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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사람들의 몇 마디 위로보다 음악 한 곡이 더 큰 울림을 주기도 한다. 음악으로 위로가 필요한 이들의 마음을 토닥이는 동아리 '동그라미'를 14일 예산읍주민자치센터에서 만났다.

이웃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똘똘 뭉친지도 어느새 10년, 동그라미가 필요하다는 곳이 있다면 언제 어디든 달려간다.

동아리가 만들어진 건 기타강사로 활동 중인 박탁훈씨 덕분이다. "살면 얼마나 살겠나. 짧은 인생 이웃과 함께하며 될 수 있는 한 최대한 봉사하자" 뜻이 좋으니 사람들도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젊은 시절 서울 기타학원에서 이것저것 배웠죠. 재능을 살려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음악봉사를 해야겠다 했죠. 함께 하고 싶다는 사람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게 2007년부터에요. 1년 뒤인 2008년부터 본격봉사를 시작했죠. 여기저기 안가본데가 없는 것 같아요"

노인복지관, 주민자치센터, 교회 지역사회 이곳저곳을 누비며 아름다운 선율을 선물하는 이 동아리가 공연을 펼친 횟수만 해도 300번을 훌쩍 넘는다. 회원들이 동그라미 하면 지역에서 깨나 알아준다며 자부심을 갖는 덴 이유가 있었다.

매주 월·수요일은 연습, 한 달에 대여섯 번씩 펼치는 공연은 음계라곤 도레미 밖에 모르는 사람들도 누구나 '엄지척'할만한 실력자로 만드는 데 충분했다. 열혈지도자 박 강사는 반주음악도 없이 멜로디 하나하나 직접 연주하고 손수 편곡까지 도맡는다. 거기에 아름다운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까지 곁들이니 금상첨화(錦上添花)다.

그들이 주로 방문하는 곳은 노인요양원이나 복지관이다.

"지금 노인세대들은 갈 곳이 별로 없어요. 그리고 저도 그분들을 위해 음악을 하지만 언젠가 저도 그 자리에 있는 순간이 올 테니까요. 그럴 때 누군가 노래라도 불러주면 좋지 않을까요?" 박강사는 이어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몰라요. 저희가 기타도 치고 노래도 부르니 다들 일어서서 춤도 추고 같이 웃고…. 오랜만에 찾아가면 왜 이렇게 안 왔냐며 섭섭해 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런 모습을 볼 때면 괜스레 가슴이 뭉클해져요"라며 지난날을 추억한다.

동아리 사람들이 같은 곳을 바라보고, 한 걸음 한걸음 조용한 변화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참 아름답다. 그것이 개인의 행복을 넘어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이니 더욱더.

기타를 한 번도 쳐본 적 없는 사람이어도 걱정할 건 없다. 연습시간에 개인지도를 받을 수도 있고 쉬운 부분과 어려운 부분을 따로 맡기 때문이다.

가입 5개월차인 김종민 회원은 "기타를 쳐본 적은 없지만 다 같이 봉사하고 화합하는 모습이 보기 좋아서 들어왔어요. 처음엔 너무 못하는 게 아닌가 걱정도 들었지만 선생님도 잘 가르쳐주시고 서로 협력할 수 있게 분배를 해주시니까 부담 없어요"라며 소년 같이 웃는다.

가입조건, 연령, 성별 모두 무관이지만 "이왕이면 연주하는 음악 대부분이 옛날노래이기 때문에 그 시절 정서를 이해할 수 있는 분들에게 더 추천"한단다.

텃밭에서 배추 한포기를 뽑아 된장과 파 한쪽을 썰어 넣어 담백하게 끓여낸 배춧국처럼, 한 그릇만 먹어도 뭉근하게 속을 풀어줄 것 같은 따뜻한 온기를 지닌 사람들.

넉넉한 마음씨로 훈훈한 선행을 베푸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면 ☎010-5893-1055(박탁훈 강사)로 문의하면 된다.

태그:#기타동아리, #봉사,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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