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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당진화력 인근주민들이 저탄장 발화사고의 피해를 입은데 이어, 동네가 '검은 가루'로 뒤덮이면서 고충을 겪고 있다.

지난 19일 당진화력발전소가 위치한 충남 당진시 석문면 교로리에서 석탄가루로 추정되는 검은 가루가 온 마을을 뒤덮었다. 김장을 하기 위해 준비한 배추까지 시커먼 가루가 묻어있었다. 그렇잖아도 저탄장 발화사건(관련 기사: 당진화력 저탄장서 자연발화 사고 장기화... 유해가스에 주민들 고통)으로 놀란 주민들은 이 분진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교로리 임 모씨의 집에서 김장배추를 씻고 마지막 남은 물에 검은 가루가 눈으로도 확인된다.
▲ 배추를 씻고 남은 물 교로리 임 모씨의 집에서 김장배추를 씻고 마지막 남은 물에 검은 가루가 눈으로도 확인된다.
ⓒ 최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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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배추를 씻고 남은 물 당진화력이 위치한 당진시 석문면 교로리에서 기르던 배추를 따서 김장김치를 담기 위해 씻은 물에서 발견된 검은 가루.
ⓒ 최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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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교로리에 석탄가루가 날리는 것은 비단 처음 있었던 일은 아니다. 매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다만 19일 당일의 상황은 좀 더 심각하다고 주민들은 증언하고 있다.  

교로3리에 살고 있는 임아무개씨(64)는 "2살짜리 손자가 마루에서 놀면 발바닥에 가루가 까맣게 묻어나곤 한다"며 "김장을 위해 배추를 딴 날이 오늘(19일)이다. 하필 오늘 아침 석탄가루가 심하게 떨어졌다. 배추의 겉은 당연히 다 버리고 속 것을 3번닦을 것을 4~5 번을 닦아서 겨우 김장을 하려고 절여놨다"고 설명했다.
 
김장 김치를 담기 위해 텃밭에서 키운 배추의 밑둥을 자른 모습.
▲ 교로3리 임 모씨 집에서 키운 배추 김장 김치를 담기 위해 텃밭에서 키운 배추의 밑둥을 자른 모습.
ⓒ 최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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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로3리에 살고 있는 김아무개씨는 "오늘(19일) 아침 자고 일어났더니 석탄가루가 밭이며 차에 까맣게 앉았다. 심어둔 배추는 닦아도 먹지 못할 것 같다. 당진화력 직원들은 안전한데서 살고, 지역 주민만 남아서 이런 고통을 당하고 있다"라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일반적인 먼지가 아닌 까만 가루가 차에 묻어 있다.
▲ 교로리 당진화력 앞에 세워둔 차량 일반적인 먼지가 아닌 까만 가루가 차에 묻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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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화력 앞 민가에서 김장을 준비하는 한 가정에서는 "이제는 밭이 있어도 배추를 심지 않는다. 모두 사다가 김장을 한다. 그걸 언제 다 씻으며 김장을 하겠나?"라고 되물었다.

시커멓게 변한 건 배추만이 아니다. 마을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도 새카맣게 변해있다. 얼핏 보면 먼지처럼 보일 수 있지만, 집집의 창틀도 사정은 똑같다. 곳곳에 새카만 먼지들이 쌓여있다.
손으로 문지르면 까만 가루가 확인된다.
▲ 당진화력 인근 차량의 검은 가루 손으로 문지르면 까만 가루가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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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진화력의 교로1리 유병수 이장은 "당진화력과 인접한 교로리는 밭작물은 내다 팔기는커녕 농사 지은 사람도 먹지 못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당진환경운동연합의 유종준 사무국장은 "이전부터 확인된 석탄가루 날림 현상과 비슷한 것으로 봐서는 저탄장에서 날아 온 석탄 가루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사무국장은 "현재로서는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먼저겠지만, 옥내형 저탄장 추가 건설 속도를 높이는 등의 대책은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진화력 측은 "19일 오전부터 관련부서로 주민들의 민원전화가 들어오고 있다"며 "이번 석탄가루 날림에 대해 지난 주말과 월요일 동안 사고 발생 원인을 찾았다. 풍향, 풍속, 특이 작업 등 모두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당진신문에도 송고한 기사입니다.


태그:#당진화력발전소, #석탄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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