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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학회는 신동엽 시인 작고 49주기를 맞아 지난 11월 17일(토) 부여에 자리한 신동엽문학관 세미나실에서 '신동엽 문학과 대중매체'라는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번 행사에는 동국대부속여자고등학교 문학서클 학생들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심포지엄 1부는 숙명여대 김지윤의 사회로 오페레타 <석가탑>의 이미지 연구와 신동엽 시인의 라디오 대본 연구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2부는 문화기획자 초원의 사회로 학생들과 학회 회원이 함께 하는 신동엽 문학팟캐스트가 라이브로 진행됐다.

정우영 신동엽학회장은 심포지엄의 주제를 '신동엽 문학과 대중매체' 로 잡은 이유를 밝혔다. "신동엽 시인을 대체로 저항적 혁명 지향적 민족 시인이라는 전형적인 틀로 인식하다보니, 시인이 지향하던 더 넓고 깊은 시 세계와 작품 활동이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정아 학생과 조길성 시인이 4회 방송을 라이브로 진행하고 있다.
▲ 라이브 방송 중인 한정아 학생과 조길성 시인 한정아 학생과 조길성 시인이 4회 방송을 라이브로 진행하고 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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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이번에 처음으로 신동엽 시인의 라디오 대본을 선보이게 된 것", "동국대부속여자고등하교 문학서클 모임 학생들과 시인, 연구자가 함께 라이브 방송을 하게 된 것", "신동엽 시인이 지향했던 대중매체를 통한 소통 의지를 독자들에게 알리게 된 것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말과 글이 갖는 변화의 힘을 알고 있는 신동엽 시인은 읽고 쓸 줄 아는 소수의 독자만이 아니라 듣고 말하는 다수의 사람들과의 소통 창구를 필요로 했다. 1967년 <내 마음 끝까지>라는 동양라디오 심야 프로그램 대본을 집필한 것 그 때문일 것이다.

 
신동엽문학관 현관 입구에 들어서면 볼 수 있다.
▲ 신동엽 동상 신동엽문학관 현관 입구에 들어서면 볼 수 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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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집필한 라디오 대본은 힘든 삶을 살았을 일반 대중을 향한 위로, 낭만, 사랑 등 일상적인 따뜻함과 힘들고 고통스러운 이들을 향한 배려가 깔려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직도 안 주무시고 이 시간을 기다려 주셔서 고마워요.
창 밖에선 바람이 불고 있군요. 좀더 가까이, 좀더 가까이 다가오셔서 제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세요.

오늘 하루 얼마나 고단하셨어요. 허지만 지금 이 순간만은, 그 모든 잡념들을 말끔히 씻어 저 망각의 강 언덕 넘어 흘려보내시고, 음악 위에 수놓은 시 따라 명상 다라 우리들만의 세계를 거닐어 보실까요? 우리 마음 끝까지 우리 마음 끝까지. - 4회 차 대본 중
 
저런 따뜻한 멘트와 함께 김소월, 이상화, 타골, 프랑스 시인 폴 포르, 마리로랑생의 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과 같은 문학 작품을 소개하며 사랑, 행복, 이별, 생명존중, 명상 마음 수양 등을 자연스럽게 이야기 한다.

농사터나 공장 등 일터에서의 고단한 노동을 끝내고 돌아와 피곤을 무릅쓰고 라디오 앞에 앉아 귀를 기울일 익명의 청자를 향해, 신동엽 시인은 따뜻한 위로의 손길을 내밀었다. 나아가 그들의 고단함을 덜어주고 내일의 희망을 꿈꾸게 했다.

신동엽 시인은 폭력을 싫어하는 비폭력 평화주의자였다고 한다. 그는 또한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바탕으로 정의와 사랑이 강같이 흐르는 인간 세상을 꿈꾸는 낭만적인 시인이었다. 그가 서사체의 장시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 아사달 아사녀 이야기인 석가탑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것, 라디오 방송이라는 대중매체를 통해 익명의 청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던 것은 '사랑하고 배려하는' 사랑 가득한 사람 세상이 아니었을까.
  
신동엽문학팟캐스트
▲ 내 마음 끝까지 신동엽문학팟캐스트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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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협학회는 신동엽 시인의 라디오 방송 대본 7편에 7편의 시인, 교수, 연구자의 목소리를 담아 총 7편의 팟캐스트를 제작했다. 팟빵(podbbang.com) 검색 창에서 <내 마음 끝까지>를 검색하면 인터넷 다시 듣기를 통해 7편의 방송을 모두 들을 수 있다. 7편의 방송은 현대를 사는 이들에게 전하는 신동엽 시인의 따뜻하고 희망적인 응원의 메세지가 될 것이다.

신동엽 시인은 1959년 '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가 입선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인은 1961년 명성여자고등학교 야간부에 국어교사로 특채되어 교사로 황동하면서 1961년 <학생혁명시집>, 1963년 <아사녀>, 1967년 장편 서사시 <금강>, 1963년 오페레타 <석가탑>, 1967년 <내 마음 끝까지>라는 동양라디오 심야 프로그램 대본을 집필하는 등 전방위 작품 활동을 하다 1969년 4월 7일 간암으로 별세했다.
  
 동국대부속여자고등학교 문학서클 학생들과 신동엽학회 회원들이  시비 앞에서  함께 했다.
▲ 신동엽 시인 시비 앞에서  동국대부속여자고등학교 문학서클 학생들과 신동엽학회 회원들이 시비 앞에서 함께 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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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엽학회는 신동엽 시인 작고 40주기인 2009년 창립했으며 신동엽을 사랑하는 문학 독자, 문인, 연구자가 함께 하는 모임이다. 매달 1회 '신동엽과 함께 책 읽기 모임'을 갖고 있으며 관심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가능하고 무료로 진행된다. 사무실은 종로구 창경궁로 266 복지빌딩 5층에 위치하고 있다.

태그:#신동엽학회, #신동엽문학팟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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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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