, 역사 지식으로 새겨도 좋을 내용들입니다.

불교와 비슷한 시기에 발생한 자이나교는 오늘날까지도 인도에서 버젓이 존재하며 인도의 상업 자본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교는 그렇지 못한 까닭이야말로 오늘날 한국불교가 냉정하게 되돌아 봐야할 냉정한 불교사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불교의 여명기, 붓다의 탄생 이전부터 시작해 일제 강점기에 성립된 조계종까지 이어지는 100장면을 새기다 보면 나무꾼 혜능도 만나게 되고, 원효대사와도 조우하게 됩니다. 

불교 역사를 이해하는 시선은 촘촘 넓어지고, 불교에 담긴 가르침을 새길 수 있는 지적 소화력은 100장면에서 섭취한 언저리 지식 만큼이나 강력해 질 거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 <불교사 100장면> / 지은이 자현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8년 11월 12일 / 값 19,800원


불교사 100장면 - 자현 스님이 들려주는

자현 스님 지음, 불광출판사(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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