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다큐멘터리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19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상영되었다.
 다큐멘터리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19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상영되었다.
ⓒ 임재근

관련사진보기

 

한국전쟁 당시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상영시간 59분, 감독 정진호)이 국회에서 상영됐다.

19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진행된 국회상영회는 천정배 의원실과 박범계 의원실이 함께 주최해 마련되었다. 하지만 당초 참석이 예정되었던 박범계 의원은 당일 오전 급한 사정을 들며 불참했다.

다큐멘터리 상영을 앞두고 인사말에 나선 천정배 의원은 "저도 사실은 산내 골령골 사건을 최근에 알았을 정도로 사건이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며 "이 다큐멘터리 상영이 큰 계기가 돼서 산내 골령골 학살 사건을 올바르게, 대한민국의 도덕성에 맞게 해결하는 큰 진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며 상영회 주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천정배 의원은 "(이 사건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6.25 직후에 학살 사건이 이루어진 당시에 이승만 정부가 대전에 와 있었다는 것"이라며 "학살의 집행자들이 공식적인 국가 권력이었다"고 말하며 사건의 진상규명과 해결에 대해 국가와 정부가 더 책임있는 자세로 임할 것을 촉구했다.

  
국회 상영회를 주최한 천정배 의원이 상영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 상영회를 주최한 천정배 의원이 상영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임재근

관련사진보기

 

산내 민간인 학살 사건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가 국회에서 상영되면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에 있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약칭 과거사정리법)' 개정안에 대한 신속한 처리를 주문하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상영이 끝난 후 진행된 대화의 시간에서 한 참석자는 "한국전쟁 당시 희생된 인원조차 제대로 추산조차 되지 않고 있다"며 "중단되었던 진실화해위원회 활동이 재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상영회에 참석한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이계성 회원은 "아버지의 판결문에 따른 형사기록을 봐야 재심청구를 해서 아버지의 명예회복을 할 텐데, 국가는 아직까지도 형사기록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과거사정리법 개정을 통해 진실화해위원회 활동 재개를 촉구했다.

지난 2005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이 제정되어 진실화해위원회가 설치돼 운영되었지만, 진실화해위원회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산적한 진실규명과 조사사업을 남겨둔 채 활동 5년 만에 해산되었다. 현재 진선미, 권은희 의원 등이 대표발의한 5건의 '과거사정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된 상황이다. 하지만 상임위인 행정안전위원회에서조차 심의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상영이 끝난 후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전숙자 회원이 무대에 올라 시낭송을 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전숙자 씨는 2001년 5월 2일 골령골을 처음 찾던 날 산내 골령골에서 학살당한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쓴 ‘골령골에서’를 낭송했다.
 상영이 끝난 후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전숙자 회원이 무대에 올라 시낭송을 한 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전숙자 씨는 2001년 5월 2일 골령골을 처음 찾던 날 산내 골령골에서 학살당한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쓴 ‘골령골에서’를 낭송했다.
ⓒ 임재근

관련사진보기

    
이날 상영회에는 상영회를 주최한 천정배 의원을 비롯해 민주평화당 정동영, 윤영일, 장정숙 의원 등 국회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박범계 의원이 불참하면서 대전 지역구 의원들은 한 명도 참석하지 않게 되어 아쉬움을 더했다.

장정숙 의원은 "실은 대전 선화동 출신"이라며 "가슴 아픈 일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에 대해 굉장히 부끄럽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목에 나온 것처럼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바로 그곳에 진실이 묻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진실을 밝히는 일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에 있다"며 "민족의 비극이었던 한국전쟁이 남긴 상처를 온전히 치유하기 위해서는 국가폭력에 의한 치유가 우선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회 상영회에는 상영회를 주최한 천정배 의원을 비롯해 민주평화당 정동영, 윤영일, 장정숙 의원 등 국회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국회 상영회에는 상영회를 주최한 천정배 의원을 비롯해 민주평화당 정동영, 윤영일, 장정숙 의원 등 국회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 임재근

관련사진보기

 
  
국회 상영회에는 상영회를 주최한 천정배 의원을 비롯해 민주평화당 정동영, 윤영일, 장정숙 의원 등 국회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국회 상영회에는 상영회를 주최한 천정배 의원을 비롯해 민주평화당 정동영, 윤영일, 장정숙 의원 등 국회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 임재근

관련사진보기

  

'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와 팟캐스트 '아는 것이 힘이다'가 함께 만든 다큐멘터리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은 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 사건 희생자들의 안타까운 죽음과 대량 학살이 벌어진 근본적 이유, 국가 권력의 부당한 행사로 국민들이 받은 고통, 연좌제로 또 한 번의 고통을 겪어야 했던 희생자 유가족의 삶 등을 담고 있다.

현재 대전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산내 골령골은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 군대와 경찰에 의해 민간인 7천여 명이 학살, 암매장된 곳으로 우리의 아픈 현대사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곳이다.

지난 5월 18일 시사회를 통해 대중에게 첫 공개한 이 다큐멘터리는 이후 영국 런던대학교 SOAS 초청(5월 29일), 대전작가대회 초청(6월 23일),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전남지회 초청(6월 24일), 제주4.3희생자유족회대전위원회 초청(7월 21일) 상영회가 진행되었다.

9월 19일에는 지자체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대전서구의회에서 상영되었고, 지난 9일에는 골령골 소재 대전 동구에서도 상영회가 개최되었다. 다음 달 11일에는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기념해 개최되는 대전 인권영화상영회에서도 상영된다. 이 다큐멘터리는 영어 자막본까지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공개되어 누구나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통일뉴스에도 실립니다.


태그:#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산내 골령골, #국회 상영회, #천정배 의원실, #박범계 의원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